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동안 정말 친하게 지낸 남사친이 있어.
죽도 정말 잘 맞았고, 개그코드랑 드립 치는거 끝판왕으로 잘 맞고 취향도 비슷했어.
주위에 얘 친구, 내 친구해서 만나서 정말 많이 놀았어.
주위에 너네 둘 사귀는거 아니냐고해도 존나 절대 아니니까 꺼져라 이랬거든 ㅋㅋ
"니네가 아무리 아니라해도 결국 니네는 돌고돌아 종착점은 서로야"
라고 말까지 들었을 정도니까.
난 얘가 너무 좋고,진짜 편하고 내 인생에 다시 없을 만큼 대화코드, 웃음코드 잘 맞는애가
혹시나 사겼다가 헤어지면 정말 좋은 친구 잃는거니까
（그리고 그 당시에는 얘랑 뽀뽀하는 생각해봤는데 졸라 싫었음）
그래서 이새낀 아니다..하고 친구처럼 지냈는데
어느 날 얘가 여자친구가 생겼더라고.
그렇게 세상 친하고 매일같이 붙어 놀았어도 여자친구가 생겼으니까 3년간 연락을 두세번인가 밖에 안한 거 같아.
그게 맞는거고, 배려니까.
나랑 친한걸 여자친구분도 알고있으니까 더 연락 안하려고 했던 거 같아.
만나서 한번 보자~말은 해도 그냥 안 만났고.
그러다가 시간 지나서 건너건너 소식으로 내 친구가 여자친구한테 프로포즈를 했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어.
그래서 축하한다고 얘기하고 시간이 맞아서 3년 만에 만나서 맥주나 한잔 했거든.
그래서 그런가, 시간이 지나서 얘를 보는데 마음이 이상하더라고.
그때 당시 회상하면서 아직도 자기 친구들은 니랑 내 사이를 의심한대
한때는 내가 얘를 좋아하나?생각하면 잘 모르겠었다고 하더라고.
서로 엮여있는 친구들도 많았고, 너무 그 시간들이 행복했으니까
둘의 관계에 진지하게 생각도 하지 못했고,쉽게 관계를 발전시키기엔 어려움이 있었던 것 같아.
내가 그래서 '이건 누구 하나 결혼을 해야 끝난다. 그래야 그 소리도 안나오겠지'하고
세상 있는 수다 없는 수다 개떨다가 막차 시간이 돼서, 나중에 또 보자는 말을 뒤로 하고 헤어졌어.
다음날 눈을 떳는데 갑자기 막 마음이 이상한거야. 눈물이 막 나왔어.
아 내가 얘를 정말 좋아했구나.
그때는 어려서, 설렘이라는 감정보다는 얘가 너무 익숙해서 편했으니까.
이건 사랑이 아니라 찐우정이라 생각했었는데
아니었어.
내가 얘를 좋아했었더라고.
내가 이 감정을 깨닫기까지 너무 오래 걸렸었네.
뭐 걔한테 급발진으로 속마음을 터놓거나, 고백을 하거나 하는 일은 없을테니까.
이렇게 좋은 아이가 내 곁에 계속 남아있던거니까, 나도 좋은 사람이겠지?라는 생각으로 훌훌 털어내고 있어.
역시 사랑은 타이밍이었던 거 같아.
나한테 있어서 이 친구는 사랑이었나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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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알마듀리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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