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빛을 내뿜으며 고래한마리가 구름사이 하늘에서 헤엄치고있었다.

나는 손가락을 가리켜 저것좀 보라며 말했고

사람들은 눈을 손가락 끝을 따라 쫓아가며 말했다.

“뭐가?”

고래

아무도 그 고래가 보이지않는듯했다.

“저 고래.. 저거 대체..”

“뭔 소리하는거야? 너 미쳤어?”

소름이 돋았다.

백경.. 말로만 듣던 백경이었다.

나는 고래를 쫓았다.

엄청난 크기를 자랑하는 압도감을 가졌지만 속도는 못따라갈정도는 아니었다.

내 눈에만 보인다는걸 확인했으니 그 고래에대한 호기심은 더욱더 증폭되었다.

그때였다. 누군가 나를 따라 같이 뛰어오는기척이 느껴졌다.

뒤를 돌아보니 헤드셋을 낀 한 여자가 나처럼 하늘을 올려다보며 그 고래를 쫓고있었다.

우리는 같은 라인을 같은 속도로 발폭을 맞추며 고래를 따라가고있었다.

나는 어느순간부터 그 여자쪽으로 시선이 옮겨져 마치 무언가에 매료된듯 그녀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조금씩 나의 달리기 속도는 느려졌고..

그 여자는 계속 고래를 쫓아 달려나가고있었다.

초등학교 시절

아주 오래된 소꿉친구가 한명있었다.

고등학교때까지 나와 함께 시간을 보냈던 그 친구는 내 모든 기억의 한편을 장식했던 소중한 친구였다.

고등학교이후 우리는 연락이 끊겼었다.

그리고 대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나왔을땐

난 그 친구의 자살소식을 전해들었었다.

눈물은 나오지 않았다.

난 그녀를 좋아하고있었지만

8년이 넘는시간동안 어떠한 용기가 나지않았었다.

정말 많이 좋아했지만 끝내 그녀와는 시간이 흐를수록 조금씩 멀어졌고

장례식에 갔을땐 눈물 한방울 나오지않았다.

대신 심장이 찢어질듯아파왔고 알수없는 공허함만이 남아있을뿐이었다.

많은 시간을 함께보냈지만 난 무엇하나 그녀에대해서 제대로 아는게없었다.

매일매일 그녀가 생각났었다.

꿈에서도 한번씩 나오며 그리움을 자극하기도했다.

그리고 아마 이건 꿈일거라고 단정지으며 나는 고래를 쫓고있는 그녀를 바라보고있었다.

헤드셋을 끼고있던 그녀는 내 기억속의 오랜 친구였다.

나는 하늘을 다시한번 올려다보았다.

여전히 푸른빛을 내뿜으며 허공을 헤엄치는 고래를 보고 나는 깨달았다.

”닿을수없을것만같았던 고래가 땅을 향해 조금씩 내려오고있었구나…“

꿈이아니었다.

현실이었다.

나는 오늘 그녀를 다시만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