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 같았던 진주성 방어전이 끝난 지 이틀이 지났다.
성벽을 덮었던 매캐한 냄새는 남강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씻겨 흔적 없이 흩어졌다. 하지만 전장이 남긴 끔찍한 상흔은 진주성의 대지와 사람들의 영혼에 깊게, 아주 깊게 새겨져 쉽게 지워지지 않았다.
진주성 밖의 풍경은 한 폭의 거대한 잔혹화(殘酷畵)였다. 놈들이 앞세웠던 생체 전차, 거대한 코끼리들의 사체가 썩어가며 코를 찌르는 악취를 풍겼고, 무너져 내린 3층짜리 산대(공성탑)의 잔해 밑에는 수백 구의 왜군 시신들이 진흙과 엉겨 붙어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으깨져 있었다.
하지만 이 물리적인 파괴보다 더 섬뜩한 것은 살아남은 자들의 내상(內傷)이었다.
순회 중인 성벽의 한쪽 구석, 진흙투성이가 된 병졸 하나가 무릎을 끌어안고 사시나무 떨듯 웅크리고 있는 것이 보였다. 전쟁이 끝났고 맑은 공기가 감돌고 있음에도, 그는 여전히 회색빛 방독면을 뒤집어쓴 채였다.
누군가 다가가 가면을 벗기려 하면, 그는 짐승처럼 비명을 지르 ...... [ 크롤링이 감지되어 작품 일부만 보여 드립니다. 웹소설 작품은 검색 크롤링이 제한되어 있으며, 사이트에서 직접 작품을 감상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