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점들 하셨어요?'-'

으헤헤 글 올라갑뉘다아~!

분위기 있는 소재와 필체를 지니신 나디아님의 글입니다.

이번엔 추리물적인 요소까지 가미하셨군요.

조금 난해한 맛이 없잖아 있지만 상당히 흥미룰룰한 글이랍니다.

그럼 나디아님의 독특한 글빨 속으로 여행을 떠나 보아요!（/-_-）/

즐건 오후 되세엽!!'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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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어둠의 문（cafe.daum.net/blacknovel）

작가 : 나디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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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늘하게 불어오는 바람.
물가의 수면위로 희미하게 물안개가 피어오르고 새벽에만 느낄수 있는 무력한 듯 야릇한 기분.. 갑자기 정신이 아득해진다.
윤우는 물가의 수풀속에 자리잡은 작은 1인용의 국방색 텐트안에 들어앉아 벌써 6시간째 지독한 정적과 싸움을 하고 있다. 간혹 무언가 물속을 박차고 나가는 듯 첨벙거리는 소리만 들려올뿐 완벽한 혼자였다.
그러나 윤우는 혼자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누구나 생각하는 뻔한 기준으로는 당연히 혼자지만 윤우는 지금 자신이 무엇보다 사랑하는 것들 속에 둘러쌓여 있었다.

'이번에도 실패하는 건가?.........
벌써 5년째인데.. 이번이 올해의 마지막 기회..
에이.. 모르겠다. 이렇게 된거 안되면 일본까지 가봐야지 뭐..'

찰박!.. 찰박!
무언가가 자꾸만 수면에 부딪히며 마치 드럼소리같은 기묘한 화음을 만들어낸다.
뒤이어서 들려오는 아름다운 여인의 노랫소리가 아득한 귓가에 들려온다.
수많은 뱃사람을 죽음에 이르도록 하면서도 마지막까지 행복한 웃음을 짓도록 만들었던 로렐라이 요정의 노랫소리가 이보다 더 아름다웠을까?
꿈인가? 천상의 노랫소리다!
온몸이 붕 떠오르는듯한 기분이야.
눈을 떠! 어서 눈을 뜨란 말이야!
니가 그토록 듣고 싶어했던 소리잖아?
눈을떠!!.........




（2）
방금 오후 회의를 마치고 자리로 돌아온 동회가 자리에서 혼자 드르륵거리는 핸드폰을 들어올렸다.

'음성 메시지?'

전화기를 들어 확인 버튼을 누른 동회가 전화기를 귀에 대었다.

"이봐요! 윤동회씨!
잠깐만요. 이 서류좀 확인해 주실래요?"

들었던 수화기를 다시 내려놓은 동회가 자신을 부른 상사를 향해 자리를 옮겼다.
그 와중에도 내려놓은 전화기는 다시금 움직임을 시작했다.
약 30분정도의 시간을 소요한 동회는 자리로 돌아와서 방금전의 음성 메시지에 대해서는 까맣게 잊어버린 듯 한껏 일에 열중한 모습이었다.

"으으......아아아...........휴....."

피곤을 느끼는지 동회는 책상에 놓인 마지막남은 캔커피를 입에 털어버리고는 기지개를 쭉 펴고 폐에서 걸러나오는 소리를 내어본다.
대학을 졸업하고 들어온 회사.
아직도 직장 1년차밖에는 되지 않았지만 정말 완벽한 초짜였던 몇 달전을 생각하면 지금의 자기 모습이 대견하기 그지없다.
더군다나 아직 신입사원인 동회는 그 능력을 인정받아 회사의 중요한 프로젝트를 맞는 행운까지 얻었다.
갑자기 마구마구 엔돌핀이 솟는듯한 기운찬 느낌이 든다.
또다시 미친 듯이 일에 열중하고 싶어진다.
거기에 멋들어진 커피 한잔이면 금상첨화겠지?

"커피드실분 계시나요?
빨리 손드세요."

동회의 말에 여기저기서 동료들이 웃음띈 얼굴로 손을 든다.
주변을 한번 쓱 둘러본 동회가 일어서려다 말고 멈칫하며 핸드폰과 빳빳한 결재서류대를 챙겨든다.
휴게실을 향해 걸어가는 중간 입에서는 흥얼거리는 노랫소리가 절로 새어나온다.
휴게실은 만원이다. 커피 자판기에는 이미 누군가가 자신과 같은 목적으로 여러잔의 커피를 뽑고 있었다.
자신을 발견한 듯 살짝 고개를 돌려 미안함을 표시하는 여직원에게 살짝 웃음으로 대답을 대신하고 동회는 창가에서 밖을 내다보고 있었다.

'아참........'

주머니에 손을 넣고 있던 동회는 손끝에서 만져지는 핸드폰의 형태에 방금전 들으려다만 음성메시지가 생각났다.
전화기를 열고 음성메시지를 찾아 확인버튼을 누르려는 순간 손안에서 짜릿한 떨림이 느낌이 전달되어졌다.

