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믿어서 빌려줬고 그다음엔 불쌍해서 빌려줬고 또 마지막으론 내 돈 못받을까봐 빌려줬더니 수백이 됐음.
고딩엄빠 같은 프로 보면 무슨 저런 사람이 다 있나 저런 가정이 다 있다 했더니 내 옆에 있었음..
양가 도움은 받을 수 없고 돌지난 아기 하나 키우면서 외벌이 하는 직장동료（동생） 이었음
일 열심히 하고 주말엔 쿠팡도 뛸 정도로 열심히 살길래 그 점을 높게 사서 돈 처음 빌려달라고 부탁할때 흔쾌히 빌려줬음.
둘다 계약직 알바 나부랭이였는데 회사사정으로 직원 대부분이 권고사직 당함. 그래서 자연스레 멀어짐.
첨엔 퇴직금 타면 준다던 돈을 안줌.
실업급여타면 준다던 돈을 안줌.
중간 중간 생활비가.. 어쩌구.. 애기가 아프다고.. 어쩌구 연락와서 5만원 10만원 빌려가기도 했음.
그러던 중 연락와서 만나자고 하길래 돈주나? 싶었는데 이혼을 했다 함. 원룸을 들어가야 하는데 돈이 모자라다 함.
대강 짐작 했겟지만 난 또 돈을 줬음.
얘가 불쌍한 연기를 잘하는건지 내가 측은지심에 약한 호구인지 아니면 내돈을 받기위해 빌려줬는지. 아마 복합적일거임
마지막 실업급여와 긴급생계비가 들어오면 꼭 다 갚겠다 함.
그날이 와도 당연히 연락이 없음. 먼저 연락함
둘다 안들어왔다 죄송하다 들어오는 대로 드리겠다.
그러고 2주일이 지났나. 포기하고 그냥 만나서 얘기하자 했음.
사실 일하는게 걸려서 실업급여는 안나오고 생계비도 심사에서 취소됐다 함.
그때 이제 돈이없어서 사채를 써서 월세를 내야 하니 돈은 그 후에 꼭 드리겠다. 아갈약속을 함
사채란게 고액은 아니고 30만원을 빌리면 60으로 갚아야 하는 말도 안되는 폭리였음.
버리는 돈이 아깝기도 하고 이걸 쓰면 내 돈도 더 늦게 갚는거 아냐? 라는 마음과 호구와 부처의 마음으로 또 월세를 빌려줬음
여기서 끝이 아니다!
난 진작 이직했고 걔도 어디 다닌다길래 아 이제 좀 갚겠구나.. 싶었는데
갑자기 사진을 보내네. 팔에 붕대감은거랑 깨진 이 사진. 이새끼야 뭐또 어쩌라고 할려다 궁금해서 물어봄
물류 일하다 물품이 엎어져서 다쳤다. 라는데 내가 보험사야? 나한테 그딴건 왜 말해
결론은 임플란트를 해야하는데 돈이 좀 부족하다. 깨진 이 사이로 신경이 너무아파서 진통제를 먹어도 잠이 안온다.
난 또 빌려줬음 일부만. 일을해야 내돈 갚을테니깐.. 나도 크라운 4개 해서 치통은 잘아니깐..
그렇게 1-2주 지나 이치료는 했냐고 물었더니 임플란트 과정이 꽤 오래 걸려서 일단 막아놓는것만 햇다 함.
그럼 내가 빌려준 돈은 어따 썻냐 솔직히 말해라 물으니 다른데 썻다함.
예?! 그걸 왜 거따 쓰냐 미쳤냐 날 도로 줘야지 화냈음.
이때 느꼇음. 그동안 애써 외면했던 건지 모르겠는데 피부로 확 느꼈음. 정상인의 사고가 아니구나. 이제 돈은 절대 안빌려준다.
그러다 근로장려금 들어온 걸로 50을 갚길래 어? 이제 돈을 좀 갚으려나? 했는데 아뿔싸
또다시 진짜 죽을거 같다. 자살하고 싶다. 연락옴
아 또 뭔일인데 하면서 내돈 갚고 죽어라! 그래도 사람은 살려야지 하는 복합적인 마음으로 일단 만났음.
모종의 이유로 사채를 100썻고 200으로 갚아야 하는데 돈이없고 곧 가족 친지한테 독촉전화가 갈텐데 너무 무섭고 힘들다
애가 벌벌 떨고 잠도 못 자고 상태가 메롱하니 이게 연긴지 뭔지 잘모르겟지만 위태위태해 보이는건 사실이라 고민을 거듭한 끝에 빌려줬음.
아 이제 진짜 끝인가? 해치웠나?
마지막으로 최근 돈 갚기로 한날 정말 죄송한데..로 시작하길래 밀린 공과금이랑 가스비 사진을 보내면서
이걸 먼저 처리해야 해서 약속한 금액은 못 맞춰 드릴꺼 같다 하길래 . 또 돈빌려 달라 하는건 아니어서 안심했음.
생략한 내용도 많은데 생각보다 더 답이 없는 놈임.
이런 놈한테 돈을 빌려준 나도 답이 없지만.. 그치만 해방될 줄 몰랐으니깐..!（이런 놈 인줄 몰랐으니깐!）
글만 보면 호구고구마에 내가 이해안되겠지만 사실 나도 내가 이해가 안됨.
안녕하세요 돈 빌려주는 아버지 고민 이런거 보면 저런 사람이 다있어? 했는데 그게 나였구요. 난 좋은 일 한줄 알았는데 아니었구요.
호의로 빌려줬지만 날 호구로 알고요.
그래서 지급명령이라고 법적으로 민사가기전에 돈을 받을수 있는 게 있는데 다음에도 안주면 그걸 이용할거임.
근데 그게 확정돼도 상대방이 먼저 주지 않는 한 받아낼 방법이 없다길래 그럼 왜하는거지? 싶긴함.. 그래도 판결이랑 같은 효력을 지닌다고 함..
암튼 얘기할곳도 없고 웃대 해우소에 털어놔서 조금은 후련하다.
읽어준 모두들 나같이 호구 되지 말고 측은지심에 속지말고
'돈을 빌려주지 말고 아예 줄 생각으로 줘라' 같은 말 듣지말고 어렵게 번돈 아무한테도 주지말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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