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몇달이 지났는지도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인터넷에서 카페를 돌아다니던 도중 고양이를 무료로 분양한다는 글을 보고 동생과 함께 분양을 받아 왔습니다.
너무 작아서 박카스 케이스에 들어갈 정도의 검은색에 배는 흰색 발은 발목양말을 신은듯한 흰색의 작은 새끼
고양이였습니다. 부모님께서 허락을 안해주실까라는 생각은 하지도 않고 그 작은 새끼 고양이를 분양 받아 왔습니다.
부모님 께서도 처음에는 반대를 하시다가 설득을 하게되어 그 작은 녀석을 기르는것을 찬성해 주셨습니다.
그렇게 몇달동안 그 작은 새끼 고양이는 저와 동생이 제일 끝의 방의 베란다 그 좁은 공간에서 기르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차츰 먹이주는것도 그렇고 고양이가 점차 커져감에 따라 그리고 저는 고등학생이기에 학교가 끝나고 오면 그냥 잠이들어 있는지 없는지 조차도 신경을 안쓰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몇개월이 지나 고양이는 병이 들었습니다. 몸의 여러군데에 털이 빠지더군요.
동물병원에 가서 몇번을 주사를 맞히고 동생이 약을 먹여서 치료가 되었습니다..
그때 저는 솔직히 고양이에 대해 귀찮은 감정까지 느끼고 있었습니다.

겨울이나 여름이나 고양이가 있던곳은 끝쪽 방의 작은 베란다 였습니다.
동생이 아주... 아주 가끔이나마 꺼내서 목욕을 시켜 준것 외에는 외출이라곤 거의 없었습니다.

이후에는 어머니께서 불쌍해 보여서 먹이를 주셨습니다.

그리고... 지난주 고양이가 저 작은 베란다에서만 사는것이 불쌍해 보여 결국 풀어주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아파트 단지 내의 작은 공원에 풀어주고 이제 한시름 놓았다 여기고만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제

동생이 울먹이는 말투로 키웠던 고양이가 죽었다고...
풀어준 그 자리에서 죽어있었다고...
어머니께 말하더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전까진 몰랐습니다.
한 생명이 그렇게 소중한지를.
그리고 이제야 뒤늦은 후회를 합니다.
정말 미안하다고... 이름조차 제대로 불러주지 못한걸 미안하다고...
한 가족으로 맞이할땐 언제고 이런짓을 했는지...
이전엔 몰랐습니다..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그에게 정말로 무릎을 꿇고 사과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이젠 늦었다는 것을 압니다..

집에서 키운 고양이라 사람을 무서워 하지 않는다는것.
그리고 그 작은 베란다 안에서만 갖혀서 사료만 먹고 자란 그가 과연 바깥에서 생활할수 있는가를.
전혀 생각도 안한채 밖에다 풀어주자는 말만 했습니다.

동생의 말로는 누군가가 괴롭혀서 죽은것 같다고 하더군요.

전 시체조차 보지 못했습니다.
근처 경비아저씨가 치우신것 같다고 하더군요.

과연 그가 도망갈 곳이 있었는지...
그가 먹을것은 있었는지...
저항할 힘이 있었는지...

이젠 후회해도 늦었다는것을 압니다.
그에게 정말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사과하고 싶습니다.
다른 삶에서는 더욱 나은 행복한 삶을 살기를 바랍니다.

정말... 정말... 미안합니다.....

정말... 정말... 미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