밖에나가지마시오 36화 [3]

삶이무의미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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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28 20: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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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무의미함

준우 아저씨 말에 문득 밤에 습격을 받았을 때가 생각났다. 녀석들은 충분히 변신을 할 수 있음에도 인간의 모습으로 우리를 공격했었다. 유지하는 힘이 모자라서 그런 건가?

 

어디까지나 제 추측이긴 합니다만 경험상으로 비춰 볼 때 그런 것 같아요.”

 

챙그랑준우 아저씨의 말을 끝으로 유리로 된 문이 깨지며 녀석들의 손이 삐져나왔다.

 

크아아아.”

 

먹을 것이 있다고 확신한 녀석들은 문을 거세게 내려쳤다. 오래 버티지 못한다. 그 광경을 가만히 보던 김 대위가 입을 열었다.

 

완전히 문이 개방되었을 때 발사하겠습니다.”

알겠소.”

 

우리는 아무 말 없이 연약하게 버티고 있는 출입구를 바라보았다. 찰나의 순간이었다. 마른침을 삼키고 소총을 장전하고는 문 쪽으로 겨누었다.

 

금방 녀석들의 무던한 노력이 성과를 맺었다. 약해질 대로 약해진 출입구는 그대로 산산조각이 났다. 녀석들은 서서히 당구장 안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캬아아!”

발사!”

 

김 대위의 소리와 함께 주저 없이 방아쇠를 당겼다.

 

K-2에 비해 반동은 약한 편이었지만 연사력은 그보다 위였다. 총구에서 푸른 불빛이 뿜어져 나오며 녀석들이 픽픽 쓰러지기 시작했다.

 

죽어라. 다 죽어라 이 빌어먹을 놈들아!”

그만!”

 

김 대위가 손을 저으며 사격을 중지시켰다. 쓰러진 괴물들과 바닥을 적신 검붉은 피. 그리고 역한 화약 냄새가 속을 울렁거리게 했다.

 

또 온다. 방심하지 마!”

 

감탄할 새도 없었다. 뿌득. 이를 악물고 방아쇠에 손을 가져갔다. 살아남아야 해. 살아남고 싶다고!

 

크아아아.”

 

잔뜩 흥분한 녀석들이 맹렬한 기세로 다가왔다. 사람의 형상이 아닌 괴물의 모습. 잘못하면 일격에 목숨을 잃을 수도 있었다. 긴장하지 말자. 최대한 침착하게…… 빠르게 다가오는 녀석들을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소총은 불꽃을 뿜으며 녀석들을 쓰러트렸다.

 

크아아아!”

 

계단을 막 올라온 두 녀석이 우리를 보고 뛰어왔다. 출입구 쪽에 점점 쌓여가는 녀석들의 시체가 어느새 당구대 높이와 비슷해졌다. 아저씨는 빠르게 창문 쪽으로 뛰어가 녀석들의 동태를 살폈다.

 

너무 많군.”

 

믿을 수가 없었다. 낮에 성당에서 그렇게 많이 죽어나갔는데…… 도대체 얼마나 많은 거지? 황급히 창문으로 뛰어가 밖을 내려다보았다.

 

…….

 

붉은 불빛이 상가에 가득 차 있었다. 하나같이 이쪽 창문을 노려보는 모습에 온 몸이 소름이 돋았다. 상상을 훨씬 뛰어 넘는 숫자였다. 어디서 이런 놈들이 굴러온 거지? 저 정도의 숫자라면 승산이 없었다.

 

크아아아!”

 

그러나 괴물들은 절망에 빠질 틈도 주지 않았다. 김 대위는 나와 아저씨, 준우 아저씨에게 멈추라는 신호를 보내고 이 소위와 동생을 바라보았다.

 

총알을 아껴야 돼. 나와 이 소위가 먼저 쏘는 것으로 하지.”

