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메라 엔트 편이다.

나는 주로 불행해 보이는 남캐에 몰입하는 편이지만

드물게도 이 에피소드에서는 여성 캐릭터인 코무기라는 캐릭터를 좋아해.

해당 에피소드에는 왕이라 불릴만한 포지션이  셋 등장하는데,

작중 세계관 최강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연재시기 기준으로

압도적인 무용을 보여준데다 헌터 협회의 수장이니 만큼

헌터 측의 왕의 포지션이라고 볼 수 있는

아이작 네타로 회장. 

진중하지 못하고 헤퍼 보이는 노인네라는 첫 인상과는 달리

연재가 진행됨에 따라 상당한 팬덤을 확보하고 네임드 값을 

단단히 해준 인물이야. 이 글에서는 그리 자주 등장하지는 않을거지만.

에피소드 이름이 키메라 엔트 편인 이유가 적들의 군세가

키메라 엔트라 불리우기 때문이야. 그 키메라 엔트의 수장 격이자,

실제로 왕으로서 군림하는 모습을 보여줬고 작품의 핵심인

메르엠.

공식 설정상 스텟치는 불명이야. 무력이나 기교는 물론 지능적인 면에서까지 그래프를 뚫고 Full over 로 스탯이 표시되어 있거든. 키메라 엔트들이 왕으로 섬기며 자신도 자신을 왕이라 여기고 헌터들도 메르헴를 최대의 난관으로 여기는 말 그대로 그냥 얘는 왕이 맞음. 키메라 엔트 편의 주인공 격인 인물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어. 

음.... 헌터 측 수장도 나왔고 키메라 수장도 나왔는데 나머지 수장이 있나요? 키메라 편은 두 세력간의 다툼이잖아여? 라고 할 수 있어. 실제로 수장들은 모두 나왔지만 왕이라 불릴만한 인물이 하나 남았는데

바로 군의의 왕, 코무기 님 되시겠다.

헌터X헌터를 읽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인정하겠지만

사실상 키메라 엔트편은 메르엠과 코무기의 이야기라고 봐도 무방하지.

일단 코무기는 상당히 재밌는 설정을 가지고 있어. 

첨부파일에서도 알 수 있듯이,

굵고 진한 송충이 눈썹, 헝클어진 머리, 엉망으로 묶은 양갈래 머리,  초라한 복색과 사용하는 말투가 사투리인 점을 보면 시골 출신의 촌스러운 여자 아이라는 점이야. 물론 작가 분의 괴물같은 그림 실력으로 인해 그냥 눈썹이 진한 미소녀로 보이긴 하지만 촌스러운 시골뜨기를 의도하신 건 충분히 알 수 있지. 게다가 이 소녀는 맹인이고 작중에 등장하는 능력인 넨 능력을 사용할 수 있는 인물도 아니야. 

그렇다면 이 시골뜨기 맹인 소녀는 왜 왕이라 불리느냐 하면 작중에 등장하는 군의에 한해 엄청난 실력을 가진 고수이기 때문이야. 군의는 일본식 장기에서 모티브를 따온 일종의 장기라고 할 수 있는데 맹인이라는 핸디캡상 이 소녀는 장기판을 머릿속에서 구상한 뒤 장기를 두는데 군의에서 마스터라는 칭호를 달고 있는 초월적인 능력을 보여줘.

그란데 공식 설정상의 지능은 2로 초라한 편이다. 

말 그대로 군의에 한해서 초월적인 능력을 보여주는 인물이지. 그리고 군의에 임할 때 한정으로 맹인임에도 불구하고 눈을 뜨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눈이 상당히 크고 이쁜데다 벽안의 소유자라 외모 버프를 한번 더 받는 모습을 보여준다. 아무튼,

이 소녀는 등장도 상당히 초라한데... 메르엠이 키메라엔트 왕국을 건설해가면서 일종의 선별과정을 거치고 있었는데 이때 메르엠은 지루하다는 이유로 체스, 바둑 등의 마스터를 끌고 와 일종의 도장깨기를 하고 있었지. 초월적인 지능을 가지고 있는 왕답게 메르엠은 각 분야의 룰, 패턴, 수까지 빠르게 터득하고 마스터들을 간단히 양학해버려. 그리고 죽여버리는 과정을 반복하던 중 군의라는 게임에 마스터로서 끌려온 시골뜨기 소녀가 바로 이 코무기라는 소녀였어. 

