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생과 아틀리에 제1장 제5화 [0]

렌첼리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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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13 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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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첼리노

김선생과 아틀리에
제1장
제5화 -연금술사-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투약을 마치고선 길드로 향했다.
서부식 미닫이 문을 열고 들어간 길드안,카운터에서는 잭이 팔짱을 낀채로 길드 안을 이리저리 둘러보고 있었다.

"이봐,잭!"

나는 카운터쪽으로 걸어가면서 잭을 불렀다.
내 목소리를 들었는지,잭은 내쪽을 쳐다보면서 가볍게 '여어'하고 인사를 건냈다.

"오늘은 무슨 일을 할 거지? 또 약초를 캐러 가는거냐? 너를 파티에 집어넣고 싶어하는 녀석들이 줄을 지었으니 상대 좀 해달라고."

잭은 고개를 까딱거리며 사람들이 모여있는 방향을 가리켰다.
나는 습,숨을 들어마시면서 말했다.

"그런거 라면 미안하게 됬는걸? 아마 당분간 모험가 일은 접을 것 같은데."

그런 내 말에 잭은 불만을 토로하려는 듯 얼굴을 찌푸렸다.

"자자,그러지 말고."

나는 능청을 떨며 팔을 카운터에 올려놓으며 사정을 설명했다.

"사실 내가 몸이 좀 안 좋거든. 반마족이라서 그런지,힘이 발현한 이후로 내 몸이 마족의 힘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 하고 있단 말이지. 그래서 가끔씩 피를 토하거나 정신을 잃기도 하거든"

호오,라는 추임새를 넣으며 잭은 자신의 턱을 매만졌다.
나는 입맛을 다시며 말을 이어갔다.

"그래서 이걸 고치려고 마을 밖으로 나왔지. 세계 곳곳을 누비며 다니는 이유도 그것 때문이야. 그래서말인데,이곳 카리스에 관련 연구시설이나 학교같은 곳은 없을까? 하다못해 유명한 연금술사가 사는 거처라던지."

잭은 흐음하고 턱을 매만지며 한참을 생각하다가,종이와 펜을 꺼내 무언가를 그리기 시작했다.

"유명한 연금술사…… 는 모르지만,유명한 마법사가 운영하는 학교라면 잘 알지. 대게 연구시설은 학교에 붙어있거든? 지도를 그려 줄 테니,한 번 가보라고."

잭은 슥슥,지도를 그려나가기 시작했다.
덧붙이자면 그 유명한 마법사는 이곳 페니 제국에서도 손에 꼽히는 마도사라고 한다. 이름은 그레모리아 파렌이라고.
완성된 지도를 건내받으며 나는 감사인사를 전했다.

"고맙다고,잭."
"흥,얼른 가버리라구."

잭은 멋쩍은 듯 자신의 대머리를 손으로 훑었다.
나는 그런 잭에게 다시 한번 감사인사를 전하며 길드를 나왔다.

*

잘 포장된 도시의 도로를 걷고 또 걸었다. 이윽고 내 눈에 비쳐진 곳은 웅장한 장소.
몇 번씩 멀찍이서 보던 곳이기도 하다. 성채와도 같은 석조 건물들이 쭉 이어져있어서 주변의 다른 건물들과는 격이 다르다.
처음에는 잘 사는 사람들의 저택가라고 생각했는데…… 그렇게 나는 지도에 표기된 '학교'에 발을 들였다.
들어간 정문 바로 앞에는 드넓은 광장이 있었는데,그 광장에는 메이드복을 입은 여성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가끔가다 영화속 해리포터의 학생들과 같은 교복을 입은 학생들도 보였다.
중세시대의 학교란 귀족자제,혹은 그에 상응하는 지식이 있는 사람들의 배움의 장이었다.
그렇게 배운 세계사의 지식과 같기를 간절히 바라며 안을 돌아봤다.
다행히 경비원은 없는 듯 하다.
이후 정처없이 둘러보길 수 시간,솔직히 겉으로 봐서는 다 비슷비슷해 보여서 연구시설을 찾아낼 수 없었다. 대신 창구같은 곳에서 접수원 아가씨와 마주쳤다.

"멀리서 오신 듯 하군요. 혹시 입학하시려고 오셨나요?"
"예,비슷합니다."

나는 화상투성이인 민머리를 만지며 말했다.

"그렇군요. 본교는 국내외에서 널리 학생을 모집하고 있습니다. 어느 지방에서 오신 분이신지 여쭤볼 수 있을까요?"

접수원 아가씨의 질문에,나는 사전에 생각해 뒀던 답변으로 대답했다.

