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난 고등학교 1학년이야..

어릴때부터 외할머니가 맞벌이하시는 부모님 대신에 나 학교 보내고 밥 먹이고 진짜 많이 챙겨주셧어
항상 새벽부터 일어나셔서 내 아침 준비해주시고 항상 문 앞까지 나와서 손 흔들어 주시고
근데 한 2달 전부터 할머니랑 의사소통이 힘들어졌어

예를 들어
"할머니, 누나 알바 갔어?"
"그래, 다음 주가 엄마 생일이야. 엄마 생일도 챙겨주네 착한 아들이"
"응? 아 그러게 나 생신선물 뭐 드릴지 고민이다."
이런 식으로 대화가 항상 이어지지가 않고 말을 잘 못들으시는 것 같아
할머니도 자기가 잘 못 듣는다는 것도 알고 계신거 같으신데 한번에 못들으시면 되게 나를 미안한 표정으로 쳐다보셔..
나는 그 표정보면 울거같아서 항상 할머니 말에 대답만 했거든
그런데 그냥 넘어가는게 맞는건지 잘 모르겠어.. 할머니한테 뭐라고 해야 할 지도 모르겠고
왠지 치매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자꾸 들어서 너무 우울해
방금 시험끝나고 집에 와서 아랫집 리모델링으로 시끄럽지 않냐고 물어봤는데..
무슨 말하는거녜.. 진짜 그때 울뻔 했어 진짜 정정하시고 유쾌하신분이신데
요즘 들어 멍때리는 시간도 많아지시고

내가 어떻게 해드려야 되는거야 형들? 엄마한테 할머니 이상하다고 말해도 그냥 넘어가시는 것 같고..
이렇게 계속 넘어가는게 맞는거 같진 않은데 뭘 어떻게 해드려야 할지 모르겟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