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본

안녕 형들 난 초중고때 웃대 아이디 바꿔가면서 들낙 엄청하고 눈팅도 엄청하고 뭐 학창시절을 웃대랑 보내다가 성인되고나서 점점멀어진 그냥 흔한 일반인이야.

고등학교 졸업하자마자 나와서 해외에서 지금 8년가까이 살고 있는데 지금 3년반만에 잠시 학교 방학동안 한국 들어왔어.
오랜만에 웃대가 생각나서 로그인해봤는데 휴면계정풀고 내가 대체 옛날에 어떤 글을 썼나 보던 찰나

https://web.humoruniv.com/board/humor/read.html?table=pdswait&number=3417318

2014년 그니까 약 10년전에 쓴글을 발견했어.

이 시즌에 난 패션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고, 쪽지로 실제로 홍콩에서 패션업계에 종사하시는 분에게도 조언도 듣고 그랬던 기억이 나네.
지금 부터 쓸글은 이 글을 쓰고나서 있었던 이야기야.

인생 참 ㅋㅋ 어려운거같다. 편하게 음슴체로 쓸게

난 고등학교때 부터 일본에있는 패션 전문학교를 가려고 돈을 모았었음. （ 엄마가 일본인이라 일본국적있음）

고등학교 졸업하고 바로 일본으로감 현지에서 돈모으러. 그러다가 친해진 프랑스인 친구가 있었는데 걔를 A라고 지칭하겟음 A가 프랑스에 돌아가면서 한번 놀러오라고 했던 스치는말이 이상하게 뇌리에 남아서
프랑스 워킹홀리데이를 가기로 마음을 먹음

한달정도 고민하다가 전문학교 가려고 모으고있던 돈으로 워킹홀리데이 비자 신청하고 보험가입하고 비행기표사고 어쩌고 하니까 수중에 80만원남음

프랑스에서는 파리 외곽에 있는곳에 A가 자기 친구들끼리 같이 하우스쉐어 해서 사는데 거기 꼽사리낌
한 7-8명 있었음.

프랑스에 왔으니 무엇을 할것이냐.

일단 돈이 없어서 일자리 부터 구함.

프랑스어 능력을 요구하지않는 어떤 스시집주방보조 지원해서 프랑스 도착한지 4일만에 면접보고 8일째에 출근함.
근데 3주만에 짤림 그�� 일 요령도 없고 나이도 어려서 많이 헤멨던걸로 기억한다.

그렇게 다시 일주일만에 새로운 일식당에서 알바를 구함

서빙을 했는데 영어,불어 둘다 안되는 상태였어서 고생진짜 많이했다.

아침 10시~15시 까지 하고 15시 반 부터 18시반 까지가 브레이크타임 다시 18시반부터 23시30분까지가 식당의 영업시간

주4일 식당에서 풀로일하면서 브레이킹 타임에 프랑스어 공부를 하고 퇴근하고 돌아와서 새벽 2시까지 공부함

그땐 모든게 새로웠고 즐거웠고 힘들어도 낭만이 있었다.

원래 대학을 가려고 돈을 모으고있었는데 프랑스에서는 돈을 모으기가 쉽지 않았음
당시 내가 시급을 7유로 정도를 받았던걸로 기억하는데 그렇게 일주일 40시간 일하고 （원래 법적으로는 35시간인데 더함）
식당에서 나오는 팁,교통비,식대 이렇게 받고

월세,공과비,생활비 등등등 하면 한달에 500유로 （7~80만원） 정도 모였던걸로 기억한다.
근데 한달에 500유로 모아서 대학을 어떻게 가냐?


그래서 학비가 싼 유럽으로 눈을 돌렸다.


찾아보고 찾아보다가 우연히 벨기에의 어떤 학교를 알게 되었는데,
보니까 학비는 유럽사람들한테는 공짜 비 유럽권 사람들에게는 1년에 2천유로 3백만원남짓.
이정도면 혜자
근데 들어가기가 존나어렵고 학교에 대한정보가 한국어로 되어있는게 당시에 거의 없었음 ,
특히 내가 지원하려고 했던 패션과는 한국인 입학 사례가 없었고

고민을 정말 많이함. 내가 다시 일본에 가면 전문학교를 가서 다른 애들하는것처럼 해서 평범하게 살 수는 있을거같은데
이거 떨어지면 진짜 답이 없는거임.
그치만 프랑스 워홀 1년을 거의 채워갈때쯤에 다시 여기로 돌아오기를 마음먹음.

그래서 워홀이 끝나고 귀국해서 바로 학생비자를 얻어서 파리에서 어학원을 다니기 시작함.

워홀하면서 모은돈 또 비자 준비하고 어학원등록한다고 거의다 까먹음.

그치만 프랑스에서는 학생들에게 주택보조금을 주는데 당시 200유로가 달달이 나왔음
그리고 워홀때부터 알바했던곳에서 내 사정을 봐줘서 외국인 학생은 주20시간밖에 일 못하지만 그대로 주 30시간으로 해줘서 남은시간은 현찰로 받는 식으로 일을 시작함.

