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개 생각을 자주 한다

옛날에 키우던 개는 집에서 미용을 했다

아빠와 형과 내가 바리깡으로 털을 밀었다

어느 날 개를 잃어버렸고

잃어버린 개를 찾으러 잃어버린 개처럼 길을 쏘다니다

죽은 개를 치웠다는 환경 미화원 아저씨를 만났다

이미 소각됐을까?

언젠가 쓰레기 처리장 견학을 간 적이 있다. 열 살 때인가

거기서 사람들은 아주 높다란 탑에서 일했다

그들은 거대한 기계 손을 조종해서, 저 바닥에 널리 깔린 쓰레기를 집어서 활활 타는 불 속으로 넣었다

이미 그런 과정을 거쳐서 소각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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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 아니면 몇 년이 지났을 때 나는 바리깡 생각을 했다

바리깡을 찾고 싶었다

엄마가 이미 개와 관련된 물건을 모조리 안 보이는 곳에 치워버렸기 때문에

나는 온종일 바리깡을 찾아야 했다

내가 그것을 찾아야만 했던 이유는 간단하고 이상했다

그 털이 있다면 언젠가 개를 다시 만날 수 있지 않을까?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기술로, 언젠가 똑같은 개를 낳아 다시 기를 수 있지 않을까?

이름도 똑같이 붙이고, 더 잘해줄 수 있는데.

바리깡을 찾았다

바리깡에는 털이 많이 붙어 있었다

그걸 내려보다가

화장실에 가서 물로 박박 닦았다

털이 잘 떠내려갔다

이제는 한 가닥도 없었다

바리깡을 다시 숨겼다

언젠가 지금 개도 그런 과정을 거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