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헉…… 헉……”
으스름 드리운 새벽빛 아래로, 검은 후드를 뒤집어쓴 젊은 남자가 거친 숨을 몰아쉬며 건물 사이를 헤집어댔다. 그러나 그는 얼마 가지도 못하고 벽돌 건물 외벽에 기대 쓰러지듯이 주저앉아버렸다.
“빌어먹을―” 붉은 피가 스며든 후드를 힘껏 찢은 사내는 허벅지에다 꽉 묶었다. “워런…… 젠장, 젠장, 젠장!”
남자는 한동안 욕을 쏟아냈다. 그의 몸엔 성한 곳이 없었다. 허벅지는 깊게 베여 있었고 왼쪽 눈은 퉁퉁 부어 있었으며 옆구리엔 심한 피멍이 들어 있었다. 피를 너무 흘린 탓인지 한여름임에도 온몸이 으슬으슬했다.
그러나 계속 가야만 했다. 품 안에 안고 있는 작은 생명체를 한시라도 빨리 안전한 곳으로 맡겨야 했다. 자신의 품에서, 자신이 속한 세계에서 벗어나게 하려면 서둘러야 했다. 사투를 벌인 덕택에 추격자를 떨쳐낼 수 있었지만 남은 문제는 돌아가는 시간이었다. 초저녁부터 델리스 성에서 모습을 감췄기에 수호자들이 충분히 의심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 때문 ...... [ 크롤링이 감지되어 작품 일부만 보여 드립니다. 웹소설 작품은 검색 크롤링이 제한되어 있으며, 사이트에서 직접 작품을 감상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