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미완)-거울 속의 나는 외출 중이다. [0]

김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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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09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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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믓

무엇 하나 없는 하-얀 방 이었소. 백색 먼지조차 쌓여있지 않은, 하얀 벽지와 바닥과 천장과 창문과 전등과 화장실 문과 나.

하-얀 방이었기에 나는 하-얀 방 안에 내 몸-키만한 거울이 있는 사실 조차 몰랐소. 거울 속에 비친 나와 방과 그 외 모든 것들은 마치 형태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 것 같았소. 하-얀 페인트를 방 안 모든 것에 다 부어 버린 것 과 같은, 마치 백색 페인트 통 안에 모든 것이 다 존재 하는 것 같은 느낌이었소.

나는 거울 속의 나를 바라보았소. 거울 속의 나는 창백한 피부에 파-란 눈과 하이얀 머리칼을 가지고 있는 서쪽의 사람처럼 보였소. 아니 서쪽의 사람이었소.



나는 소설이나 시, 비평문, 신문 기사 같은 것들 외에도 손에 닥치는 대로 글을 쓰는 사람, 즉 남들이 흔히들 말하는 글쟁이오. 언제부턴가 나의 손은, 눈은, 코는 느끼는 것과, 보는 것과, 취하는 것을 포기하였소. 나도 왜 그런지는 모르덥디다. 그저 아침에 일어나니 손이 농약을 마신 것처럼 축- 뻗어 있었고, 눈도 술 몇 말을 마신 동네 아재같이 반 틈-그 마저도 겨우 뜬 것이오-도 채 안 떠지고, 코도 그저 비릿-한 쇠 냄새만 맡아졌소. 몇 시간을 혼자 앉아 있었는지를 모르오.

무기력하게, 아니 뭐라 써야할지는 모르겠지만-마음은 움직이려 발악을 하는데 몸은 가만히 있소.-아무튼 그런 느낌과 기분으로 또 광광 울었소. 눈도 병신이 됐는데 소눈깔만한 눈물이 턱턱 흘러내려 떨어지는 기분이 참 뭣 같았소.

나는 이제 어찌하면 좋나 하고 또 한참을 있었소. 마른하늘에 벼락 맞고 쓰러져서 코 깨고, 아파하는데 쥐새끼가 와서 쾅! 깨물고 가는 것도 정도가 있지, 재수가 일만 번은 더 없는 날이오.



병신이 된 몸으로 날로 하루를 보냈소.



내 하루의 심오함 따위는 개나 줘버린, 병신 같은 내 몸뚱이가 그 심오함을 방해하였소. 하루 종일. 심오한 나의 몸뚱이가 심오한 나를 심하게 그르치오.

나는 정각 7시에 일어나오. 나무창을 통해 햇빛이 내 눈깔로 내려 꽃아 오기 때문이오. 아무튼 나는 보통-아니 거의-그 시간에 일어나고는 정확히 15분 동안 씻고, 또 15분 동안 아침밥을 먹소. 아! 늘 전날 해 놓았던 식은밥을 먹소. 그리고 정확히 7시 30분이 되면 밖을 거닐며 산책을 하오. 그리고 점심때 즈음에는 일거리를 하나 받아오고, 그걸 해질녘 까지 써놓고는 저녁 찬거리와 아침 찬거리를 사러 거리로 나가오. 가는 길에 일거리를 다시 건네주고는 일당-원고료-을 받고, 찬을 사고 집으로 돌아와 저녁을 먹소. 그리고 잠을 자오.

단순하면서 심오한 나의 하루요. 병신이 된 몸뚱이가 심오하게 심오한 내 주름진 신문지의 하루였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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