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잘해봐바~아까 이름들어보니까 이다인이라고 하던데"


"이다인....이다인...."



집에 와서 미친듯이 그 얘 생각을 했어. 아직도 생각이나. 그 애가 나를 보고 웃었을때, 비록 나를 보고 비웃음친거지만

이성이 나의 눈을 보고 웃었다라는 생각이 그냥 설렜어. 어떻게 친해지지? 어떻게 다가갈까? 그 얘랑 친해질수 있을까?

이렇게 하룻밤을 뜬눈으로 지새웠어. 사랑이라는게 정말 무서운거라는걸 그때야 살짝 알 것같더라고.

내가 좋아하는 사람 생각을 하면 이렇게 밤을 샐 수 있구나......




"죽어도 못보내~내가 어떻게 널 보내~가려거든....?"


".....?"


"아....안녕?"


".....으응"




나는 학교에 일찍 등교하는 버릇이 있어. 물론 나쁜 버릇은 아니지. 근데 아침에 일찍이 일어나는게 몸에 밴지라

학교를 항상 일찍가거든. 내가 그 당시에 즐겨들었던 노래가 2AM의 죽어도 못보내 였어. 7시 40분쯤이라서 학교에는

아무도 없었고（등교시간이 8시 20분） 나는 고성방가 하며 반으로 멋있게 등장 빠밤 할려고 했는데

맙소사.....이다인이 먼저 학교에 와있는거야......그리고 노래를 부르며 학교를 등교하는 나랑 눈이 딱마주친거야....

난 뻘줌함을 없애고자 먼저 인사를 했지만 물론 Failㅋ




"너도 학교 일찍오나바...?"



"......"


"아 그렇구나ㅎ"





둘이 좁은 교실에 단둘이 침묵으로 일관하는게 싫었던 나는 먼저 이다인에게 말을 걸었지. 하지만 그녀는 그녀의 양쪽 귀에

이미 이어폰을 꼈는지라 내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나봐. 이게 나와 이다인의 첫대화였어. 난 뻘줌해서 나 스스로 대화함ㅋㅋㅋㅋㅋㅋㅋㅋ




얼마가 지났을까 또 한명의 여자랑 승진이랑 같이 교실에 들어왔어. 둘이 엄청 친해보이더라고....

'역시 승진이는 교내에 모르는 여자가 거의 없을꺼다' 라는 생각이 들었을 때 이다인이 이어폰을 뽑고 교실로 들어온 여자와

밖으로 나가는데 순간 나랑 아이컨텍트가 2초정도 된거야.



'!!!!!!!!!'


"어이 최승혁이~ 오늘도 일찍일찍 오시네~"


"너...너.....너 방금 봤냐?"


"뭐요 뭐?"


"나 방금.....이다인이랑 10초동안 눈마주침...."


"미친놈 내가 보기엔 3초도 안됬다 뭐 나가면서 스리슬쩍 볼수도 있는거제 멍청아"


"아.....이쁘다..."




나도 모르게 입 밖으로 흘러 나오더라고.'사람한테 홀렸다' 라는 표현이 제일 적절한거 같아.

눈이 마주쳤을때는 숨도 멎는 것 같았어.




"잠깐만....너 그러면 나랑 김소연오기전까지 단 둘이 있었던 거야????"


"같이 있긴 했는데 얼마나 쪽팔렸는지 아냐...."


"왜왜왜?"


"아침에 죽어도 못보내 쳐부르면서 왔는데 교실에 먼저 와있더라 그상태에서 눈마주침"


"병신 니 음치잔앜ㅋㅋㅋㅋㅋ"


"그래서 상황모면할려고 최대한 자연스럽게 안녕이라고 했는데 병신이라는 눈빛으로 으응....이럼....슈발"


"헐 니 망함"


"헐 왜여?"


"이다인이 우선 널 병신으로 보는듯ㅋ 니 어제 담임한테 찍혔자낰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이런.....젠장...."


"근데 말야 너 아까 같이 오던 여자애 누구냐?"


"아 걔 내 앞집 살던 애더라고 그래서 아침에 오던 길에 만나서 같이옴ㅋ"


"야 넌 말재주도 좋다 처음보는 여자애랑 어떻게 금방 친해질수 있냐?"


"이게 바로 형님의 능력이라는거임 어때 쩌냐?"


"아 근데 걔 이다인이랑 친한가봐?"


