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 2021-11-21 19:5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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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푸는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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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2000년대
당시 고3 수능은 끝났고 친구들하고 여행갈 목적으로 알바를 시작했었음
위치는 성북구의 미아리 유흥가 일대
혹시 기억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 미국의 lone star주 이름따서 만든 거기 맞음.
요즘은 어떤지 모르겠는데
당시엔 그 담위에 추가로 초록색 팬스를 처놓고 잘 안보이게 해놓은 집창촌 같은 곳이었음.
친구 형이 그 편의점에서 알바중이었는데 군대가면서 그 자리 물려주고 간 상황.
"캬 여기 진짜 알바 자리 물려주면 소개비 받는 곳인데 형이 너라서 그냥 소개해주는거야~"
뭐 씨 알바 하나자리 하나 물려주면서 개소린가 했는데 평생 했던 알바일 중에 가장 재미있었던 곳 중 하나였음.
（여기 나오는 사람들에 대한 호칭은 당시에 걍 불렸던 호칭 그대로 씀. 창녀 혹은 업계 미화 의도가 아님）
그런데 이 가게는 지금처럼 대기업들이 운영하는 시스템으로 잘 굴러가고 분위기도 밝은 그런 편의점이 아니라
철제 프레임 선반에 병풍 처럼 쌓여있는 과자들이 있고 입구에 아이스크림 냉장고와 음료수 냉장고가 있고
카운터는 나무무늬 장판깔린 온돌이 있는 졸라 올드한 구멍가게였음.
근무시간은 12시간 근무하고 격일로 출근하는 스케쥴.
그리고 위치가 위치이다 보니 보통 팔리는 품목은 담배, 음료, 술 이런걸로 한정되어 있어서 다른 물품들을 채워 넣는 일은 많이 없었음.
친구형은 눈이 즐거운 알바일 이라고 했는데
내 기억의 미화도 약간 있겠지만
ㄹㅇ 당시 외모가 평범 수준인 사람은 단 한명도 없었음
대부분 길가다 보면 저절로 눈길이 갈 정도 외모였고
각 업장 에이스라는 누나들은 진짜 무슨 연예인 같았음
당시 드라마 허X 인기가 아직도 여운이 남았을 시기인데 여주랑 똑 닮은, 아니 닮았는데 더 이쁜 누나도 있었음;;
그래서 꼴에 그 누나 닮았다는 소리하면 졸라 싫어했었음 ㅋ
그런데 여기가 힘든건 다른 편의점에선 상상도 못하는 진상들 때문에 졸라 빡센 가게였음
여기 특이점이 하나 더 있는데
그 동네 본격 영업 시작 전까진 뭔가 여유가 있는데 한참 영업중일 땐 뭐가 그리 급한지 돈낼 시간도 없이
빨리 빨리 재촉하면서 외상으로 받아가서 그 '누나'들이 어느 업소 누구인지 다 알고 있어야 한다는 점.
의외로 돈 외상값 때먹는 사람 거의 없고 보통은 당일 퇴근할때 아님 그 다음날 들려서 돈을 줌.
골때리는 점은 당연히 본명을 안 쓰는데 심지어 예명도 아니고 그냥 성씨만 알려준다는거
업장?! 마다 번호들이 부여되어 있는데 그래서 몇호 김양, 최양 이렇게 알려진다는 점
좀 친해져야 예명을 알려준다 함.
더 골때리는건 그나마 여긴 큰 영업장이고 뒷골목에 어디 있는 줄도 모르는 곳은
앞에 나와서 삐끼 하는 이모들 특징으로 업장 이름을 대신하는데
예를들어 "돼지엄마네 박양", "장미마담네 이양" 이런 누나도 있었음
만약 성씨가 같으면 xx호 김양, 둘째 김양, 막내 김양 이렇게 불렸는데
이 족보 꼬이게 부르면 엄청 뭐라 함 ㄷㄷ
이거 외우느라 졸라 고생함
또 여기가 얼마나 드라마틱했냐면
첫 출근에 벌어진 일만 대충 얘기해주면
1. 늦은 오후에 출근 길 박카스 사러 들린 업소 누나가 들려서 "못 보던 애네?" 이러더니 바로 다음 질문이 아다냐고 물어보고 아니라 하니 "귀여워서 아다였음 내가 따줬는데 아깝다 에잉~" 이러고 감.
