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는 노래를 더 연습해야지, 토익공부를 해야지, 홀로여행가야지, 헬스트레이닝 해야지 하면서 열정이 끓어 넘쳐 계획으로 충만 하던때였다.
그거 한 4일 가더라.
남는거 허무함밖에 없었지.

입대 2달 넘어가는 지금이다.70일이다.
군대 때문에 이렇게 우울하고 허무하고 공허해진건 아니다. 군대오니까 그동안 묵혀놓은게 뒤늦게 나오는거겠지.

어떻게 지내야할지, 어떤 마음가짐으로 살아가야할지 알 수가 없다.
하나부터 열까지 다 헷갈릴 뿐이다.

오래된 고민이 하나 있다. 이제 고민이라 하기도 어설픈거. 예전엔 이뤄지길 바랬던 소원이었지만 지금은 이뤄져도 내 마음에 구멍이 매꿔질지가 의문이다. 아무리 껴안아도 비어가는 기분, 껴안을수록 피가 줄줄 세어나가는 기분.
누굴 만나면 어쩔까. 여행을 가면 뭣하나.
이성을 사귀면 뭐하나. 마싯는것도 먹고 배부르면 그냥 거북감만 드는 음식물아니냐.

그동안 바쁜척 하고 하고싶은거 바로바로 하면서 대충 차끌고 여기저기 쏘다니면서 묻어놔서 잘 안보였는데
군대를 와버리니,
생각을 존나 많이 하게되고
그게 결국엔 나를 힘들게 하네 결국엔 드러나는거야.

군대에 와서도 뒤척여야하는 고민들을 잊어보려고도 하고 인정도 해보고, 다들 각자 잘 살아가길 기도도 해보고.
아무런 의미가 없다.
내가 행복을 느끼질 못한다.
행복하지 않고.
솔직히 군대재대를 해도.
또 해결도 못한체 바쁜 현실을 탓하면서 또 은근슬쩍 묻어가려하겠지. 그게 해결이냐 보류지.
이 오류투성이 성질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