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일진녀와 가까워질 수록
조금씩 멀어져가는 미묘한 사이가 계속됨
방학이 중간 즈음으로 흘러갈 때
친구 몇 명과 함께 애들을 모아서
강원도에 있는 팬션에 놀러가게 되었음
근데 이게 사람을 타고 소문이
퍼지다보니 일진녀의 귀까지 들어갔고
계획과는 다르게 일진녀 무리들도
같이 가겠다는 거임 이말을 들었을 때
귀찮을 것만 같던 여행이 기대되고
기다려졌음 더욱 좋은건 일진남은
무슨 사정에서 인지 오지 않는단 거였음

일진녀를 만났을 때는 딱 붙는 원피스에
단화를 신고 리본이 딸린 밀짚모자를
쓰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내가 태어나
본 사람들 중에서 가장 이쁜 모습이었음

팬션은 산꼴에 있어서 택시를 타고
더 들어가야 했는데 주변에 계곡도 있고
무더운 날씨와는 다르게 선선하게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서 산뜻한게
너무 좋은 장소였음 팬션도 2층에
나름 봐줄만한 시설이여서 좋았음

점심은 간단하게 먹고 잠시 쉬다가
2층 발코니로 가서 담배를 입에 무는데
누가 내 담배에 라이터로 불을 붙여줌
어엉ㅇ? 하고 쳐다보니 다름아닌 일진녀.
그 자리에서 굳어 가만히 쳐다봤는데
일진녀가 가까이 있었기에 눈동자가
크게 보였음 눈끼리 마주치고 있는데
세상이 멈추는 것같고 민망해서 시선을
피하고 싶은 생각보다 얘가 어떤 생각을
하던지 그냥 이대로 가만히 있었으면
하고 바랬음 그러다 그쪽이 먼저 풉하고
웃길래 나도 따라 웃다가 담배연기
때문에 포풍콜록콜록 거림..

그렇게 발코니 끝에서 둘이 쪼그려 앉아
넓게 펼쳐진 산등성이와 흐르는 계곡을
바라보며 조용히 뻐끔대고 있었음

일진녀야 그거 알어?

응? 어떤거?

나 담배 가르쳐 준 사람이 너야.

아.. 진짜네? ㅋㅋㅋㅋ
여자한테 담배를 배웠네 갱군이?

ㅋㅋㅋㅋ 으..

그렇게 옛날 일들을 회상하며 웃고 있었음
하필 이럴때만 담배가 빨리 타들어가는지..
일분도 안됐는거 같은데 벌써 일진녀가
일어나는 거임 그래서 나도 따라 일어나려다
포기하고 그냥 앉아있었음 이 기분을
조금 더 간직하고 파서 그랬던 것 같음

일진녀가 먼저 내려간단 말을 하고
가버리고 나서도 혼자 밖을 바라보고 있었음

그러다 친구가 전화를 줘서 내려가니
다들 계곡에 갈 준비를 하고 있었음
안 그래도 슬슬 덥던 터라 다들
별 말없이 우르르 물가로 몰려갔음

깊은 곳은 목까지 물이 차올랐는데
대체로 허리를 조금 넘는 깊이라서
무리 없이 다들 들어와 물장난을 쳤음
그러다 일진녀를 슬쩍 보니
뽀얀 피부에 젖은 머리카락이 햇빛에
비추어져 빤짝이고 있었음
친구들은 여자애들에게 장난을 친다고
쫒고 도망다니고 있다보니 저 멀리가있었음

주변을 둘러보니 이곳에는 일진녀와
나 밖에 없었음 자연스럽게 일진녀
쪽으로 가니까 얘도 내가 자기를 물에
빠뜨릴거란걸 눈치 채고 있었음
그렇게 허리 높이까지 오는 곳에서
일진녀와 정면으로 마주보고 있었음
무표정이 었던 둘이서 바라만 보다가
슬쩍 서로 미소를 지음..

빠트리려고?

음, 보고?

그게 뭐야ㅋㅋㅋㅋ

손을 쭉 내미니까 일진녀가 작게
꺄 거리면서 내 옆쪽으로 돌아갔음
이때다 싶어 일진녀의 팔을 잡았음

꺄ㅋㅋ 으으! 왜 이래~

숨 참아!

일진녀의 팔을 붙잡은 상태에서
내 쪽으로 힘껏 당기니 일진녀의
등이 내 앞쪽으로 딱 달라붙어져서
내가 뒤에서 애를 안게 되었음
그때 온몸으로 뭔가 포근한 느낌이
들어 쭈삣쭈삣했음 그렇게 또 정지...

얘는 자기를 물에 빠트리게 하는 줄
알고 조마조마하고 있어 가만히 있었음
나는 기분이 묘해 가만히 있었음..
막상 들어서 빠트리려하는데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음..

그렇게 가만히 안고 있기만 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다 걔가 민망했는지
군아..? 뭐해..? 라고 고개를 돌려
물어보는 거임 바로 내 얼굴 앞에
걔의 옆모습이 보이니까 나도
이제는 민망하다 못해 부끄러워서

아.. 막상하려니까 너 물 먹을거 같아서...
라고 말하면서 놓아줌 그랬더니 얘가
딱 붙은 상태에서 내 쪽으로 몸을 돌리더니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거임 그래서 아..
큰일났다.. 분위기가 너무 이상했나..
라는 생각을 하는데 갑자기 얘가 야압-!
하면서 내게로 붕 달려들었음 그렇게
공중에서 서로 포응을 하는 자세로
둘다 꼬르를륵 하고 입수함ㅋㅋ

그 짧은 순간에 물속에서 둘이 부둥켜
안고 눈이 마주쳤는데 순간 끅.. 거리다
물을 먹어서 벌떡 일어나 콧물을 흘리며
콜록거렸음 그렇게 일어나자마자 어디선가
달려온 친구놈에게 덥쳐져 또 물을 먹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