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살면서 영화를 보다가 토할뻔한 적이 딱 두 번 있다

하나가 15년 전에 본 <기니어 피그:혈육의 꽃> 이었고 다른 하나가 바로 이 <세르비안 필름> 이었다

영화는 사람들의 입에서 하나같이 나오는 말들이 사실임을 증명하듯 너무 잔혹하고 역겨웠다

감독이 정말 순수하게 독기를 품고 극장 개봉 및 수입 따위는 다 필요 없다고 외치는 듯한 느낌...?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나 극단적으로 비윤리적이고 비도덕적인 영화가 나올 수 가 없겠지

영화를 다 보고나서 세르비아 라는 나라에 대한 조사를 좀 해보고 나서야 영화의 의미를 어느 정도 알 수 있었다

유고슬라비아 연방에 속해있다가 연방을 이탈한 크로아티아와 슬로베니아, 그리고 이를 저지한다는 명목으로

2차 세계대전 이래 가장 끔찍하다 평가되는 대학살을 일으킨 세르비아

（당시 세르비아의 대통령이었던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현재는 사망했지만 인간 도살자라는 별명으로도 불렸다는데 이 정도면 거의 나치의 요제프 멩겔레 급 아닌가）

영화 속 부크미르는 밀로셰비치를 의미하는 인물이 아닐까 싶었다.

끊임없이 희생자는 돈이 된다, 우리는 희생자라는 말로 주인공 밀로스를 현혹하고 스너프에 가까운 포르노를 진행시키는 그의 행보는 정말 끔찍하기 그지 없다

어쩌면 그 당시에도 밀로셰비치 대통령은 민족주의를 내세우며 '연방을 이탈한 나라들이 우리를 희생양 삼을지 모른다' 라는 말을 했을지도 모를 일이고. 근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부크미르가 할 말은 아니지 않나...?

밀로스와 그의 가족에 대한 파멸은 전쟁 속에서 피와 눈물을 흘려야만 하는 민간인을, 그리고 영화 속에서 끔찍하게 희생되는 사람들은 어쩌면 밀로셰비치로 인해 죽음을 당한 사람들을 암시하는게 아닐까...?

인터넷을 뒤져보니 이 영화가 세르비안의 포르노 사업에 대한 비판이라는 글도 있던데

그것도 어찌보면 맞는 말이기도 한 것 같다.

부크미르가 포르노 사업이 국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일장 연설을 늘어놓는 장면도 있었으니까.

하지만 그 장면 하나 만으로 이 영화의 모든 것을 설명하기엔 무리가 있는 것도 사실이고.

아무튼 그냥... 이 영화는 안 보는게 좋다. 설령 상대가 부모의 원수라고 해도 난 이 영화 추천 못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