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 도시 - 4화 [2]

육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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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11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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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지다

[연결이 되지 않아 음성사서함으로 연결되며, 삐소리 후 통화료가..]

뚝 -

'설마 무슨 일이.. 아,아닐거야.'

나는 흥분한 마음을 애써 가라앉혔다.

'차라리 엄마가 일하는 곳으로 직접 찾아가자.'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아버지는 행방불명되셨다.
어머니는 재혼도 마다하시고 은행원으로 일하시며, 홀로 나를 키우셨다.
세상에 하나 뿐인 가족인 어머니는 내게 있어서 없어서는 안될 존재였다.

'엄마가 일하는 곳이..'

어머니가 일하고 있는 곳은 이곳에서 버스타고 네 정류장 정도의 거리에 위치한 우정동의 '부자 은행'이었다.

'아무래도 택시를 타고 가야겠어.'

어플을 이용해 택시를 부르려던 그 때,

콰아아아앙 ㅡ !!!

어디선가 커다란 폭음이 들려왔다.
나는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폭음이 들린 곳으로 향했다.

"으아아아!"

'저,저건 뭐야 도대체?'

거의 4 ~ 5m는 되보이는 듯한 거대한 덩치, 마치 공룡처럼 툭 튀어나온 하관, 기괴한 생김새를 가진 괴생명체였다.

'저것도 좀비야?'

괴생명체의 몸 여기저기에는 붉은 반점이 찍혀 있었고, 두 눈은 아까 봤던 감염자들처럼 붉게 충혈되어 있었다.

"크허어어어-!!!"

지축을 울리는 고함 소리에 순간 다리에 힘이 풀렸다.

쿵! 쿵!

저 괴생명체가 한발짝 한발짝 움직일때마다 꽤 먼 거리의 내가 있는 곳까지 진동이 느껴졌다.
괴생명체는 그 거대한 손으로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사람 한 명을 낚아챘다.

꽈드드드득 -

인간을 통째로 씹는 끔찍한 소리가 이 거리에 울려퍼졌다.

'씨발.'

일어서려 했지만 애석하게도 내 다리는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았다.
나는 허벅지를 세게 꼬집었다.

'움직여 움직여..!'

눈물이 핑 돌만큼 아팠지만 효과는 있었다.
나는 아직도 후들거리는 다리로 자리에서 잽싸게 일어나 원래 있던 곳까지 달려갔다.

두근거리는 심장이 멈추질 않았다.

우웨에에엑...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온 나는 근처의 벽을 붙잡고 구역질을 했다.
오늘 하루동안 먹은 것이 없었기에 묽은 액체만 바닥에 쏟아졌다.
안그래도 텅빈 속을 한껏 개워낸 나는 핸드폰을 꺼냈다.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봤지만, 엄마는 여전히 전화를 받지 않았다.
그리고 '까까오 택시' 어플로 택시를 불러보려 했지만 하필 어플이 먹통이었다.
콜택시 또한 마찬가지였다.

'뛰어가는 수 밖에는 없나?'

여기서 엄마가 있을 부자 은행까지는 대략 2km.
또래 아이들에 비해 체력이 좋은 편인 내가 죽자살자 뛰어도 7 ~ 8분 이상 걸리는 거리였다.
그래도 별 방법이 없기에 나는 일단 뛰었다.





빵빵 - !! 빠아아앙 - !!
그어어어어..
아아악!!

대로변으로 나오니 상황은 더 심각해보였다.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비명 소리와 좀비들의 울부짖음, 피신하려는 차들로 가득차 마비된 도로와 차 경적 소리.
눈 앞에 하나의 지옥도가 그려져 있었다.

'벌써 좀비들이 여기까지 퍼진건가?'

그래도 아직 좀비의 수가 그렇게까지 많지는 않은 것처럼 보였지만, 어차피 이렇게 된 이상 좀비 수가 급증하는 것은 시간 문제였다.

'정부는 도대체 뭐하고 있는거야?!'