결과는 메르엠의 패배였어. 하지만 메르엠은 왕이란 말이야. 그는 빠르게 군의에 대한 모든 걸 학습해 나갔고 실력은 일취월장 발전하고 있었지. 그래서 메르엠은 코무기를 압도하고 죽여버렸을까? 

결과는 아니었다, 지. 죽어 버렸으면 에피소드의 주인공이라 불릴수가 없으니깐. 메르엠은 코무기를 이길 수 없었어. 메르엠이 엄청난 속도로 군의를 터득하고 있었던 건 사실이었지만 코무기 역시 메르엠과의 대국을 거듭할 수록 엄청난 속도로 군의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고 있었기 때문이야. 메르엠이 대국당 10포인트의 대국력를 획득한다고 했을때 코무기는 항상 매 대국당 10~15포인트의 대국력을 획득하고 있는 상황이라 메르엠이 군의에서 코무기를 압도할 수 없는거라 이해하면 쉬울거야. 그리고 이 과정에서 코무기는

메르엠과 게임을 했던 다른 게임의 마스터들의 메르엠에 대해 공포를 드러낼던 것과는 달리 코무기는 메르엠과의 대국에서 대국에만 열중하는 모습을 보이며 그를 두려워하지도 않았고 오히려 좋은 대국 상대를 만나 기쁘다는 뉘앙스의 발언을 하는 등 상당히 4차원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티배깅=체어샷이라는 만국 공통의 룰을 실천할까 잠시 고민하던 메르엠은 다른 쪽으로 수를 틀어 보기로 하는데 그건 바로 코무기가 인간이라는 점을 이용하기로 한 거야. 

"네가 날 이긴다면 네가 말하는 어떤 소원이든 이루어준다. 대신 왼 팔을 걸어라. 나에게 지는 즉시 네 왼팔을 뜯어버리겠다."

라는 협박질을 시전한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을 욕망, 그리고 두려움이라는 감정을 동시에 자극함으로서 코무기를 심리적으로 위축되게 만든 뒤 승리를 거두겠다는 다소 메르엠의 성격과는 맞지 않는 협박을 시전한 것인데 이에 코무기는

"난 10여명의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다. 그러므로 나는 대국에서 패배할 수 없다. 대국에서 패배하면 마스터에서 내려와야 하며 더 이상 가족들을 책임질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나는 대국에 임할 땐 언제나 목숨을 걸고 있다. 그러므로 내가 대국에서 패배할 시 왼팔이 아니라 목숨을 거두어 달라."

".......!!!"

라고 응수하지. 코무기의 각오를 들은 메르엠은 눈 앞이 아찔해질 지경이었어. 눈앞의 초라한 여자아이의 각오에 메르엠은 각오가 부족했던 쪽은 오히려 자신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거야. 

자신의 발언이 소녀의 각오에 비해 얼마나 한심한지를 깨달은 메르엠은 코무기에게 웃기지도 않는 협박으로 널 모욕했다. 내가 사과하겠다."며 키메라 엔트의 왕 답지 않은 발언을 하며 자신의 팔을 잡아 뜯어내 버려. 물론 대국을 유심히 보고 있던 메르엠의 부하들이 달려들어 치료를 하려고 했으나 메르엠은 이를 완강히 거부하는데 치료를 받지 않으면 더 이상 대국에 임하지 않겠다는 코무기의 말에 하는 수 없이 치료를 받아들이지.

이 장면이 메르엠의 승부욕을 살짝 엿볼 수 있는 장면이야. 사실 코무기 정돈 그냥 죽여 버리면 그만이지만 메르엠은 그러지 않아. 오히려 자신을 한심하게 여기고 그 대가로 팔을 뜯어 버리지. 이건 메르엠 자신이 자신에게 내린 대가이자 자신이 치뤄야할 대가였어.

그러므로 치료를 거부했던 거지. 그런데 코무기가 대국을 빌미로 치료를 강요하자 메르엠은 자신에게 내린, 자신이 치룰 대가까지 한 수 물리고 치료를 받는 모습을 보여줘. 이유는 간단하지.

코무기를 이기고 싶으니까. 물론 힘으로야 가능하지만 메르엠이 원하는 건 대국에서의 승리지. 그리고 사실 중간에 적지 못했는데 메르엠이 코무기를 이기기 위해 마련한 장치는 하나 더 있었어. 

