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의 밤공기는 습하고 찼다.
거칠게 다듬은 성벽 돌 틈 사이로 횃불이 위태롭게 일렁였고, 지휘소인 북장대의 주인을 잃은 의자들은 이빨 빠진 무덤 비석처럼 을씨년스러웠다.
단 며칠간 현감도, 아전들도 모두 도망쳤다. 겁쟁이들이 남긴 것은 어지러운 발자국과 비겁한 침묵뿐. 다행히 적의 움직임 역시 잠잠해 저미니와 순무마켓의 잠재력을 시험해볼 수 있었는데, 나는 또 하나의 규칙을 알아냈다. 순무마켓은 ‘사기’만 되는 곳이 아니었다. 교환도 된다. 즉 포인트를 쓰는 대신, 포인트를 벌 수 있었다.
나는 시험 삼아 조선무 한 단을 올렸다.
굵고 하얗고, 향이 살아 있는 무. 내가 대전쟁 전선에서 먹던 그 물기 없는 순무—돌처럼 단단하고 비린내까지 나던 그 연료와는 달랐다. 조선의 무는, 말 그대로 ‘먹는 것’이었다. 한입 베어 물자 단맛이 먼저 올라왔다.
“이게… 식량이지.”
[순무마켓(Beta) ver.1917]
[판매 품목: 조선무 1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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