첫 출근이라 친구형이 같이 있었는데 이게 이 동네 농담이라 함
2. 30분쯤 지났나? 가게 밖을 보니 어떤 양복 입은 아저씨가 "삼촌"한테 끌려나와서 길바닥에 내동댕이 쳐 짐. 서로 말 한마디 없이 "아! 쫌! 윽! 큭!" 같은 추임새 내뱉으다 바닥에 엎어진 아저씨를 삼촌은 노려보면서 손 툭툭 털고 사라짐
3. 속옷도 안 걸치고 브라우스만 입은 업소 누나가 한겨울 추위에 발만 동동 구르며 담배랑 이것저것 빨리 달라하는데 친구형이 물건 담아주는 동안 가슴 처다보다 눈 마주치니 "으이긍!" 이러면서 머리 툭 밀고 감.
4. 그동네 한참 시간인 11시 쯤이었나? 밖에 소란스러워서 나가보니 삐끼 이모 둘이서 싸움이 붙었음. 싸대기가 아닌 주먹 날리면서 싸우는데 ㄹㅇ 로우킥 차고 정권 찌르기 하는 것도 봄. 삼촌들은 구경만 함.
업소 누나들이 나와서 말리다가 지들도 싸움나서 머리끄댕이 잡기 시작하니까 그때되서 삼촌들이 말림.
5. 또 브라우스만 걸친 누나가 나와서 사이다 한캔 사고 그거 가랑이 사이에 대고 "흐어~~" 이러면서 나감. 다시 말하지만 이때 한참 겨울..
6. 어떤 아저씨가 비틀거리면서 가게쪽으로 오는게 보이자 형이 벌떡 일어나서 지켜보다가 토하려고 하니 손도 안대고 마대자루 같은 막대기로 툭툭 밀어서 옆 전봇대로 이동시킴. 위액까지 토하는듯 보였음 ㄷㄷ
7. 새벽 4시쯤 되니까 사람들도 안 보이고 조용해지기 시작하니 누나들이 가게와서 수다를 떰
한 누나는 '오늘 너무 많이 했다'며 치마 올리고 아이스크림 냉장고 위에 앉음;;
친구형은 같이 수다를 떨고 난 찌그러져 있었는데 그 누나들 나가자 마자 소독제 뿌려서 아이스크림 냉장고 앉은자리 박박 닦음;;
8. 다음 무리가 들어와서 수다 떨다가 날 보고 "처음왔으니 인사다!" 하면서 가슴 만지라고 함. 쑥스러워서 못하겠다고 하니 다른 누나들은 깔깔 웃는데 그 누나만 나 째려보다 나감.
친구형이 말하길 저건 진짜 빡친게 맞다며 약간 자존심 문제라고..
지들은 남자가 거부 못하는 섹슈얼 어필이 있다는 자부심이 있는데 그거 거부한거라며..
실제로 그 누나는 몇주간 나한테 말한마디 안하고 한번씩 째려보듯 처다만 보고 나갔음
나중에 이 누나랑 젤 친해짐
9. 퇴근시간 다 되어 가니까 한 업소 누나는 배낭을 가져와서 과자만 골고루 엄청 사감.
알고보니 탈북자 출신인데 끼니로 과자만 먹는다 했음;;
나중에 더 있으면서 알게 된 것이지만 여긴 본격적으로 집창촌이라 요즘 종종 넷상에 보이는 오피녀들이 나가서 일반인인 척 하고 그런 동네가 아니었음..
진짜 뭔 기고한 사연이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고 직접 들은건 아니지만 많은 경우로 인신매매 희생양이라는 얘기까지도 들었음;;
그 가슴 만지라고 했던 누나랑 그 탈북자 누나랑 에피소드가 많은데 다음 기회에 털어보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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