"음 그런거 같은데? 아까오면서 자기가 2학년때 이다인이랑 같은 반이었다고 하던데"


"아 레알? 형님"


"뭐시여 이 말투는"


"저좀 도와주십쇼 형님"


"미친년 나보고 어쩌라곸ㅋㅋㅋㅋㅋㅋㅋ"


"너는 한평생을 승진형님만 보고 살아왔는데 형님은 저를 저버리실껍니까....ㅠㅠㅠㅠ"


"알았어 알았어 내가 한번 띄워볼께'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교실은 벌써 어수선해졌어. 그리고 종이 쳤지.






"자자자 다들 조용조용!! 오늘은 1교시부터 4교시까지 담임시간, 5교시가 미술, 6교시가 자습이네? 오늘은 하루종일 쌤이랑

수업하는거다 어때 좋지?"



"......"



"새끼들 아까까지만 해도 시끄럽던 놈년들이....오늘은 자리와 반장 부반장 선거 할꺼다 40분에 종칠때 까지 자리 앉아있어라"





자리를 정한다? 자리를 정한다는 말에 나는 순간 많은 생각에 사로 잡혔어.

'자리를 남녀짝으로 정했으면 좋겠다....아니다아니다 제비뽑기로 하는데 이다인 옆자리면 엄청 좋겠다.....'










"자 자리는 말야 친한 애들끼리 붙여놓면 어제처럼 떠드는 놈이 꼭 한두명씩 있단 말이야 그래서!! 자리는 남녀짝으로 할꺼다"


"헐 쩐다ㅋ 이거 기회야 승혁아"


"근데!! 남자가 7명밖에 없는 관계로 나머지 여자들은 어쩔수 없이 여여짝이 되겠구나"


"쌤 그럼 자리는 제비뽑기로 정하는건가요??"


"니들이 그 지랄할줄 알고 쌤이 미리 자리를 정해왔다 서로 모르는 친구들이라고 싫어하지말고 다들 친해지는 계기가 됬으면 좋겠다"


"방금 한말 취소"






아 미리 자리를 짜왔다니!!!!!!!! 그래도 가능성이 없는건 아니니까....설마 짝은 아니겠지? 아니야 짝일수도 있어.

진짜 두근거렸어. 뭐랄까.....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 선정때의 평창올림픽위원회의 기분이랄까....

두둥! 쌤이 미리 짜온 자리를 화면에 띄웠어....




"내이름이 어딨지...내이름.....승진이는 저기고....어?!!!!"


"승혁아!!!! 내 니 뒷자리다!!!"


"이다인....이다인? 이다인???????"




와!!!!!! 완전 기분이 짱이였어!!!! 학기초부터 일이 잘풀리다니!!! 난 그상태에서 환호를 질렀어.

아 물론 마음속이었지만 말야ㅎㅎㅎ 헤헿 너무 좋다 히힣





"와 미친년 니 이다인이랑 짝됨"


"이게 바로 형 클라스ㅋ"






자리를 바꾸고 그녀가 내 옆자리에 앉는데 순간 귓속에서 맴도는 브금


'뚜 뚜루뚜뚜 뚜루뚜뚜 뚜루뚜뚜 뚜루뚜뚜（두근두근 브금）' 막 흘러나오고 온통 교실이 핑크빛으로 보이고

난리도 아니였어. 나는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다듬는 순간!!




"너 노래 잘부르더라ㅋ"




'뚜 뚜루뚜뚜 뚜루뚜뚜 뚜루뚜뚜 뚜루뚜뚜' 와 미친 나 태어나서 난생으로 노래 잘부른다는 소리를 들었어.

우리 부모님도 내가 노래 부르면 '목청 뜯기전에 아가리 닥치라' 이러시거든




"진짜로? 이 노래 내가 제일 좋아하는 노래거든!!"


"너도? 우와 나도 2AM팬이야!!"





순간 그녀와 3글자 이상의 단어로 대화를 했다는 것에 나는 숨이 점점 가빠졌어. 이게 바로 엔돌핀의 위력인가.....


승진이는 뭔지 몰라고 김소연이랑 짝이 되었고. 정말 신기한 자리 배치였어.








"야 승혁아"


"뭐 임마"


"이 형님께서 작업 다 해놨다"


"설마...벌써????"


"김소연이 살짝 띄워준데!! 내 짝이잔냐ㅋㅋㅋㅋ"


"헐 시발 개나이스 돋는다"





점심시간이 지나고 미술 수업때 승진이가 나한테 살짝 귀뜸을 해줬어. '걔가 발라드를 그렇게 좋아해'

미술수업은 선생님들의 교무회의로 완전 프리했어. 교실에 선생님도 없고 따로 봐주는 사람도 없어서 막 떠드는 분위기였지.