 

현명한 판단이었다. 그러나 적의 숫자는 어마어마했다. 우리가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장담 할 수 없었다. 초조한 마음에 은혜를 바라보았다. 이런 우리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은혜는 여전히 세상모르게 잠들어 있었다. 대단하네. 이렇게 시끄러운데 어떻게 잠을 잘 수가 있지

 

저 남자도…… 전혀 당황하는 기색이 없고. 에이, 제기랄! 지금 중요한 건 저 둘이 아니야. 일단 살고 봐야 해.

 

크아아아!”

 

그나마 다행인 것은 당구장의 출입구가 좁다는 것이었다. 괴물들은 두 마리씩 일렬로 들어왔고 그 덕에 우린 어느정도 시간을 벌수 있었다.

 

두두두두.

 

나와 아저씨, 준우 아저씨를 제외한 세 명은 총알을 남김없이 발사했다. 괴물들은 픽픽 쓰러지며 전진하지 못했다.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이 상황을 어떻게 타개해야 하지? 출구가 없어.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

 

모두 알고 있었다. 그저 쉽게 포기하지 않는 것뿐이었다. 아니, 인정하지 않는 것뿐이었다. 총알은 언젠가 떨어지게 되어 있다. 그에 비해 괴물들의 수는 무한에 가까웠다

 

뒤에서 뭔가 묵직한 소리가 났다. 설마 하는 마음으로 뒤를 돌아보니 뚫린 창가 쪽에 녀석들의 거친 손들이 보였다. 한 번의 도약력으로 닿은 건가? 아저씨와 나는 괴물들의 손을 발로 강하게 내리 꽂았다.

 

크아아아!”

 

괴물은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르며 손을 놔버렸다. 힐끗 고개를 내밀어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과연…… 녀석들끼리 서로를 받치며 여기까지 올라오고 있었다. 성당에서 봤던 단결력과는 다르다. 누군가 녀석들을 조종하는 걸까.

 

콰앙!

 

이 소리는……? 천장이다! 순식간에 까만 그림자 두 개가 가운데에 떨어졌다. 두 녀석은 맹렬히 총을 쏘고 있는 김 대위에게 빠른 속도로 다가갔다. …… 안 돼!

 

김 대위님!”

 

이 소위는 격하게 소리를 쳤다. 총알을 발사하던 김 대위는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앞의 놈들을 처리하기에 바빴다. 아니, 그럴 여유조차 없었다.

 

이 소위의 총 솜씨가 나쁜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그림자는 빠르게 접근했다.

 

푸슉사방으로 피가 튀었다. 김 대위의 총과 몸이 힘없이 바닥에 굴렀다.

 

캬아아아!”

 

순식간에 김 대위를 제압한 녀석은 버둥거리는 김 대위의 목을 그대로 물어뜯었다. 축 늘어진 김 대위는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괴물은 김 대위의 남은 부위를 걸신들린 듯 먹어치우기 시작했다. 그 모습에 이 소위의 눈이 뒤집어졌다.

 

이 개새끼야!”

 

다시 총구에서 불이 튀었다. 수많은 총알들이 괴물의 몸을 꿰뚫었다. 총알의 충격을 이기지 못한 괴물은 벽에 부딪쳐 축 늘어졌다. 그러나 이 소위는 총알을 아끼지 않았다. 괴물은 수많은 총알 세례에 곤죽이 되어갔다.

 

괴물의 살이 튀며 이 소위의 옷을 더럽혔다. 그러나 이 소위는 괴성을 지르며 발사를 멈추지 않았다.

 

크아아!”

 

실수다. 앞을 너무 비워뒀어. 동생은 전문적으로 총을 쏘는 것을 익히지 않았기 때문에 녀석들을 모조리 쓰러트릴 수 없었다.

 

그제야 상황 파악이 된 이 소위는 자신에게 다가오는 녀석들에게 총알을 발사했다.

