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커피를 마시게되면 꼭 설탕을탑니다.


군대있을때 혹한기（추위적응）훈련 시에 마셨던 달달한 커피한잔의


맛은 아직도 잊을수가없네요.


헛소리 접고 오늘의 이야기 시작합니다.


---- 담배좀 사주세염 -----



얼마전에 편의점에 오렌지 쥬스를 사러갔었다.


저녁 7시쯤 어둠이슬슬 깔리던 시간이었다.


" 저기요. 아저씨 "


갑자기 나를부르는건 입술한편에 피어싱을한소녀였다.


나이는대략 15-16세정도


짜이 : 응 학생 왜그러는데? （나도말투가 아저씨다됐다 ㅠ.ㅠ）


학생 : 죄송한데 담배좀 하나사주시면 안되요? 돈은드릴게요


당당한 말투에 전혀 꿀릴거없다는 말투


갑자기 장난기가 생겨서 한마디했다.


짜이 : 내가 왜사주어야하지?


학생 : 제발요. 제발한개만 꼭좀사주세요 ㅠ.ㅠ


짜이 : 담배사다주면 오늘 나랑 섬씽 *-_-*


이랬으면 지금쯤 미성년 성추행으로 잡혀들어갔겠지 -_-;;


짜이 : 안돼! 무슨학생이 담배야 담배가



나도모르게 내가그동안 그토록 혐오해 마지않던


어른들의 말투로 타이르고있었다.


학생 : 한갑사다주시면 뭐든지할게요.


검은쫄티에 드러난 가슴이날유혹했다. ㅠ.ㅠ


하지만 난 건전한 이시대의 청년 （뭐래?）



난 내팔을잡아댕기며 비정상적으로 발육된 그무엇을


내팔에 은근히 갖다대면서 유혹하는 그여학생을 뿌리쳤다.


（ ㅠ.ㅠ 괜히 뿌리쳤나봐...）


그리고 편의점에들어가 오렌지 주스를샀다.


점원 : 1800원입니다. ^^


짜이 : 디x 한갑주세요


담배끊고난지 3개월만에 처음사서그런가 감회가새롭네


짜이 : 자 학생여기 그리고 되도록이면 피지마~


담배한갑을 얻은 소녀는 뭐가그리좋은지 고개를숙여 연신


고맙다고하며 사라졌다.




그리고 일주일뒤 그소녀를 다시본건


퇴근하는 밤길이었다.


소녀 : 저기요 저번에 담배사주셔서 정말감사드립니다.


짜이 : 아~ 그때그학생이네.. 피어싱은?


소녀 : 헤헤 그냥빼버렸어요. 불량스럽게만 보이고해서


짜이 : 그러니 훨낫네..


소녀 : 근데 아저씨가 처음이었네요...


짜이 : 뭐가?


소녀 : 보통 그냥무시하거나 욕만실컷들하고 가셨는데 ^^


짜이 : 나도 별로사주고싶진 않았는데..


중3부터 담배피던 내가 준엄하게 나무란게 우스워서


소녀 : 헤헷 난 담배아직 안피워봤는데


짜이 : 구라즐~


소녀 : -_-


짜이 : 그럼그때 그담배는 뭔뎅?


소녀 : ............... 흑, 흑


짜이 : 야 갑자기 왜울어, 사람들지나가면서 보자너


소녀 : 나그만울테니까 밥사줄꺼지?


짜이 : -_-;;; （우는척한건가.제길）




가까운 분식집에 들어갔다.


소녀 : 아참 아직 아저씨이름도 모르네.


짜이 : 그 아저씨소리좀 빼라 25살밖에 안됐다고


소녀 : 그러니까 아저씨지


짜이 : 됐고 뭐먹을래?


소녀 : 웅 볶음밥 곱배기로 ^^


짜이 : 볶음밥에도 그런게있나 -_-


소녀 : 뭐 짜장면에만 곱배기있나? 그냥 양좀더늘리면 다곱배기지뭐



흐음.. 하긴그렇네..



근데 참 게걸스럽게 먹는다.


여동생이 둘이나 있기에 이제 여동생이라면 지긋지긋하지만


그래도 동생삼고싶네



소녀 : 아 x 석? 음..특이한이름이네


짜이 : 조금 특이하긴하네 넌?


소녀 : 난 혜교


짜이 : 와~ 연예인이름하고 똑같네


소녀 : 성은 송이구 ^^


짜이 : 와~ 송.혜.교.. -_-;;; 장난쳐?


소녀 : 키키 오빠 송혜교 좋아해?


짜이 : 아깐 아저씨더니 또 오빠냐?