승진이는 잠을 쳐자고 있길래 나는 갑자기 그녀에게 관심이 쏠렸어. 그녀는 이어폰을 꼽고 노래를 듣고 있더라고.




쓰윽




"뭔 노래 들어?"


"아 응....이노래..."


"그니까 이노래"


"그래 이노래"


"그래 이노래!!"


"맞아 이노래"


"?"


"???"


"풉....하하하하하하!!!!"





갑자기 그녀가 퍼졌어 함박웃음을 지으며 웃는 그녀의 얼굴을 보니까 내 얼굴은 순간 시뻘게졌어.

맞아. 그 노래 제목은 '이노래' 근데 나는 '1루수가 누구야'를 찍으며 나의 병신스러움을 뽐냈어.



"너 2AM 잘모르는구나?"


"응....."


"얼굴은 왜 빨게 지고 그래ㅋㅋㅋㅋㅋㅋ"


"아니 그냥...그게...."


"너 되게 웃긴애구나?"


"내가 한 드립좀 치지ㅋ"


"한 드립이래ㅋㅋㅋㅋㅋ 난 이다인이야 2학년3반 출신"


"아 난 최승혁이라고해 난 8반이었어...."





이렇게 서로의 어설프고 쑥스러운 자기소개가 끝난 후 그녀는 한쪽 이어폰을 아직도 내가 끼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지

계속 '이노래'를 흥얼거렸어. 얼마가 지났을까....벌써 노래가 다 끝났더라고.




"어때? 노래 좋지?"


"어? 응ㅋㅋ 너 발라드 좋아하는구나?"


"어떻게 알았어?????와 나 발라드 진짜 좋아하는데"


"척보면 딱이지ㅋ"


"딱보면 척이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이다인은 병맛스러운 드립에 터지는구나' 그래 나는 깨달았어. 유일하게 자랑할수 있는게 나는 병신스러움이랑

정확하고 신속한 치킨배달 밖에 없었거든. 그래서 그런지 그 사실을 알았을때 새삼 나에대해 뿌듯함을 느꼈지.




"야 형님 벌써 이다인이랑 친해졌다"


"헐 레알? 우리 승혁이 연애꾼?"


"지랄한닼ㅋㅋㅋㅋㅋㅋㅋ히힣ㅋㅋㅋ헤헼ㅋㅋㅋㅋㅋ"


"이 새끼 좋아하는거봐라?"


"이야 승혁이 남자 다 됬네"



주변 친구들도 다들 축하한다는 분위기였어.















다음날 국어수업....




"자 여기보면 희로애락애오욕 이 칠정이 다해도 울 수 있다!!! 여기 별표 치고!!! 한바탕 울 만한 자리는 박지원이 어디를 보고????

맞아요 요동벌판을 보고 한 말이죠??? 오늘 수업은 여기까지!! 다들 수고 했어"



"한 바탕 울만한 자리는 무슨 그냥 박지원이 쓴 기행문 가지고 이 지랄이야 이 지랄"


"내 말이....다음수업 뭐야?"


"돌대가리새끼 내가 니 시다바리가"


"니 마빡에 최승혁이 시다바리라 적혀있네"


"한국사 새꺄"




아...지루해....어제 그 대화 이후로 난 이다인과의 진전이 없었어. 그녀는 다시 어제 처음 만난 것처럼 침묵만 유지했어.

'아 이 침묵을 깨야하는데....' 나는 그녀의 입을 열기 위해 엄청난 병맛드립을 연구하고 연구했지만 그 사이 쉬는시간은 벌써 10분이 지나가고 말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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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어째서 당나라와 고구려가 이 엄청난 요동벌판들 두고 싸웠을까?"


"........."


"아는 사람 한명도 없어? 왜 당과 고구려가 요동벌판을 두고 싸웠을까!!!!"


"아씨 짜증나...."


"맞추는 사람 사탕 하나!"


"?!!!"




한국사 시간....역시나 지루하기 짝이 없었어. 그녀도 수업에 관심이 없는지 계속 의미없이 교과서 책장만 넘기고 있었어.




'시바 당나라랑 고구려가 요동땅 두고 싸운게 뭐가 그리도 중요한건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쯤!!!!!!!!!!!! 내 머리속에 그녀를 웃길수 있는 엄청난 개드립이 생각났어.





"선생님? 내가 그 답을 알 것같습니다"


"또또 승혁이 지랄났다"


"씁!! 그 앞에? 조용히 해 그럼 답 한번 말해봐"


"답은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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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이 개학이라죠 다들 즐거운 학교생활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