"작은 마을이라 이름은 따로 없었습니다. 위치는,암흑대륙의 너머,라고 말씀드리면 아실런지요?"

그런 나의 말에 접수원 아가씨는 짐짓 놀라며 말했다.

"손님,암흑대륙이 아무리 미개척 지역이지만,그런 농담은 조금……"

이런,낭패다. 암흑대륙이라는 곳이 상상외의 지역인가보다. 오지인가? 나는 빠르게 머리를 굴렸다.
동시에 접수원 아가씨의 말을 중간에서 자르며 설명했다.

"사실입니다. 뭣 하면 근처 모험가 길드에서 저에 대해 조사해보세요. 우선 저는 반마족입니다. 비록 뿔은 달리지 않았지만,확실히 아버지께서는 마족이십니다. 그 먼 땅에서 이곳까지 찾아올 수 있었던 이유도 그러하죠. 그리고 이곳까지 온 목적은,아주 유명한 마법사가 있다기에 그분의 가르침을 얻고자해서 찾아왔습니다."

이게 뭔 소리인가. 솔직히 말해서 나도 모르겠다.
대충 끼워맞춰보며 말을 했지만 속으로도 '이건 아니다.'라고 스스로를 자책했다.
하지만 간혹가다 이런 횡설수설도 믿어주는 사람이 있었으니,그게 바로 눈앞의 접수원 아가씨다.

"…… 그런… 가요?"

약간 미심쩍은 눈으로 나를 바라봤다. 학교의 접수원이니,당연히 일반상식이 풍부하리라.
길드에서는 별탈없이 지나간 문제라서 쉬쉬했는데... 속으로 제발 그냥 넘어가라고 기도했다.
동시에 그런 간절한 기도가 통했는지,접수원 아가씨는 흠,하고 헛기침을 한 후 말을 이었다.

"하지만 입학금이나 수업료 등이 여러모로 필요하지요. 무척 실례지만,그런 조건은……"
"저로써는 충분한 금액을 들고 왔다고 생각하는데…… 그래도 얼마나 드는지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네,입학금이 금화 열 닢. 매 학기 수업료의 지불이 금화 다섯 닢입니다. 그 외 다른 각종 비용을 포함하면 연간 필요한 금액 평균은 50닢 정도 됩니다."

이런 젠장. 솔직히 아무리 비싸도 금화 15 닢정도면 괜찮을 줄 알았는데,연간 50 닢이라니.
입학금과 이번학기 수업료까지는 괜찮다. 허나 다른 각종 비용을 지금 청부한다면 지불할 능력이 없다.
나는 혓바닥의 침으로 입술을 축였다.

"그렇… 군요."
"괜찮으신가요?"
"예. 그렇다면 입학금과 이번 학기의 수업료,그 외의 비용을 합하면 우선 얼마가 필요하죠?"
"음… 대략 금화 30닢 정도가 필요하겠군요."

망했다.
접수원 아가씨는 곤란해 보이는 내 얼굴을 읽었는지 무척 안타깝다는 표정을 지으며 답변했다.

"죄송합니다만,금액이 모자라면 입학이 불가능합니다. 무척 먼 길을 찾아오셨는데,죄송합니다. 돌아가주세요."
"어쩔 수 없네요. 그럼,실례했습니다."

깊은 한 숨을 내뱉으며 꾸벅,하고 인사를 한 뒤,나는 발걸음을 옮겼다.

*

"하아…"

나는 여관의 침대에 누운채로 한숨을 내쉬었다.
호기롭게 앞으로의 목표를 정했지만,첫걸음부터 허탕이라니……
물론 세상만사가 그리 쉽게 굴러가지는 않지만,기운이 빠지는 건 사실이다.
일어나서 괜시레 헤드셋을 깔짝깔짝 건드렸다.

"…… 풀죽어 있어봤자 달라지는 건 없겠지."

벌써 저녁이다.
그리고 나는 오늘 하루종일 움직이느냐고 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 했다. 팔에 캡슐형 주사기를 꽂으며 한편으로 그런 생각에 다다랐다.
'고양이네 가서 밥이나 먹자.'
목적이 정해지니 그 다음은 수월했다.
딱히 챙길 것도 없다. 헤드셋은 목에 걸려있고,필요한것들은 주머니나 공간창고에 다 있으니까.
여관을 나와서 시끌벅적한 주변 소리에 발걸음을 맞춰 머랭이 일하는 곳으로 걸었다.
여기저기 사람들이 흥에 잔뜩 취한 모습을 보니,가라앉았던 기분도 좀 나아진듯 했다.
그렇게 도착한 고양이의 손은 벌써 많은 손님들로 붐볐다. 이거,자리가 없을 수도 있겠는걸? 마음속으로 살짝 걱정을 하며 들어서자 머랭이 기다렸다는 듯이 인사를 했다.

