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이나기전에 내이야기를 들어줄래? - ① [2]

내연남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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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17 07: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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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연남1호

 

 

 

기억해? 우리가 어떻게 시작했는지?

기억나지않아? 괜찮아 내가 기억하고있어.

이제 우린 곧 끝이날테니까,

곧 어느쪽이든 서로 다른길을 가야할테니까

그러니까 잘 들어줄래?

 

마지막일테니까,

내가 널 어떻게 사랑했는지 어떻게 널 좋아했는지

마지막으로 이야기해줄게.

 

 

 

처음엔 너에게 어떻게 이야기를 할까...

어떻게해야 너의 눈동자속에 한번이라도 나를 담을수있을까 고민했었지.

그렇게 조금씩 나는 너의 영역으로 들어가려했어.

느릿느릿한 달팽이가 햇빛에 노출되어 말라가다가 작은 물웅덩이를 발견한것처럼

서서히 그리고 조금씩 너에게 다가갔지.

 

 

그렇게 천천히 다가가서였을까, 내가 너의 영역안에 들어가는걸 너는 거부하지않았어.

그렇게 너와 친구가 되었고, 아무렇지않게 마주치면 인사를 할수있을만큼 가까워졌어.

나의 첫번째 바램은 그렇게 너와 가까워지는거였어.

그리고 그 바램은 이루어졌지,

정말 가까운 친구처럼 투닥거리며 동성친구를 대하듯 너를 대했고,

그래서였을까.. 너는 나를 어려워하지 않았고 오히려 편하게 대했지.

 

 

그러다가 아무렇지않게 귀찮다는듯 너의 전화번호를 물어보았어.

밥이나 먹자는 핑계로 그렇게 번호를 줬고, 너도 아무렇지않게 내게 번호를 주었지.

 

 

아니, 사실 난 마스크를 쓴 사람처럼, 엄청나게 날 통제하고있었어.

아무렇지않고 담담한 얼굴과는 다르게, 그 속에 나는 혹시라도 거절하면 어쩌지..?

하는 갖고싶은 물건을 눈앞에두고도 경제력이 없어서 눈앞에두고 쩔쩔매던

어린아이의 내 모습과 같았어.

 

 

살면서 그렇게 무언가를 진심으로 바랬던건 처음이었어.

 

 

그렇게 며칠이 지나고, 너는 밥사준다면서 왜 연락을 하지않느냐고 내게 톡으로 화를냈지.

 

 

아니야,

 

 

 

 

 

몇번을 쓰고지웠어.

 

혼자의 시간을 좋아하는 나와는 다르게, 너는 비가오고 난 후 떠오른 해처럼 환하고,

풀잎에 맺혀있는 물방울 처럼 투명했고, 무엇보다도 웃을때 그 표정이

탁한 도시하늘에서 유일하게 보이는 북극성처럼 환한 아이었기에,

쉽게 먼저 연락을 할수가없었어.

 

 

 

이 시간에는 너무 이른가...?

아... 지금은 벌써 점심을 먹었을까...?

아...... 지금은 일을하고 있으려나...?

지금은 너무 늦었나...?

지금은........ 이미 누구와 만나고있지 않을까...?

 

 

 

 

ㅎㅇ?

야 뭐함?

ㅋㅋㅋㅋㅋㅋ뭐하냐?

밥먹음?

야 ㅁㅎ?

뭐하냐?

 

 

 

 

썼다가 지웠다가 쓰고 지웠다가....

지워지는 텍스트처럼 애꿎은 배터리만 소모시키다가

이불을 뒤집어쓰고 한숨쉬며 잠들고는 했어.

 

 

 

화를내는 너의 톡에 계속 미안하다고 답을하면서도 난 행복했어.

너에게 미안하다고 할 수 있어서 정말 행복했어.

 

 

 

그리고 용기를내어 내일 만나자고 이야기했고 너는 비싼걸 먹겠다며 엄포를 놓았지.

 

 

우리가 뭘 먹었었는지 기억나?

난 기억해.

아직도 기억하고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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