그렇게 프랑스도 본격적으로 공부하기 시작하고 포트폴리오도 준비하기 시작했음

그렇게 1년이 지나고. 벨기에 학교에 입학시험을 보러 벨기에로 감.

입학 시험을 총 6일간 보는데 논술,뎃생은 기본으로 보고 입학을 원하는 과마다 자체적으로 시험이 있었음
현장에서 시험보던 사람들은 나포함 300명 남짓.
4일째날 면접을 보고 마지막날에 합격자를 현장에서 부른다.
내 성이 알파벳 z에 가까워서 가장 마지막에 불러졌었는데 그때 전율은 잊을 수 가없음
18명 합격

했으나. 비자에 문제가 생겨서 2달다니고 결국 귀국해야했다. （입학을 다음년도로 유예를함） 그 동안 일본에가서 백화점에서 판매일+ 어찌저찌 인맥으로 구한 인턴 병행했음. 조금이라도 패션이랑 가까운 곳에서 일하려고. 그치만 당시 코비드가 터지고 알바,인턴 둘다 잘림.
그렇게 1년이 가까운 시간이 지나고 가까스로 비자도 받고 벨기에로 향했음. 벨기에 비자받는것도 개고생했음 .
월 350만원 정도 이상 버는 보증인이 필요한데, 프랑스에서 포트폴리오 한창 준비할때 아버지는 돌아가셨고 어머니는 시청에서 청소일을 하심.
그래서 친척한테도 부탁하고 누구한테도 부탁하고 결국엔 어머니 지인이 해주셔서 겨우겨우 받음 .

뭐 어��든, 벨기에로 가서 열심히했음. 집도 천운이 따랐는지 정말싸게 괜찮은곳을 구했음 （월세 350유로）
근데 학교가 너무 빡세더라 너무너무 빡세더라.

난 백그라운드가 없는 새끼임. 근데 나 제외한 나머지 17명중 절반은 이미 어딘가에서 이미 패션스쿨을 졸업하고 온얘들, 미대다니다가 온애들, 걍 개부자.
출발선부터 달랐음.
그래서 더 악착같이 해서 1학년 1학기 중간심사때 차석함. 1학년이 끝나갔을무렵 내 작품이 학교 사이트,인스타에 올라가자 그후 네덜란드 패션잡지, 영국 （좀많이유명한）잡지 에서 옷 빌려달라고 연락옴. 자잘한 촬영도 많이했고 모 넷플릭스 드랙퀸 프로그램에서도 내 옷을 빌리고 싶다고 연락이왔었음.

그렇게 힘들게 들어갔고 나름 좋은 성적으로 학년을 마쳤는데 2학년이 되자마자 우울증온데다 학교는 더더욱 빡세져서 못버티고 2학년 1학기 하고 자퇴함..

심지어 가뜩이나 돈이없는데 과제��문에 알바도 못하고 진짜 거지새끼처럼 살았음
한번은 저녁식사로 생당근에 케첩발라 먹은적이있는데
의도한건 아니고 걍 너무 바쁘고 뭐 만들어 먹기 귀찮아서 그렇게 먹었는데
나중에 생각해보니까 진짜 ㅋㅋ ㅎ..

여튼 너무 힘들어서 거기 자퇴하고

바로 프랑스에 있는 미대 편입을 신청했는데
거기는 1학년 80명 뽑는데 2천5백명이 몰리는학교임.
편입은 덜 빡세긴한데 2학년 그리고 4학년 （석사1학년） 을 받음.
난 당연히 2학년에 지원을했고 거기는 1차는 포트폴리오 보내고 합격을 하면 면접을 보는 방식
무난히 1차합격하고 면접도 잘보고 며칠후 그 학교에서 전화가옴
합격했는데 3학년으로 합격했다고

기적이 었음

지금은 석사 1학년 논문쓰고 있고 다음달 지방시인턴 면접기다리고 있음.
아직 군대안가서 1학년 마치고 군대가야해.. ㅎ 나이가 차서..

참 지금 까지 너무 빡셋다.
패션을 몰랐다면 어떻게 됐을까 싶기도 하고 정말 갚진 경험을 많이했고 수도 없이 많은 에피소드가 있지만..
솔직히 많이 현타가 올때가 많아. 우울하기도 하고.

첫짤에 있는건 벨기에 학교다닐때 친구가 보낸 메세지야. 저 메세지를 보고 정말 많은 생각을 했어. （프랑스어에서 한국어로 번역되서 저렇게 이상하게 됐는데 의미는 전달 됐을거라 생각해. ）
비록 난 버티지 못하고 학교를 그만둔 실패도 겪었지만, 이걸 어떻게든 기회로 삼아야겠다고..
군대 가야한 다는 사실도 정말 부담이야.

뭘 얻으려고 이런글을 적는건진 모르겠지만.
무일푼으로 유럽와서 부모지원도 못받는 형편이었지만, 10년전 웃대에 패션하고 싶다고 글쓴 시골촌놈이 느리지만 조금씩 성장했다는거에 헛살진 않앗구나 싶기도하고.

정말 무수한 감정이 교차하네..

5년뒤에 다시 올게. 내가 어떻게 되어있을지 너무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