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핸드폰부터 잡고 있는 거 그거 당장 좀 내려놔. 눈 뜨면 손이 자동으로 가는 게 아주 병이야 병. 이가 썩든 말든, 눈이 나가든 말든 상관없지? 나중에 후회해도 그때 가서 “엄마 말 들을 걸” 하지 말고.

그리고 방 좀 봐라, 이게 방이니 쓰레기장이니. 양말은 왜 맨날 한 짝씩만 돌아다니고, 입었던 옷은 왜 의자 위에 산처럼 쌓아두는 거야? 세탁기는 장식이야? 네가 쓰는 거야, 내가 쓰는 거야? 내가 네 집 가사도우미니? 내가 너 낳아놓고 이런 대접 받으려고 그 고생을 했나 싶다, 진짜.

밥 먹을 때도 좀 제대로 먹어. 밥은 코로 먹니 입으로 먹니? 반찬 골라내지 말랬지. 야채 먹어야 키 큰다고, 면역력 생긴다고, 의사 선생님도 그러잖아. 맨날 고기, 튀김, 인스턴트만 찾으니까 얼굴에 뭐 나고 배탈 나고 그러는 거야. 그러고 아프면 또 누구 탓이야? 엄마 탓이지? 병원비는 하늘에서 떨어지냐?

공부는 또 왜 그렇게 안 하니? 머리가 없는 것도 아니면서 왜 노력을 안 해. 남들 다 하는 만큼만 해도 내가 이렇게 속 타겠니? 밤늦게까지 깨어 있는 건 공부 때문이 아니라 게임이랑 영상이잖아, 내가 다 알아. 너 몰래 하는 거 하나도 안 숨겨져. 발소리, 불 끄는 타이밍, 다 엄마 레이더에 걸린다니까.

그리고 말 좀 똑바로 해. “아”, “어”, “몰라” 이게 대답이야? 누가 너한테 그렇게 무성의하게 말하면 기분 좋겠니? 밖에 나가서도 그러면 큰일 난다. 사회 나가면 예의가 제일 중요한 거야, 공부 잘하는 것보다 더 중요해.

잠은 또 왜 그렇게 늦게 자. 피부 다 망가진다니까. 나중에 화장품 아무리 비싼 거 발라도 소용없어. 그때 가서 “엄마 말 들을 걸” 하지 말고. 내가 너 괴롭히려고 이러는 줄 아니? 다 너 잘되라고 하는 말이야, 세상에 자식 망하라고 잔소리하는 부모가 어딨어.

아휴, 말하다 보니 또 열 받네. 지금이라도 방 치우고, 물 한 컵 마시고, 스트레칭 좀 하고, 핸드폰 내려놓고 할 일부터 해. 내가 안 보고 있다고 생각하지 말고. 엄마는 다 보고 있다, 다 알고 있다.

알았지? “알았어” 말로만 하지 말고 행동으로 보여. 진짜 이번이 마지막이다.

…아휴, 진짜 내 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