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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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고개는 '처녀 고개'라 불려지고 있었다.

언제부터, 왜 그런 이름이 붙었는지는 모른다.

고개의 한 쪽에는 바닥을 모를 만큼 깊고 넒은 연못이 있고,

울창한 나무들에 둘러싸인 둑이 외딴 집 마당까지뻗어 있었다.

그리고 그리 넓지 않은 고개의 반대쪽에는 황량한 느낌을 주는 잡목림이 펄쳐져있었다.

고개 위까지 올라가면 커다란 도로와 겹치지지만, 고개 밑에는 인가도 없고

인적도 드물었다. 해가 높이 떠 있는 동안에는 지름길로 가려고

이 길을 가는 사람이 가끔 있으나, 날이 저물면

혼자서 처녀 고개를 넘기보다는 차라리 몇 킬로미터를 더 가더라고

에움길을 택하는 게 보통이었다. 그만큼 처녀 고개는 적막하고 캄캄했다.

남자가 고개를 올랐던 것은 그러한 사실을 전혀 몰랐기 때문이었다.

장사하다 늦어서 한시라도 빨리 집에 가려는 길을 서두르는 40대 초반의 남자였다.

그는 조금이라도 가까운 길을 찾다가 낮에 한번 지나가본

적이 있는 처녀 고개에 닿았다. 새하얗게 빛나는 달이 발 아래를 비추고

있었다.

새우등을 하고 얼마쯤 고개를 올랐을까. 잠시 쉬려고 머리를 들어보니 연못가에 한 여자가

있었다. 어깨가 들썩거리는 걸로 보아 울고있는것 같았다.

문득, 저 여자가 물에 뛰어들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들었다.

남자는 근본이 착한 사람이었다. 그는 자신이 할수있는 일이라면 도와주든지,

아니면 위로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발길을 멈추었다.

웅크린 뒷모습이었지만 여자는 날씬했고, 차림새나 머리 모양에서 젊은

아름다운 기품과 향기가 풍기고 있었다.

"아가씨, 어째서 이런곳에서 혼자 울고 계십니까? 무슨 걱정이 있는진

모르겠지만 제가 도와줄 일이라도 있으면 말씀하십시오. 기꺼이 힘이 돼 드리겠습니다."

그러나 여자는 양손으로 얼굴을 감싼 채 계속 울기만 했다.

남자는 이 처녀가 착하고 순진하다고 생각하면서, 허리를 굽히고

다시 부드럽게 말했다.

"제 말을 들어보세요. 이런 한적한 곳은 밤중에 여자가 혼자 있을곳이 못돼요.

이제 그만 울고 빨이 돌아가세요. 가까운 곳이라면 바래다 드리죠. 자, 울지마세요."

여자는 이제서야 남자의 부드러운 말을 알아들었는지 조용히 일어섰다.

여자는 의외로 키가 커서 남자와 거의 비슷했다. 그러나 울음은 그치지 않았다.

남자에게 등을 돌린 채로 얼굴을 숙이고 계속 울고있었다.

남자는 여자의 어깨위에 아주 자연스럽게 손을 올리고 부탁하듯이 말했다.

"자, 제발 울지 마세요. 나까지 슬퍼지잖아요. 부탁이에요."

......그러자 여자는 시선을 아래로 깔고 천천히 뒤돌아 서더니

얼굴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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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춫현 구걸!!

（cksn08 님 죄송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