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 마피아 게임 - 5화 [2]

술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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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23 23:4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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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장이

"그,그게 정말입니까? 그러면...."

누군가의 질문에 김성혁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네, 게임은 끝이죠."

그 말에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기분이었다.

'도대체 누가...? 설마 고유림이 배신한 건가?
젠장.. 말도 안 돼..."

김성혁은 가라앉은 눈빛으로 좌중을 둘러보며 말했다.

"하지만 그 전에.... 마지막 기회를 드리겠습니다."

마지막 기회...?

"솔직히 저희들끼리 이렇게 죽고 죽이는 싸움을 벌이는 것 자체가 우리를 납치한 주최측의 의도대로 따라가는 것일테죠.
아시겠습니까?
이미 우리는 납치범들의 손에서 놀아나고 있다는 사실을....
게다가 이 게임을 이긴다고 해서 50억을 받을 수 있을지 없을지도 확실한 게 아닙니다.
그러니 이쯤에서 이실직고합시다.
제가 사람 대 사람으로서 드릴 수 있는 마지막 자비입니다.
지금 나오지 않으면 자백하신 한 분을 제외하고는...
모두 다 처형입니다."

김성혁의 눈빛이 좌중을 훑고 지나갔다.
김성혁의 싸늘하게 식은 눈과 잠깐 마주쳤을 때, 순간 나도 모르게 자백할 뻔했다.

'잠깐, 마피아 팀 모두라고...?
...
아니, 아니야.
이건 모순(矛盾)이야..!'

마피아 팀의 구성은 마피아 3명, 스파이 1명, 대부 1명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런데 자백한 사람이 마피아 중 한 명이라면 다른 마피아 두 명의 정보는 얻을 수 있을지언정, 스파이나 대부의 정체를 아직 알고 있을 리가 없었다.
스파이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마지막 경우의 수는 자백한 사람이 대부라는 건데...

'...그럴 리 없어.'

게임의 룰에는 분명히 게임이 무승부가 될 경우 대부는 사망한다고 명시되어 있었다.
즉, 게임이 무승부가 되는 걸 가장 원하지 않을 사람이 마피아 팀의 대부라는 것이다.
그런 대부가 자백했을 리는 절대 없었다.
이건 김성혁의 '블러핑'이었다.


"....결국 마지막까지 나오지 않는군요.."

김성혁의 미간이 잔뜩 찌푸려졌다.

"이런 썩을 놈들..
변호사 양반, 놈들은 나올 생각이 없는 것 같소! 이쯤에서 그냥 밝힙시다!"

이 중에서 나이가 두 번째로 많은 남자인 변중섭이 테이블을 팍 치며 외쳤다.
그의 말에 사람들이 동조하여 한 마디씩 내뱉었다.
하지만,

"그게... 후우...... 사실 거짓말이었습니다."

"...예? 뭐,뭐요?"

김성혁은 머리를 쓸어내리며, 당황해 되물어보는 변중섭을 향해 담담히 말했다.

"사실 자백하러 온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마피아를 찾아내기 위한 유도심문을 던져봤는데.... 실패네요."

김성혁의 말에 사람들의 표정이 굳었다.

그 때,

"이럴 순 없어... 도대체 왜 이러는거야 나한테! 원하는 게 뭐냐고!! 돈? 그까짓거 얼마든지 준다고 했잖아! 제발 내보내줘!!!"

김용진이 머리를 쥐어뜯으며 소리쳤다.

"이보게... 진정해.."

바로 옆자리에 앉았던 최연장자, 오정남이 그를 말렸지만, 소용없었다.

"이거 놔! 내가 누군 줄 알고..! 니들 나 밖에서 만나면...."

빠아악....!

누군가 책상을 세게 내리쳤다.

"야 이 호로새끼야, 안닥치냐?"

"뭐.... 요?"

눈을 부릅뜨고 대꾸하려다 상대방의 얼굴을 확인한 김용진의 목소리가 점차 사그라들었다.
살벌한 욕설의 주인공은 최재곤이었다.

"씨벌 새끼가, 여기가 니 집 안방이냐? 밖에서 만나면 뭐, 칼빵이라도 놔줄까?"

난동을 피우던 김용진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했다.
최재곤의 몸 여기저기에 나있는 상처가 그 말을 헛으로 하는게 아님을 증명해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뭐, 지금 상황이 나한텐 나쁠 건 없지.'

사람들 사이에서 분란이 일어날수록 마피아 팀인 우리에겐 이득이었다.


"하아.... 그럼 이제 어떻게 하죠?"

유지민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일단은 경찰이 마피아를 잡아내주기를 바라는 수 밖에 없겠네요."

김성혁이 유지민의 물음에 힘없이 대답했다.

그 때, 스피커에서 Q의 방송이 들려왔다.


【여러분들이 너무 갈피를 못 잡으시니까 재밌는 사실을 하나 알려드리겠습니다.
마피아 팀은 이 중에서 과거에 가장 나쁜 짓을 벌였던 다섯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뭐? 내가...?'

마피아인 내 입장에선 황당한 소리였다.
내가 완전히 깨끗하고 착하게 살아온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이 15명 중에 가장 나쁜 5인으로 꼽힐 정도로 악한 짓을 벌인 기억은 절대 없었다.


"그게 사실입니까?"

김성혁이 눈을 빛내며 물었다.
Q는 메인 홀에서 말하는 게 들리기라도 하는 건지 곧바로 대답했다.


【전 언제나 사회자로서 진실만을 얘기합니다.】


Q의 확답에 사람들의 시선이 한 사람에게로 쏠렸다.


"...뭐,뭘 봐!"

