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1-13 06:4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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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쪼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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짙은
선그라스
길잡이 하얀 지팡이
빨간 플라스틱
적선 바구니
앞 못 보는
1호선 악사께서는
더 이상 구슬픈
하모니카를 불지 않습니다
입의
수고스러움보다
벌이는 나날이
척박해 가기에
재생
플레이어에
가벼운 행진곡
틀어놓고서
사뿐사뿐
잘도 걸으신다
빈 바구니
가벼워
자꾸만
날아갈 것 같아
문득
내가 유능한
컴퓨터 프로그래머가
못된 것이 아쉬웠습니다
왜 그런 거 있잖습니까
QR코드, 어플이라든가
그것만
스마트폰으로
딱 찍으면
상냥한 목소리로, 띵동
오백 원이 적립되었습니다
이 고마움을 잊지 않겠습니다. 하는
목에 걸고 다닐 수 있는
작고 예쁜
기계를
선물하고 싶었습니다
별 살다 보니
돈 벌기 쉽다 쉬워
땅 파봐라
돈 오백 원이 그냥 나오냐
저것들 전철 나가면
밴츠 타고 간다더라
먹고 살기 힘든데
나도 저거나 할까 보다
차창 밖
두 레일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간격
서롭게
모나게
쪼개져
육중한 철마를
버티고
나아가게 하는
저 자갈들만큼이나
자갈자갈 소리는
전철 안을
맴돌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