"어서오세요~ 고양이의 손입니다."
"그래."
"김선생님! 잘 오셨어요!"

여전히 하이텐션이다. 왠지 나까지 즐거워 지는 것 같은 기분좋은 하이텐션.

"자리가 있을까?"
"음,어디보자…… 아! 김선생님께는 특별한 자리로 안내해 드릴게요."
"그래? 나야 좋지."

머랭은 웃으면서 총총걸음으로 나를 2층으로 안내했다.
어라? 2층도 가게였던가?
한편으로 의문이 들지만 '괜찮겠지.'라고 생각하며 머랭을 따라서 계단을 올라갔다.
그렇게 올라간 2층에는 정말 특별한 자리가 마련되어있었다.

"여어!"

하드에 마녀다. 뿐만 아니라 왠지 낯이 익은 얼굴들이 여러보였다.

"머랭… 여기는…"
"네! 지인 분 이시니깐 이쪽으로 안내해드렸습니다!"

빵에 있었던 사람들이다. 전부는 아니지만,분명 그 녀석들이다.

"앙? 저 녀석은 뭐야?""우후훗,저희들의 은인이랍니다~""아! 마녀씨가 말한 그 회복술사 말인가?""오오! 잘 찾아왔구만!""형씨! 고마웠다고!""반마족이라면서?""대단하더만~!"

이곳저곳에서 나를 반기는 목소리가 들렸다.
한편 웃지 못 할 상황에 초대되어 얼어있던 나를 하드가 덥석 붙잡았다.

"형씨,이리로 오라구."

끌려가서 앉혀진곳은 마녀가 앉아있는 테이블. 마녀는 양쪽 팔을 테이블에 올린채로 턱을 괴어 나를 바라보았다.

"또 만났네요? 김선생님?"
"그러게,또 만났네."

나는 억지미소를 지으며 대꾸했다. 젠장,조용히 혼자 밥먹을려고 했더니만,이게 무슨 꼴이람.

"자자,그렇게 있지말고,여기 술 대령이오!"

하드는 호탕하게 웃으면서 나에게 술을 권했다.

"미안하지만 술은 그닥 좋아하지 않아서 말이야."
"그래? 머랭~ 쥬스같은 거라도 가져다 줄래?"

뒤에서 생글생글 웃고 있던 머랭은 '네~'라며 후다닥 아랫층으로 내려갔다.

"다 큰 남자가 술을 못 마신다고?""어이어이,나이가 꽤 있어보이는데?""뭣 하면 우리가 가르쳐 줄까?""그래! 얼마나 맛있다고!"

하하하하,하고 호쾌하게 웃는 일행들. 다행히 조롱하는 말은 나오지 않았다.

"생긴거에 비해서 술에 약하단 말이지."

굳이 대꾸할 필요도 없는데,분위기에 휩쓸렸나보다.

"그런건 마시면서 강해지는거야!""옳소,옳소!""자자,그러지말고,형씨의 마실게 오면 건배나 하자고!""좋아,좋아!"

여기저기서 힘찬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그보다 이 녀석들,잡힐지도 모르는데 이곳에서 한가하게 마셔도 되는건가?

"이봐,마녀! 너희들 이러다가 잡힐지도 모른다?"
"걱정하지마세요~ 이곳은 저희와 꽤 친한 가게거든요."

그렇다나보다.

"여기,오늘의 메뉴 갖고 왔습니다~"

어느새 올라와 내가 마실 쥬스와 시키지도 않은 오늘의 메뉴를 가져온 머랭. 그런 머랭은 내 앞에 탁! 하고 상을 차려주었다. 오늘은 스테이크와 고기 정식인가보다.

"오우! 마실 것도 왔겠다,잔을 들자고 형제들이여!"
""오우!""

하드의 말과 함께 다들 힘껏 잔을 들었다.

"오,오우…"

그에 따라 나도 모르게 같이 잔을 들었다.

""건배!!!!""

우렁찬 목소리와 함께 호기로운 웃음소리로 가득찼다. 다들 하이텐션이구만.

"그것보다,왜 이렇게들 모인거야?"

나는 시끄러운 와중에 마녀에게 물었다.

"곧 있으면 이 나라를 떠날거거든요."

이전에 얘기했던 그 이야기인가보다.

