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고나다 "애프터 양"

전주국제영화제에서 공개됐던 영화입니다.

코고나다 감독은 얼마전, 애플에 공개됐던 시리즈 "파칭코"로도 주목을 받았죠. 차분하고 감성적인 SF 영화로 갑자기 안드로이드 로봇 '양'이 작동을 멈추게 된 이후 그의 기억을 탐색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블레이드러너> 등에선 디스토피아, 기계와 인간의 다툼을 그리고 있는데 근래의 로봇들은 점점 공존, 인간으로서 인정 받는 이야기로 나아가고 있다는 인상도 있네요.

박찬욱 "헤어질 결심"

6월 29일 개봉에 맞춰서 본 기대작이고, 올해의 최고영화였습니다.

사실, 저는 박찬욱감독님 영화를 크게 좋아하진 않았습니다. 그의 변태적이고 가학적인 혹은, 피학적인 성향이 크게 맞지 않았을지 모릅니다. 다시 찾아보기 힘들어지는 영화들이기도 하구요. 그러나 "헤어질 결심"은 다르게 느껴집니다.

화려한 수사물이기도, 애틋한 로맨스이기도 한 이 영화는 그야말로 이렇게 요약하고 싶습니다.

"잠겨 죽어도 좋으니 너는 물처럼 내게 밀려오라."

（이정하 詩）

김현, 정혜연 "우스운게 딱! 좋아!"

더숲아트시네마에서 GV를 진행하기에 호기심에 본 영화였습니다.

감독님이 각 두편씩 찍은 단편영화가 묶여있는 작품입니다.（총 4작품）

"눈치돌기", "안녕 내 사랑", "떨어져 있어야 가족이다", "귀신친구"

미장센단편, 부천판타스틱국제영화제 등 출품된 경력이 있는 각기 다른 시기에 찍은 단편들이지만, 하나의 주제로 어울릴 수 있는 작품들이기도 했습니다. 

어릴적 읽던 만화책의 제목이 떠오르는 영화의 제목이기도 하죠. 킬킬대며 웃게하는 이 영화들엔 2030 청춘들의 갈등과 소통의 문제가 제기됩니다. 대학의 동료, 연인, 가족, 친구 사이에서 일어날 수 있는 소통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죠. 대화가 극을 이끌어가는 것이니만큼, 대사가 재밌고 센스있으며 실제 인물이 말하는 듯한 자연스러움도 돋보이는 영화입니다.

구로사와 기요시 "큐어"

 전주국제영화제에서 공개되고, 7월 6일 개봉예정입니다. 1997년작품이지만 한국에 정식 개봉한건 올해가 처음입니다. 저도 예전부터 영화의 명성은 익히들어 알고 있어서 기대했는데, 흥미로운 영화였습니다.

 공포영화지만 스릴러, 수사물의 규칙을 따라가는 듯한 이 영화는 타카베（야쿠쇼 코지）형사가 범인은 전부 다르지만 범행수법이 동일한 연쇄살인사건을 수사하면서 점점 오컬트에 가까운 세계로 들어가게 됩니다. 잔혹한 살인수법과 최면은 점점 물처럼 퍼져나가게 됩니다. 타인에 의해 자신의 내면이 파괴당하는, 기본적으로 지닌 윤리관을 바꿀 수는 없지만 내면의 폭력성을 끌어올리는 최면이라는 수법을 통해 현대인의 공포. 즉 타인과 내면에 대한 공포와 그것이 사회적으로 확산되어가는 부조리를 나타내는 영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