그건 인간이 가진 체력적인 한계를 이용하는 거였지. 쉼없이 대국을 치룸으로서 코무기의 피로도를 쌓고 그로 인한 코무기의 자충수를 유발하는 장치였지. 그러나 메르엠은 코무기가 지친 기색을 내보이자 이내 이 장치도 포기해 버려. 이 승리는 자신이 원하는 방식이 아니라 생각한 건지 단순한 심경의 변화인지는 모르지만 이렇듯 키메라 에피소드에서 코무기는 상당히 중요한 포지션을 가지고 있지.

그건 바로 키메라 왕 메르엠의 정신적인 성장에 필요한 장치로서 활용된다는 점이야. 하루는 쉴새 없는 대국에서 또 쳐발리고 현타가 온 메르엠은 이러한 생각도 해.

"내가 지금 고작 이런거에 뭘하는 거지? 그냥 죽여 버리면 되는거 아냐?"

자신이 한 생각에 만족했는지 메르엠은 즉시 코무기를 죽이러 간다는 추진력을 보여 줘. 리더로서 갖춰야 할 덕목이긴 하지만 방향이 좀 잘못 된 거 같긴 하지...만 악당이니까.

그런데 막상 코무기를 찾아간 메르엠은 코무기를 죽일 수 없었어. 코무기는 왠 새 새끼한테 공격을 받고 있는 와중이었거든. 대신이라기엔 뭐하지만 코무기 대신 새를 죽여버린 메르엠에게 코무기는,

"폐가 될까 싶어 비명을 지르지 않았다."

라는 발언을 하지. 이에 메르엠은 상당히 난색을 표하는데.... 자신은 이 약한 인간에게 무엇을 하려고 했던 것인가 라는 딜레마에 빠지게 된 것이지. 마땅히 할 말도 없었던 메르엠은 부하중에 네페....네페르.... 니들이 좋아할 만한 고양이 수인이 있어. 메르엠의 부하지. 암튼 수인을 부른 메르엠은 님 이거 알고 있었음? 이라고 묻는데 수인의 대답이 걸작이지.

" ㅇㅇ.... 근데 왕께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라 생각해서 냅둠."

이에 메르엠은 앞으로는 자신을 챙기듯 코무기의 주변도 항시 경계하며 지키라는 다시 한번 키메라 왕으로서 부적절한 발언을 하는 모습을 보여줘. 코무기로 인해서 메르엠에게 존재하지 않았고 존재해서도 안되는 인간성이라는 것이 자리잡고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 중 하나야. 

하나 하나 열거하자면 너무 기니깐 조금 스킵을 하자면 헌터협회에서 드디어 키메라 진영에 선빵을 날리는 사태가 발생하게 되는데 일종의 대규모 공습이었어. 물론 모든 스탯에서 오버 스택이신 메르엠님께는 조족지혈만한 데미지도 주지 못했지만 메르엠의 머릿속에는 한 가지 존재가 스쳐 지나가지.

코무기... 메르엠은 바로 코무기에게로 향했는데...

코무기는 공습의 여파에 치명적인 부상을 당한 뒤였어. 이 장면의 연출이 정말 맛있는데 메르엠의 표정이 검은색으로 블라인드 되어 있지. 메르엠이 왕으로서 지어서는 안될, 인간들이나 짓는, 절망에 휩싸인 표정을 짓고 있는데 그 정도가 극한의 상태라는 걸 표정을 아예 가려 버림으로서 상상하게 만들어 버렸어. 

그만큼 메르엠이 인간적인 감정을 가진 존재가 되었음을 시사하는 장면이라고 볼 수 있지. 헌바헌은 신이야....

짤 주우러 다니면서 얼핏 본 정보로는 해당 장면은 예술품의 오마주이기도 하다는 모양이다. 그리고 코를 흘리지 않는 코무기는 정말 이쁘잖아. 아무튼 이 때의 메르엠을 표정을 본 모든 이들이 각자 다른 난색을 표하기도 해. 

다시 한번 메르엠은 왕으로선 해선 안될 말인 코무기를 치료하고 지키라는 말을 하고 전장으로 발을 뗀다. 이 때 메르엠은 찰나의 순간 적장의 뒤를 잡음으로서 승패를 가를 수 있었지만 배후를 잡았음에도 공격하지 않았어. 코무기로 인해 많은 변화를 겪은 메르엠이기 때문이지.

전장으로 향한 메르엠은 어떻게 됐을까. 

그건 스스로 읽어 보는 걸 추천할게. 이미 많은 네타를 보았겠지만 라스트 하이라이트까지 스포하긴 좀 그렇잖아.

"코무기, 거기 있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