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2-15 13:5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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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쪼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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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서둘러 쓰면
안 되는 단어가 몇 개 있다
특히 영원이라는 단어는
높고 푸른 하늘
자유로이 뛰노는 구름
맑고 투명한 강물이 증명해준
모래톱에
당신과 나는
조약돌로 담장 두르고 성을 쌓았다
광대무비한
우주
먼지도 안 되는 푸른 별
지구의 한 점에서
아인슈타인이 정의해버린
시 공간에 갇히어
사랑을 잃어버린 지금
강변 모래톱 성은
실크로드 가운데
빛나던 영화를 자랑하던 옛 성처럼
말라버린 물줄기 흙바람에
흔적조차 없더라
사랑이 흩어짐으로
허물어진 또한
열정으로 가득 찼던
허울 좋은 육신
단풍잎이
물결에 떠
손 흔드는 환영을 쫓아
강물의 끝
아무도 찾지 않는
바닷가까지 왔건만
손은 보이지 않고
그 닮은 노을만 불타더라
수평선 너머를
밝히려 떠나가는
태양을
등지고 오는 길
목에 걸린 낮달만이
써늘하게 배웅하는구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