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가 하기 싫어 01 [9]

아무생각이없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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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10 17:2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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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생각이없씀

 

 

 

나는 간호사가 하기 싫다.

적성에 안 맞는다.

 

졸업한지 1년이 넘었지만 내겐 제대로 된 경력도 없다.

3개월, 3개월.

첫 병원은 웨이팅 때 잠깐 일하려고 들어간 곳이었다.

나는 잘하고 싶었다. 그래서 열심히 했다.

하지만 난 그들이 원하는 신규는 아니었던 것 같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취업전선에 뛰어들었고

아는 언니의 권유로 24살에 간호과에 입학하게 되었다.

사실 간호사라는 직업을 내가 하게 될 거라곤 상상도 못했다.

이왕 하기로 결심한 것이니 열심히 학업에 임하였고 나름 재미도 있었다.

 

이러한 얘기는 차차 풀어나갈 예정이다.

읽어주는 사람이 없어도 괜찮다.

 

병원에 다니면서 많은 변화를 겪었다.

일 자체도 힘들었지만 개인적인 일로 힘든 것도 많았다.

그 모든 게 눈덩이처럼 불어나더니 더 이상 못하겠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지금의 나는 병원을 그만두고 다른 곳에서 일하고 있다.

대부분의 간호사들은 '탈임상'을 꿈꾸지만 쉽게 행동으로 옮기지 못한다. (임상: 환자를 진료하거나 의학을 연구하기 위하여 병상에 임하는 일

그렇다고 막상 탈임상을 하면 행복한가? 생각해보면 몸과 마음은 편하지만 어느 한켠 쓰린 느낌이 있다.

 

사람이 어떻게 하고 싶은 일만 하고 살 수 있을까?

나도 이 말엔 동감한다. 하고 싶은 일만 하고 살 수는 없다. 아무리 신이라도 그렇겐 못 할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불행하진 않아야 한다고 본다.

우리는 하루의 대부분을 직장에서 보낸다. 가족보다 회사 동료들과 더 교류가 많을 때도 있다.

그곳에 속해 있는 우리가, 행복하다고 느끼는 것까진 바라지도 않지만

너무나 불행하다고 느낀다면 그건 비극이다. 겪어본 바로는 정말 고통스럽다.

 

이 나이 먹고 사춘기를 겪는 것 같아서 어떨 땐 어이가 없다.

 

원래 내가 하고 싶었던 것은 글 쓰는 일이었다.

초등학생 땐 화가였고 중고등학생 땐 소설가였다.

나는 무언가를 만들어내고 표현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인 듯하다.

 

국가고시를 보고 대학을 졸업하고 간호사 면허증을 받고난 뒤 '앞으로 난 간호사를 해야 하는 구나.' 생각하니 갑자기 숨이 턱 막혔다.

회사도 다녀보았지만 병원은 녹록치 않았다.

입사한지 얼마 되지 않은 상태라 일을 익히는 데 집중했는데 이때 사교적인 부분을 많이 놓쳤던 것 같다.

인사도 방긋방긋 웃으며 해야 하고 목소리 톤도 좀 높여 친절한 투로 해야 했는데 그러질 못했다.

더군다나 신규라 실수도 하고 부족한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다.

 

불편하거나 어색할 때 감정표현을 잘 하지 않는 나는 최악의 신규였다. 물론 같이 입사한 동기들과는 잘 지냈지만

연차가 높은 선생님들과는 그러지 못했다.

이해하기 힘든 것도 많았다. '왜 저런 식으로 말을 하지?' 또는, '이게 그렇게까지 화낼 일인가?' 하는 생각이 문득문득 들었기 때문이다.

나와 그나마 좀 친했던 선생님께 '너는 이런 분위기랑은 안 맞는 것 같다.' 라는 말을 들었다. 날 비난하는 것은 아니었다.

 

고등학생 때부터 가지고 있던 요통과 워낙 안 좋은 몸상태는 병원 일을 하며 더욱 악화되었다.

자고 일어나면 온 몸이 차에 치인 것처럼 아팠고, 몸이 아프니 정신도 아파오는 것 같았다.

 

연차 높은 선생님도 일에 치여 많이 힘드셨는지 나에게 화를 많이 냈다. 점점 더 견디기 힘들었다.

보통 회사를 다니다 그만두면 해방감과 홀가분함을 느끼는 게 정상인데 병원의 경우는 그만둬도 후폭풍이 심하다.

연장선이라고나 할까. 표현하기가 애매하다.

 

친한 친구도 대학병원에 3개월 근무하고 사직을 하였는데 근무기간동안 몸무게가 무려 10kg가 빠졌다.

전화통화만 하면 만날 그만 두라고 그만 두라고 그렇게 말해도 그만둔다는 말조차 꺼내기가 무섭다는 말을 했던 기억이 있다.

 

일을 못하는 사람도 1년을 다니다보면 대부분 잘하게 되어있다. 웬만해선 그렇다.

나도 그 사실을 알고 있다. 아무리 힘들어도 1년만 버티면 익숙해져서 잘 다닐 거란 사실을 말이다.

하지만 지금의 난 견딜 자신이 없다.

 

병원을 그만두고 나서 내가 원하는 게 뭔지 생각해보았다.

일을 하게 된다면 사무직을 하고 싶다.

여유가 된다면 글도 쓰고 싶다.

그림도 배우고 싶다.

막상 나열해보니 너무도 평범한 것들 뿐.

 

신규 간호사는 자존감이 높아질 수가 없다. 신규 때는 그렇다.

 

 

 

 

* 컨텐츠 출처 : 창작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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