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는 퇴원한 지 5일이나 지났지만 페이토포스와 나눈 대화가 아직도 생생했다. 학교에서든 집에서든 그와의 얘기를 틈날 때마다 떠올렸지만, 궁금증이 풀리기는커녕 더욱 아리송하기만 했다. 황당하게도 기사단장이라니? 지금이 서양 중세시대도 아니고 웬 기사단 타령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렇지만 그저 헛소리로 여기고 싶었어도 페이토포스의 태도가 너무나도 진지했던 게 마음에 걸렸다.
전학가기 전 마지막으로 등교하는 오늘, 연이는 아침부터 교무실로 불려갔다. 그동안은 교무실로 몰려든 학부모들에게 사과하러 가야했지만 오늘은 달랐다.
“자, 이건 전학 가게 될 학교에 제출하면 된다.” 담임선생님이 연이에게 갈색 봉투를 건넸다. “그러면…… 이제 가도 좋다. 건강해라, 어 연. 전학 가서도 말썽 부리지 말고.”
연이는 마지막까지 본분을 다한 담임선생님에게 꾸벅 인사하고서 교무실을 부리나케 나왔다. 책가방을 짊어진 그녀가 복도를 나아가자, 중간마다 마주치는 아이들이 부리나케 달아나는 모양새가 연출됐다. ...... [ 크롤링이 감지되어 작품 일부만 보여 드립니다. 웹소설 작품은 검색 크롤링이 제한되어 있으며, 사이트에서 직접 작품을 감상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