"원래는 좀 더 지내다가 가려고 했는데,마침 왕실쪽에 문제가 생겼다던군요. 이목이 그쪽으로 집중된 지금이 도망치기에는 최적이라는거죠."
"그래?"
"당신도 같이 간다면 더할나위없이 좋을 텐데. 정말 아쉽네요…"

신기하다,이렇게 떠들썩한 와중에도 마녀의 목소리가 똑똑히 들리다니. 마법인가?
그것보다 이 마녀,아까부터 나를 만지작대는데,기분이 무척 나쁘군 그래. 어디 내 소중한 몸을 함부로 만지는거야.

"잘 됐구만! 가서 새 인생을 살라고!"
""오우!!!!""

너희들이 아니라 마녀한테 말한건데?

"그보다 형씨,형씨는 앞으로 어떻게 할거야?"

하드는 입에 잔뜩 거품을 묻힌채로 나에게 물었다. 한편 나는 마녀를 제지하기 위해 그녀의 손을 잡고 있었다.

"여기에 있는 학교에 다닐려고! 병을 앓고 있거든!"
"저런! 대단한 회복술사 인 것 같던데,치료는 못하나?"
"아쉽게도 말이지!"
"우리,안타까운 형씨를 위해,건배!!!"
""오우!!!!!""

전혀 건배할 일이 아니거든? 나한테는 목숨이 걸린 일이라고.

"그런데 형씨,그곳에는 파렌경이 있기는 하지만,솜씨좋은 연금술사가 있다는 이야기는 못 들었는데?"

……? 파렌경이야 이 일대에서 유명하다고 치고,연금술사라……

"그걸 네가 어떻게 알고 있지?"

이렇게 묻자,하드는 자신의 가슴을 툭툭,치면서 대답했다.

"이 대도적 하드가 모르는 건 다른 나라의 일들 뿐이지,페니제국에 관한 거라면 빠삭하다구!"

하드녀석,의외로 정보통인가보다.

"아앙,저도 신경 써줘요~"

아까부터 앵기는 마녀. 귀찮아 죽겠다.

"그럼 이 일대에서 가장 유명한 연금술사에 대해서 아는게 있나?"
"유명한 연금술사라…… 어디보자……"

내 말을 들은 하드는 잠시 잔을 놓고 골똘히 생각하였다. 그러더니 핑거스냅을 딱! 하고 치더니 내게 얼굴을 들이밀었다.

"아쉽게도 유명한 연금술사는 몰라서!"

뭐야,그게.

"대신 이 일대 부동산 업자들한테는 유명한 죽은 연금술사의 아틀리에는 알지."

그렇게 말하며 다시 잔을 비우는 하드. 죽은 연금술사의 아틀리에라……

"폐가인가?"

"그렇지는 않아! 사람이 살 수 있거든! 근데 소문으로는 말야,귀신이 나온다더군! 아틀리에의 주인이었던 연금술사의 귀신이 말이야! 그래서 들어가서 살던 녀석들 모두 채 이틀을 버티지 못하고 나온다고 하더라고! 나도 귀신이 뭐 대단한걸 지키고 있나,아니면 숨겨져 있나 싶어서 뒤져봤는데,별거 없더라고! 잡동사니에 책이 가득했지!"

뭐야,그게.

"내게 도움이 된다는 거야,안 된다는 거야?"
"그건 형씨가 가서 봐야지! 나는 연금술사가 아니다 보니 책을 읽어도 도통 무슨 내용인지 모르겠더라고! 그래도 책의 종류가 다양하니,형씨한테 필요한 내용이 한 두줄 쯤은 있지 않을까?"

뭐야,그게……

"뭣 하면 내가 안내해 줄 수도 있다고!"

나는 옆에서 칭얼거리는 마녀를 손으로 막으면서 골똘히 생각해 보았다.
하드의 정보대로라면 학교에 가봤자 유명한 연금술사는 만나지 못 한다. 그렇다면 확실히 학교의 가치는 폭락이다.
하지만 연구시설이 있기 때문에 또 모른다.
허나 입학하기 위해서는 당분간 길드에서 열심히 의뢰를 해야되겠지.
아틀리에는 가는데에는 돈이 들지 않는다. 유명한지는 모르지만,연금술사의 저택이니 무언가 건질만한게 있을지도 모른다.
흠……

"형씨! 어쩔거야!"

하드는 열심히 내 옆에서 소리를 질렀다. 그래,밑져야 본전이니,

"오케이! 콜! 가보자고!"

그렇게 나는 하드를 따라 아틀리에로 향했다.

*










원작:다나카 -나이=여친없는 역사의 마법사-
원작자:분코로리

* 컨텐츠 출처 : 창작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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