포털 사이트에 좀비 사태에 대한 기사가 실시간으로 올라오고 있었지만, 아직까지도 정부에서는 별다른 대응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었다.


그 때, 바로 건너편의 인도에서 한 아저씨가 좀비에게 쫓기고 있는 것이 보였다.

"씨발!! 끄지라 개새끼들아 - !!!"

소리를 질러대는 아저씨에게 주변 좀비들의 시선이 끌리기 시작했다.
아저씨를 쫓는 좀비의 수는 점점 더 늘어났다.

"으아..!"

쿵..

아저씨는 달리던 도중 길가에 쓰러져 있던 사람에게 발목이 붙잡혀 넘어졌다.

"그어어어.."

발목을 붙잡은건 좀비로 변한 할아버지였다.

"이거 놔!"

뒤이어 다른 좀비들이 아저씨의 몸 위로 벌떼처럼 달려들었다.

"아아아악 - !!"

차마 보기 힘든 광경이 눈 앞에 연출되었다.

우욱..

잔인한 장면에 또 헛구역질이 올라왔지만 허벅지를 꼬집어가며 억지로 참아냈다.

아무래도 무기도 보유하고 있지 못한 지금 상태로 대로변을 다니기에는 너무 위험해보였다.

'일단 무기를 구해야 돼.'

이미 너무 멀리 와버려서 집에 들르기에는 시간이 촉박했다.
그래도 한 블럭 건너편에 철물점이 보이기는 했다.
저 철물점에 들를 수만 있다면 쓸만한 무기를 구할 수 있을 것이다.

철물점까지 가는길에 좀비는 보이지 않았다.
문제는 몸 여기저기가 파먹힌 채 널부러져 있는 시체들이었다.
저 시체들이 언제 좀비가 되어 나를 덮칠 지 몰랐다.

'으.. 냄새... 에라 모르겠다. 돌파해보자.'

이대로 맨몸으로 다녀도 위험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나는 내 운동신경을 믿어보기로 했다.
다행히 좀비로 변한 시체들에게 몸이 붙잡히는 불상사는 벌어지지 않았다.

'좀비로 변하는데 걸리는 시간이라도 있는건가?'

덕분에 철물점까지는 안전하게 도착할 수 있었다.
나는 철물점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누구 계시나요!"

철물점 문을 닫고 소리쳐봤지만 들려오는 대답은 없었다.
아무래도 철물점 주인도 도망갔지 싶었다.
나는 철물점 안을 뒤져보았다.
계산대 안쪽에 빈 가방 하나가 있었다.
나는 그 빈 가방과 망치를 하나 챙겼다.

'나중에 값은 꼭 지불하겠습니다. 살아계신다면..'



이후, 철물점을 나온 내 눈에 보인 것은 길바닥에서 슬금슬금 일어나고 있는 시체들이었다.
나는 일어나고 있는 좀비들 반대편 방향으로 뛰었다.
그때, 내가 가는 방향의 한 가게의 열린 문에서 누군가 나왔다.

구멍이라도 난 듯 파인 옆구리, 몸의 붉은 반점, 그리고 붉게 충혈된 눈까지..
두말할 것도 없이 좀비였다.

'아직 마음의 준비가..'

아무리 좀비라 한들, 외형은 사람이었다.

'돌아갈 곳은 없어..'

지나온 길의 시체들은 어느새 일어나 좀비가 되어 주변을 방황하고 있었다.
아마 나를 인식한 순간 달려들겠지..

앞에 보이는 좀비를 처리하고 쭉 나아가는 수 밖에 없었다.

나는 오른손에 들고 있는 망치의 손잡이를 꽉 움켜쥐었다.
그리고 앞에 보이는 좀비를 눈을 부릅뜨고 노려보았다.

단발머리에 머리띠.
교복을 보니 우리 학교 여학생인 것 같았다.

'씨발....'

그녀의 붉게 물든 눈 또한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는 침을 뚝뚝 흘리며 내게 달려들었다.

"그으으.. 어어억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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