 

그러나 한 녀석에게 너무 소비한 탓인지 총알은 더 이상 발사되지 않았다. 안 돼. 이대로 있다간 이 소위마저 위험해져. 생각할 겨를도 없이 몸이 먼저 움직였다.

 

꺼져 이 개새끼들아!”

크아아아!

 

녀석들은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르며 차례대로 쓰러졌다. 다행히 이 소위의 상태는 멀쩡했다. 나는 재빨리 이 소위를 부축하고 무기들이 있는 캐비닛으로 달려갔다. 김 대위의 시체를 살필 여력 같은 건 없었다. 캐비닛 바닥에 깔린 탄알 집 전부를 챙겨 적당히 나눈 후 다시 제자리로 돌아갔다.

 

철컥.

 

깔끔한 쇠 소리가 들렸다. 남은 탄알 집 몇 개를 아저씨에게 나눠주었다. 아저씨도 얼마 남지 않았는지 바로 다른 탄알 집으로 교체했다.

 

크르르르.”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는 괴물들이 눈에 들어왔다. 나는 망설임 없이 녀석의 미간에 방아쇠를 당겼다.

 

죽어! 죽으란 말이야 이 빌어먹을 놈들아!”

 

총구를 창문 쪽으로 빼내 아래에 서 있는 녀석들에게 무작정 갈겨댔다. 아저씨도 옆에서 나와 가세했다푸른 불꽃과 함께 울리는 진동이 온 몸에 전해졌다. 지독한 화약 냄새가 후각을 찌르지만 멈출 수 없었다.

 

쿠웨에!”

 

총알 세례를 받은 녀석들은 멀리 도망가기 시작했다. 용서할 수 없어. 용서할 수 없어! 김 대위를 저렇게 만든 새끼들은 다 죽어버려야 해!

 

으아아아아!”

 

이성을 잃은 듯 통제가 되지 않았다. 미친 듯이 소리를 지르며 녀석들에게 총알을 발사했다.

 

철컥. 철컥어느새 다 쓴 모양인지 총구에서 불꽃이 튀지 않았다. 재빨리 다른 탄알 집으로 갈아 끼웠다. 건물 주위로 녀석들의 시체가 동그랗게 퍼져 있었다.

 

크아아아!”

 

입구 쪽에서는 여전히 고군분투 중이었다. 뒤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까마득한 털들이 득실거렸다. 동생과 이 소위가 사력을 다했지만 그 수가 너무 많았다. 서둘러 이 소위 옆으로 다가가 총을 갈겨댔다.

 

아저씨와 준우 아저씨도 그 옆에서 총을 쏘았다. 금방이라도 쓰러질듯 몸이 무거웠다. 후우. 후우. 심호흡을 크게 하고 왼손으로 뺨을 강하게 때렸다. 정신 차려라 이진성. 여기서 죽으면 죽도 밥도 안 돼!

 

허억. 허억…….

하아. 하아.”

 

모두 거친 숨소리를 내며 출입구와 창문을 노려보았다.

 

얼마나 버틸지 모르겠어…….

 

준우 아저씨는 거칠게 숨을 내쉬며 말했다.

 

김 대위님…… 크흑.”

 

이 소위는 김 대위의 죽음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했다. 한 때 김 대위라고 불렀던 시체는 목이 완전히 분리되어 뜯겨져 있었다. 찰나의 순간이었다. 김 대위가 죽는 것은 정말…… 아저씨는 눈물을 흘리는 이 소위를 바라보았다.

 

이미 일어난 일이오. 남은 우리들이라도 김 대위의 몫까지 살아야 하오.”

…… 제길…… 제기랄!”

 

이 소위는 남은 한 팔로 거칠게 눈물을 닦고 총을 단단히 쥐었다. 나도 그 마음을 알고 있었다. 그와 비슷한 경험을 했었으니까…… 위로의 말이라도 해주고 싶었지만 괴물들의 포효소리가 우리를 움직이게 만들었다.

 

 

 

크아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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