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수필대회 열었는데

야동남매로 나가게 됐어요

작품 올립니당 떨리네염

누나와의 서먹함







20070111

윤재학




“아...... 뭐가 이렇게 시끄러워”




방에서 자고 있던 나는 거실에서 들리는 소음 때문에 잠에서 깨버렸다.




그 소음이 나를 깨우지만 않았더라도, 그 날은 어쩌면 지금쯤은 생각도 나지 않을 평범한 날이 였을텐데 말이다.




밖에서는 계속해서 ‘타닥타닥’ 기분 안좋은 소리들이 들려왔다. 그것이 키보드를 두들기는 소리라고 생각했다.




“아 무슨 이 밤중에 컴퓨터를 하는거야




또 누나가 동방신기 팬카페에서 채팅하고 있나보다...”




나는 키보드로 인한 소음을 무시하고 자려고 했으나, 계속 그 소음이 신경이 쓰여서 뒤척였다.




결국 나는 내 방문을 열고 거실로 나갔다.




“어...... 어어!?!?”




나는 내 눈 앞에 펼쳐진 광경을 보고,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나의 친누나로 추정 되는 물체가 컴퓨터로 “야한동영상” 을 보고 있었다.




“...누...누나?”




“...어..어머!!!!!!!!!!!!!!!!!!!!! 재학아!!!!!!!!!!!!!!!!!!!!”




누나는 황급히 모니터를 껐다.




하지만 스피커는 안껐다.




거실에는 스피커에서 들려오는 신음소리를 제외하고는 침묵이 흘렀다.




“누나......”




“저..저기..오해야”




“......”




“진짜 오해야”




“왜....... 왜 그랬어.....?”




“재학아 진정하구 들어봐, 누나가.......”




“왜 내가 받아놓은걸 봤어......?




아, 아니 이건 중요한 게 아니지.......”




나는 당황해서 말조차도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내 앞에 누나가 너무나 낯설었다. 누나는 내겐 빈틈이란 것을 잘 보이지 않은 엄격한 누나였다. 항상 빈틈이 없어보였고, 그래서 너무나 커보였던 누나가 지금 내 앞에서 새빨개진 얼굴로 스피커 볼륨을 줄이고 있다.




“재학아......




저기....... 재학아.......”




누나는 나를 애절하게 바라보면서 계속 내 이름을 불렀다. 나는 속으로 간절히 원했다.




‘제발 모든 것이 꿈이라고 말해주기를......’




하지만, 누나의 입에서 나온 말이 너무나도 현실적이기에 가슴이 코끼리 상아로 찌르는 듯 아팠다.




“비밀로......해줘.......”




나는 당장이라도 누나를 잡고 따지고 싶었다. 왜 야동을 본 것인지 ....... 누나는 여자인데 ....... 우리 누나는 나와 다른 생물체라고 믿었는데, 아닐 줄 알았는데, 아니길 바랬는데 ......




“나 잘래




신경쓰지마 누나




나 자면 다 까먹는거 알지? 헤헤......”




나는 어색하게 웃어보이곤 내 방으로 들어갔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아, 담배라는 건 이럴 때 피는 건가’ 라고 느꼈다. 무서웠다. 항상 근엄한 모습을 보여줬던 우리 누나였다. 더욱이 늦둥이인 나와 나이차이가 많이 났었기에 항상 멀게만 느껴졌던 나의 누나였다. 그러던 누나가 어째서 그런 본능의 너무나도 충실 해버렸을까?




누나의 외모는 참 못났다. 그래서인지 남자친구는 있을 리가 없었다. 어쩌다가 남자를 만나도 항상 남자 쪽에서 다른 여자가 생기거나 , 질린다는 이유로 떠나곤 했다. 나는 아랫입술을 꽉 깨물며 생각했다.




‘우리누나...... 얼마나 외로웠을까? 누나는 왜 집안의 열성인자만 다 받은거야 왜......? 난 누나 닮았단 말이 제일 무섭단말야......’




나는 누나를 이해하고 용서하기로 했다. 누나도 사람이고 외로움을 느낄 수 있으며, 목이 마를 때 물을 찾듯이 외로울 때 야동을 찾을 수도 있는 일이였다. 게다가, 우리누나는 야동을 볼 권리가 있는 성인이였다. 사실 누나가 야동을 봐서 손가락 질 받을 이유는 없었다. ‘내일부터 누나를 보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편하게 대해주리라’ 라고 생각하는 내 자신을 대견스러워 하면서 나는 곤히 잠들었다.




다음 날, 난 누나를 최대한 편하게 대했다.




“누나 잘 잤어 ?




누나, 지금 TV에서 누나가 좋아하는 ‘이 죽일 놈의 사장’ 재방송해”




“어~? 진짜네 !!




너무 재밌어 이거~”




누나는 괜히 신나는 척 콧소리 내며 말했다. 지금 자신이 나와 대화하는 것이 안 어색하다고 말 해보이려는 행동 같았다. 안쓰러웠다.




나는 드라마를 보고 있는 누나를 유심히 보고 있었다.




‘은근히 정이 가게 생겼는데, 남자들은 왜 우리 누나의 매력을 몰라줄까?’




갑자기 누나가 측은해보였다. ‘이제 잘해줘야지. 나중에 대학 가면 선배들이랑 많이 친해져서 소개도 시켜줘야지’




이런 생각까지 했었다. 그러던 중, 누나가 화장실을 갔다.




그리고 머지않아, 누나의 핸드폰 벨이 울렸다.




“재학아




누나 방에 핸드폰 있는데 좀 갖다 줘”




“알았어 누나 ”




나는 누나에게 기꺼이 핸드폰을 갖다 주기 위해 누나 방에 들어갔다.




“얼마나 연락이 안오면 핸드폰도 안들고 다니고 방에 놓고 저러냐......




배트남 총각이라도 사야지 원......”




고개를 저으며 저렇게 중얼거린 뒤, 벨소리에 집중하며 핸드폰의 위치를 찾고 있는 순간 흥미로운 책을 발견했다.




그 책에 제목은 [신화 세미누드집] 이였다.




‘.......’




누나에 대한 연민은 싹 사라졌다.




“짐승 같은.......”




나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 나이도 먹을 만큼 먹고, 지성도 갖출 만큼 갖춘 여자가 에릭 엉덩이는 봐서 어디에 써먹겠단 것인가




‘신화 세미누드집’ 파문 이후로 나는 누나와 조금 거리감이 생겼다. 누나는 괜히 TV에서 야한장면이 나오면 슬금슬금 내 눈치를 봤다. 누나나 나나 밤에 컴퓨터는 절대 하지 않았다.




그 일이 있은 지도 2년, 지금은 대학에 와서 많은 여자애들을 알게 됐고, 또 여자들도 몇몇은 그런 동영상을 본 단 사실을 알게 되어 누나를 용서하게 됐다. 오히려 난 야동 보는 누나가 좋다. 항상 빈틈이 없어 보였던 완벽주의자 누나보다는 한밤중에 TV로 야한영화를 보다가도 내가 나오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바둑채널을 틀어버리며 식은땀을 흘려대는 누나가 더 좋다는 이야기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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