가장 나쁜 짓을 많이 벌여왔을 것 같은 인물, 그건 다름 아닌 최재곤이었다.

"난 아니야! 아니라고!"

최재곤이 고함을 치며 으르렁거렸지만, 사람들은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았다.

"그래도 이 중에서 최재곤 씨가 가장 의심스러운 인물인건 최재곤 씨 자신도 부정하실 수 없겠죠. 아닙니까?"

김성혁의 의심이 담긴 물음에 최재곤이 의자를 박차고 김성혁 쪽으로 성큼성큼 다가갔다.
김성혁의 바로 앞까지 다가온 최재곤이 그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그래서 내가 마피아다 이거냐?"

"지금 이 과격한 행동이 사람들의 의심을 더 증폭시키는... 커헉.."

최재곤이 말을 하던 김성혁의 멱살을 잡았다.
그 순간.


【최재곤 씨. 미치셨습니까?】


김성혁의 멱살을 잡고 흔들던 최재곤은 군인들이 자신을 조준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그를 내려놓았다.

"컥.... 후우.. 후우.."

"니미 씨부럴...."


【최재곤 씨, 마지막 경고입니다. 유의하세요.】


"....씨벌 진짜.."

【자리로 돌아가주시죠.】


최재곤은 군말없이 원래 자리로 되돌아갔다.





이후의 회의에서는 별다른 진전이 없었다.
그저 싸늘한 분위기에서 몇 마디 오간 게 전부일 뿐이었다.


【회의 종료 10초 전. 시민 회의를 연장하시겠습니까?】


"...."

회의의 연장을 원하는 사람은 없었다.


【그럼, 다음 단계인 시민 투표 시간입니다. 직업 선정 때처럼 제가 호명하는 순서대로 반대편의 흰 부스로 가서 처형시킬 인물을 투표하시면 되겠습니다.
시민 투표는 비밀 투표입니다.
그럼.. 가장 먼저, 정지환 씨.】


Q의 호명에 지환이가 먼저 흰색 부스로 향했다.


【다음, 오정남 씨.】


투표의 순서는 직업 선정 때와 동일했다.

'누구한테 투표하지...?'

일단 아까 Q의 발언 때문에 사람들에게 가장 의심받는 인물은 최재곤일 것이다.

'설마 최재곤이 스파이나 대부...?'

만약 그렇다면 최재곤이 의심받는 지금의 상황은 상당히 좋지 않았다.
하지만 이미 투표 시간까지 와버린 이상, 상황을 되돌릴만한 뾰족한 수는 없었다.
사람들이 투표 부스를 오가는 걸 보고 있으니, 어느새 내 차례가 다가왔다.


【다음, 이종현 씨.】


나는 군인의 안내에 따라 투표 부스로 들어왔다.
부스 안의 기기에는 사망자인 박재석을 제외한 플레이어들의 이름이 모두 적혀있었다.

"처형시킬 인물의 이름을 터치해주시면 됩니다."

어차피 비밀 투표니 누굴 찍든 자유였다.
나는 가장 마피아 팀이 아닐 것 같은 인물인 '김성혁'을 투표했다.

투표가 끝나고..


【이번 시민 투표의 최다득표자는.... 최재곤 씨입니다.】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였다.

"왜 나야! 난 마피아가 아니라고!!!"

최재곤이 자리에서 일어나 주변 사람들에게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사람들이 그 맹렬한 기세에 눈도 못 마주치고 있을 때, 누군가 그에게 질문을 건냈다.

"그럼, 마피아가 아닌 당신의 직업은 뭐죠? 어차피 이대로면 처형이니 밝혀주시죠."

호기롭게 질문을 던진 사람은 붉은색의 뿔테 안경에 허리까지 오는 긴 생머리를 가진 여자, 도주연이었다.
그녀는 31세에 교수 직함을 달고 있는 인물로 여태까지 크게 두각을 드러내지 않고 있던 인물 중 하나였다.

"나? 난 분명 정치인이었다고!"

'정치인?'


【지방 방송은 이만 꺼주시고.
최재곤 씨에게 최후의 반론 시간 30초를 드리겠습니다. 다른 분들은 입닫고 들어주세요.】


Q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최재곤은 시뻘개진 얼굴로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댔다.

"난 마피아가 아니야! 니미럴 &*#%&"

흥분한 최재곤의 말은 반 이상이 욕설이었다.
별 영양가 없이 반론 시간인 30초가 지나갔다.
그가 했던 말 중에서 눈 여겨봐야 할 것은 그가 스스로를 '정치인'으로 밝혔다는 사실이다.


【거기까지. 이제 최재곤 씨의 처형에 대한 찬반 투표를 진행하겠습니다. 찬반 투표의 진행 방식은 시민 투표 때와 동일하며 과반수 이상이 처형에 찬성할 경우, 최재곤 씨는 처형됩니다.
먼저.. 정지환 씨.】


처형 찬반 투표도 시민 투표와 마찬가지로 흰색 부스에서의 비밀 투표였다.


'최재곤이 정치인이라고..?'

분명 Q는 과거에 가장 나쁜 짓을 벌였던 5인으로 마피아 팀을 구성했다고 했었다.
그런데 딱봐도 범죄에 가장 가까워 보이는 최재곤이 정치인이라니...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최재곤이 거짓말하고 있는 건가?
아니면.. Q의 말이 거짓말?
이런 것 또한 Q가 노린 부분일까..?

여러가지 생각이 교차하는 가운데, 내 투표 차례가 다가왔다.
나는 찬성 쪽에 한 표를 던졌다.

그리고 투표가 끝나고.


【최재곤 씨의 처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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