소녀 : 시름 말고


짜이 : 그냥 짜이라고 불러 그리고 송혜교좋아하기는해^^


소녀 : 역시 오빠도 혜교누나 가슴에 반했구나 *-_-*


짜이 : 쿨럭.. 밥맛있다.


소녀 : 난 그언니 부럽더라.. 난아직도 에이컵인데


짜이 : 쿨럭x2 밥정말맛나네 ^-^;;;


소녀 : 와~ 배불르다 더이상못먹겠네


짜이 : 나도~


소녀 : 근데 벌써 어두워졌네


짜이 : 집에 데려다줄까?


소녀 : 응 ^-^ 나데려다주면서 골목길에서 므흣한짓하려고?


짜이 : -_-;;; 이나이에 은팔찌 차고싶진않거든?




소녀가 사는곳은 상당히 외진곳에있었다.


소녀 : 우리집 정말 후지지


짜이 : 진짜 여기서 사니?


소녀 : 웅


이게 과연 집이라 불릴만한지 의심스러웠다.


티브에서 판자촌이란걸 본적은있지만 딴세상이야긴것처럼


느껴졌는데..정말 존재하긴했구나



소녀 : 그만좀쳐다봐라 가뜩이나 허름한집 무너지겠네


짜이 : ......


갑자기 허름해서 무너질거같은 집에 문이랍시고 달린게 벌컥열렸다.


소녀의 아버지가 그곳에 계셨다.


아저씨 : 쿨럭..쿨럭.. 혜교왔냐


헐~ 진짜 혜교였네.


혜교 : 웅 몸도안좋으면서 왜 또나왔어 아빠


아저씨 : 좀늦길래.. 밥은?


혜교 : 먹었더 우리선생님이 사주셨거든 ^^


아저씨 : 그래? 아이거 선생님이셨군요. 몰라뵜습니다.




정말 이때만큼 당황스러웠던적도 별로없었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맞장구쳐줘야지


짜이 : 아네.. 담임은 아니고 수학선생입니다. （내가젤싫어는 수학 -.-）


아저씨 : 딸애가 에미도없이 혼자 자라서 버릇이좀없어요.


혜교 : 피~ 아버진맨날 나보고 버릇없데


아저씨 : 혜교이녀석 어디서 버르장머리없이


혜교 : 몰라~ 나들어간다. 이야기들 나누세요


아저씨 : 저렇게 커가지고 뭐가될런지 쯔즈




혀를차시는 아저씨는 몸이안좋은지 연신기침을해댔다.


그런데 저건뭐지?


아저씨의 오른쪽주머니 아....담배구나


디x 반쯤피다만 반값정도되는 담배를보니 뭔가 가슴을때리는것같았다.


아저씨 : 그래도 저녀석 마음은깊답니다.


하루세끼먹기도 힘든형편에 일주일전에 생일축하한다며


이걸주더군요.


아저씨는 주머니에서 그반정도남은 담배를 꺼내셨다.


아저씨 : 이걸주면서 그러더군요. 이담배가 아빠한테 마지막담배니까


이것만 딱피고나서 담배끊으라면서요 허허


실은 요새돈도없고해서 갑자기 담배끊고 나서 딸애한테


괜히 신경질부리고 금단현상때문에 고생했거든요.


돈없어도 담배는못끊겠다 싶었는데 저녀석이 저렇게 담배를


사다주며 부탁하는데.. 거절할수가있어야지요.


그날이후 이담배를 하루에 한대씩만 피웠습니다.


한 반쯤남았네요. 이제 한열흘정도후에는 아버지체면도


좀 세워보려구요. 허허 제가말이좀맣았나요



짜이 : ..........


아~ 저녀석 입술에 피어싱하고다니는게 골초에다가 생날라린줄알았더니.


갑자기 코끗이찡해졌다.


짜이 : 그럼 전이만 가보겠습니다. 참발고 명랑한 아이네요.


아저씨 : 허허 자식자랑하면 팔불출이라지만 아직까지 큰사고 친적없이


저정도만 자란것도 정말 대견합니다.


에미만 있었어도 이정도는 아니었는데.





원래 식당을 둘이서 이끄셨다고했다. 세가족은 부자집은 아니었어도


세가족 먹고사는데 지장은없는 그저그런 화목한가정이었댄다.


그러다가 사모님이 급성심장질환으로 돌아가시고 음식솜씨좋던 사모님의


돌연사에 방황하던 아저씨도 맨날 술과 담배에찌들어살았는데


얼마전에 폐질환까지 겹쳐서 몸져누워있었다고한다.


그래서 이사온곳이 이동네라면서 딸애가 공부열심히 하게 부탁드린다며


집에가려는 나를 골목끝까지 바래다주셨다.




혜교야. 세상은 늘 어려운곳이지만 언젠가 우리둘이 다시만나는날

서로 밝게웃을수있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