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본

MBC 그림대회 특선 수상이었음.

주제가 아마 "바다"였던 걸로 기억함.

유치원생 때 유치원에서 아이들이 그림 그리게 해서 대회에 출품했음.

나는 그냥 ㅈㄴ 까리한 해적선을 그리고 싶었음.

그래서 배도 현대식 배가 아니라 범선을 그림.
（그런데 당시엔 배의 구조를 잘은 몰라서 범선을 그린다고 그렸는데 정작 돛을 안 그렸음 ㅋㅋ）

그런데 바다가 너무 허전해서 안에 물고기도 그렸었음.
물고기 그린 김에 해적이 낚시 하는 것도 그림.

바닥에 가라앉은 쓰레기 봉투도 조금 그림.
걍 진짜 아무 생각 없이 그렸음.

곰곰이 생각해보면 내가 깨끗한 해변보다는 쓰레기가 떠다니는 부둣가을 더 많이 봐왔어서 무의식적으로 바다에 쓰레기를 그렸던 것 같음.
（막 슬리퍼, 깡통, 폐통발 등이 떠다니는 그런 부둣가）

그랬더니 상 주더라.

그때는 "내가 상을 받았어? 나 화가해도 되려나?" 생각했었는데, 지금 보니까 유치원생이 해양생태계 오염을 심오하게 그려낸 작품이었음.

다른 의미로 상 받을만한 거였지.

그리고 지금은 그림은 커녕 낙서도 못하는 ㅈ밥임.

그림은 집에 없는거 보니까 MBC나 내가 다녔던 유치원에 있을 듯.
그래서 그냥 받았던 상으로 인증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