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말 하면 설득력 없다는 걸 알지만, 나는 고어 영화를 그렇게 썩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이 뭔 개소리야 라고 할지도 모르겠지만 정말이다 -_-;; 내가 굳이 고어 영화를 볼 때는 딱 두 가지 상황인데

하나는 단순 호기심이고 또 하나는 감독이 어떤 메세지를 고어로 표현 했을 때 정도이다

（후자의 경우는 로우 / 네크로맨틱 / 슈람 / 자살 클럽 등등....）

뭐 이제는 고어 영화계의 바이블이자 클래식 （?） 이 되버린 이 시리즈를 정주행한 기념으로 그 흔적을 남겨보려고 한다

1.<기니어 피그 : 악마의 실험>

-이걸 영화라고 해야 하나, 싶은 물건 중 하나. 스토리는 커녕 제대로 된 오프닝 크레딧, 엔딩 크레딧도 없는 걸 보면 이 영화의 목적은 바로 나온다

페이크 스너프 필름. 그것 외에는 다른 목적이 있을까, 싶은 영화다

인간이 어느 정도의 고통까지 참아낼 수 있는가 를 실험한답시고 그냥 죄 없는 여자 한 명 납치해서 온갖 고문에 가까운 짓거리를 보는 건 사실 그닥 유쾌한 경험은 아니었다

그렇다고 연기자들이 연기를 잘 하냐, 하면 그건 또 아니고....

마지막의 그 유명한 송곳 장면은 그래도 나름 그 당시 시대를 감안하면 꽤나 뛰어난 수준이라 보고 나서 '뭐 이런 ㅈ같은 영화가 다 있나' 싶은 생각밖엔 들지 않았고

이 영화는 내 인생 최악의 명화 중 하나였'었'다

적어도 2편을 보기 전 까진.....

2.<기니어 피그 : 혈육의 꽃>

-기니어 피그 시리즈의 간판급 영화.그나마 1편보다는 약간 발전해서 스토리가 10% 정도는 들어간 느낌....이지만

그래봤자 태평양에 꿀벌 한 마리 빠졌으니 꿀바다라고 우기는 격 아닌가 싶기도 하다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왠 미친 싸이코가 여자를 납치해서 약물을 주사하고 역겨운 신체 훼손을 하는 장면을 쉴 틈 없이 보여준다

사람에 따라 옛날 영화라서 특수분장이 허접하다고 하는 사람이 좀 있던데...

이 영화의 고어씬이 뛰어나다는 느낌을 받는 이유는 사실 특수 분장 뿐이 아니라 사운드에 있다

특히 뼈가 우드득 하고 잘려지는 그 사운드는....음....더 이상의 설명은 생략하겠다

참고로 내가 살면서 본 영화 중에 처음으로 날 토하게 만들었던 영화였고, 두 번 다시 보고 싶지 않은 영화 중 하나이다

3.<기니어 피그 : 죽지 않는 남자>

-직장에서 왕따를 당하던 한 소심한 남자가 자살을 결심하지만 자신이 불사신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벌어지는 일을 담은 영화

이 영화에서 기니어 피그 시리즈가 상당히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

1,2편은 자비 없는 고어 씬의 융단 폭격으로 멘탈을 사정없이 찢어 버린다면 이번 영화는 일반적인 극 영화의 흐름을 그대로 따라간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래도 수위 자체는 1,2편 보다 낮아 보일 순 있겠지만, 그렇다고 타 영화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편도 아니다

그냥 적당한 수준이랄까. 게다가 일본 영화 특유의 케릭터성이 강해서 가벼운 느낌이 더 강해져 고어 씬이 적당히 들어간 블랙 코미디로 보이는 수준이었다

4.<기니어 피그 : 악마의 여의사>

-기니어 피그 시리즈에서 가장 실망스러운 영화

3편의 분위기를 이어받은 건 좋은데....이건 좀 너무하지 않나 싶을 정도로 오락적 재미도 없을 뿐더러 특수 분장의 퀄리티 자체도 상당히 구리다

피터 라고 하는 여장 남자+돌팔이 야메 의사와 그를 중심으로 한 에피소드 들을 묶은 영화인데....케릭터 자체도 영 별로일 뿐더러 피터와 주변 인물들 간의 티키타카도 썩 재미가 있는 편이 아니라서 정말 시간이 아깝다고 느껴질 정도

기니어 피그 시리즈를 통틀어서 가장 별로였다

5.<기니어 피그 : 맨홀 속의 인어>

-개인적으로는 가장 재미있게 본 에피소드였다. 내가 인어라는 소재를 좋아해서 그런 것도 있지만 3,4편의 분위기를 탈피해 다시 기니어 피그 시리즈 특유의 어둡고 칙칙한 분위기와 나름의 반전을 가진 스토리 때문이었던 것 같다

대신 이 영화의 고어 씬은 다른 영화들과 약간 궤를 달리한다

보통 일반적인 고어 영화가 신체 훼손이 주라고 한다면, 이 영화의 경우 병으로 인해 썩어가는 인어의 피부+상처에서 지렁이 같은 온갖 벌레들의 출현이라는 '신체 변형에서 오는 혐오' 감이 주를 이룬다

재미있는 건 기니어 피그 시리즈 중에서 호불호가 가장 심한 영화였다

나처럼 재미있게 본 사람들은 시리즈 중에서 제일 재밌었다고 하는 반면, 싫어하는 사람들은 벌레 때문에 보는게 너무 힘들었다고 하는 사람들이 꽤나 많았다

6.<기니어 피그 : 노틀담의 안드로이드>

-5편의 분위기를 이어 받아 이번에는 불치병을 가진 누나를 둔 한 천재가 그녀의 병을 고치기 위해 벌이는 일들을 다룬 내용인데

그저 그런 수준의 특수 분장+개연성을 상실한 스토리로 딱히 볼만한 영화는 아니었다

대체 누나의 불치병과 진화론에서 나오는 '미싱 링크' 가 뭔 관련이 있는건지 모르겠고

（각본 쓴 사람이 뭔가 있어 보이려고 단어를 그냥 갖다 붙인게 아닐까 하는 의심이 강하게 든다）

이게 결국 엔딩까지 이어져 급하게 마무리를 짓는 다른 느낌이 강했다

좀 진지하게 이어가려고 한 노력은 가상하다만 딱 그 정도일 뿐, 역시 시간 내서 굳---이 볼만한 영화는 아니었다

아니, 제일 좋은 건 그냥 이런 영화는 안 보는 것이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