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빨갱이 영화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미국에서 개봉했고, 상도 탄 영화죠.

사실 이게 미국의 자신감이 아닌가 싶습니다. 스푸트니코 위성에 대한 답례로 퍼스트맨 닐 암스트롱을 달에 보냄으로써 냉전에 승리를 거머쥔 미국의 어떤 자신감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고전 명작이지만 사실 런닝타임은 세시간이나 되는 데다가
중간중간 인터뷰 장면들이 섞여 나오기 때문에 재밌는 영화라고는 부를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한 번 쯤은, 꾹 참고 봐 볼만한 영화입니다.

영화의 배경은 1917년 러시아에선 2월과 볼셰비키 혁명이 일어날 때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참여한 미국인 칼럼니스트, 공산주의자 존 리드의 이야기를 다루는 영화입니다.

이 인물은 초반엔 조금 어설픈 이상론자인 것 같습니다. 저 멀리 러시아에 혁명에 물결이 일고 있음을 알게된 이 이상론자는 러시아로 직접 가게 됩니다.

그 속에서 당원이 되어 활동하던 그는 또다른 각성의 면모를 보여주면서 러시아 혁명에 참여한 미국인이라는 이질적이면서 객관적일수 있는 시각을 보여줍니다.

영화는 이 인물의 일대기를 다루면서도 꽤나 객관적인 시선을 유지합니다. 이 존 리드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외부인이 항상 등장하면서 설명하고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이런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등장하는 또 한 명의 인물은 여주인공 브라이언입니다. 사실 제가 보기에 이 인물은 좀 골때리긴 하지만 이후 이 인물도 어떤 각성을 하게 되는 인물이기도 합니다.

이 브라이언은 굉장히 어설픈 페미니스트입니다. 이 인물은 결혼은 안 믿는다면서 존 리드와 결혼합니다.（?） 자유연애를 표방하면서도 유진 오닐（잭 니콜슨）과 불륜을 목격한 존 리드가 별 말 없이 넘어가자 오히려 역정을 내며 떠나버리는 인물입니다.

이후 유진오닐과의 관계를 청산하고 존 리드를 따라가는 것도 좀 이상하구요.

좀 이해 안 가는 인물이긴 합니다... 여담이지만 잭니콜슨의 로맨스라니....은근 재밌는 지점입니다ㅋㅋ

하지만 브라이언과 존리드가 서로 변증법적인 균형과 발전을 보이면서 인물의 각성을 보여주는 지점은 굉장히 흥미롭습니다.

우리도 어설픈 사람들끼리 모여서 서로 옥신각신 하며 살고 있으니까요.

아마 이들의 사상에 공감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크게 거부감이 드는 장면은 없을 겁니다. 영화가 꽤나 객관적인 시각을 유지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사상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도 과감히 없애버립니다.

아마 이 영화는 인물에 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겠죠.

영화를 직접 보시며 존 리드란 인물은 어떤지 생각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