'누구지? 모르는 번호인데..'

확인버튼에 놓여졌던 손을 살짝 옮겨 통화버튼을 누른 동회가 전화기를 귀에 가져다 댄다.

"여.....여보세요?
누구시죠?"

분명히 누군가 전화기에 대고 이야기를 하고 있음이다.
하지만 방금전 동회의 얼굴에 지어졌던 표정은 마치 비디오의 스톱버튼이라도 눌린것처럼 한치의 변화도 없었다.
도대체 무슨 내용이길래...........
한참이나 지속되던 동회의 표정은 입에서 흘러나온 말로인해 변해갔다.

"분명.......지금 자살.......이라고 하셨나요?
우리 윤우가 말이죠?
알겠습니다. 지금 가죠....."

마치 관성의 법칙처럼 동회에게는 한동안 방금전의 행동들이 계속 이어졌다.
얼굴에는 이미 참담함이 꽉 들어찼는데도 동회는 이미 자리를 비운 여직원이 있던 곳에서 동전을 딸깍 넣으며 커피를 뽑아들던 동회의 손이 멈춘 것은 5분여가 흘러간 후였다.
뽑아든 커피를 서류대에 올려놓은 동회의 손에 힘이 빠지며 바닥에 내동댕이쳐진 커피들이 뜨겁게 달라붙어 잠시 멍해있던 동회를 현실로 돌아오게 만들었다.
동회의 바싹 말라버린 입술이 달싹거렸다.

"유...윤우야......"

정신없이 마구 뛰어가던 동회가 걸음을 멈추고 세차게 고개를 흔든다.

'침착하자! 침착해라! 윤동회'

걸음을 돌려 다시 부서로 돌아간 동회는 벗어놓은 양복을 집어들고 상사에게로 다가가 한참 무언가를 이야기하더니 뒤돌아 밖으로 나섰다.
지하주차장으로 내려간 동회가 자신의 흰색 자동차 안에서 핸들에 이마를 박은채 숨을 고르고 있었다.
아무리 마음을 가다듬어도 떨려오는 손까지는 어쩌지 못하는 듯 동회의 손이 덜덜 떨리며 몇 번이나 자동차의 시동을 거는일에 힘을 쏟고 있다.

"부웅........"

몇 번만에야 자동차의 시동을 거는일에 성공한 동회가 옆좌석에 던져버린 양복을 뒤적거려 담배를 꺼내 물었다.
동회는 정해진 수순인 라이터를 찾는일을 하지 않았다.
다만 입속에서 혀를 움직거리며 마치 사탕을 빨아먹는 아이같은 행동을 반복했다.

"휴...............우...........
윤우야!"

드디어 손에 전해오는 떨림을 떨쳐냈는지 기어를 잡은 손에 힘을 주고는 악셀을 밟았다.
회사에서 10분거리의 윤우의 집으로 가는 내내 동회는 입안의 담배를 뱉어낼 생각을 하지 않았다.
윤우의 아파트는 4층이다. 걸어가기에는 약간 버거운 층수였지만 동회는 엘리베이터를 타고싶지 않았다.
믿고 싶지는 않았지만 사실이라면 조금이라도 늦추고 싶다. 윤우의 죽음이 사실이라도 그것을 빨리 확인하고 싶지 않다..
한발 한발 걸음마를 떼는 아이처럼 동회는 천천히 걸음을 내디뎌 계단을 올랐다.
땀도 나지 않는다. 숨도 가쁘지 않다.
벌써 3층을 올라서고 있는데...
갑자기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한다.
윤우가 발견된 시간이 얼마되지 않았는지 앞집에서 문을 빠꼼히 열고 구경을 하고 있었고 경찰복을 입은 몇사람들이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이야기를 나누던 그들은 계단으로 올라서는 동회를 보며 약간 경계하는듯한 눈빛을 취했다.
그때 뒤쪽에서 현관문을 통해 나온 40대쯤으로 보이는 형사가 동회를 알아봤다.

"저........... 윤동회씨 되시죠?"

말하지도 않았는데 동회를 한눈에 알아본 형사는 그간 당연하리라고 생각했던 날카로운 형사의 이미지가 아니었다.
아무렇게나 걸친 점퍼하며 어딜봐도 옆집 아저씨같은 푸근한 인상으로 손을 내밀며 악수를 청하는 그에게 동회는 선뜻 손을 내밀수 없었다.

"네.....제가 윤동회가 맞습니다만 어떻게 절 아시죠?"

내민 손이 무안했는지 한번 슬쩍 자신의 손을 내려다보곤 다시 동회를 바라보는 형사가 손을 바지에 쓱 문대었다.

"하하.. 이것 참 .......
혹시 타살일까해서 방안을 둘러보다보니 온통 두분이 찍은 사진밖에는 없어서...한눈에 알아봤습니다.
실례였다면 사과하겠습니다."

형사를 지나쳐 안으로 들어서는 동회의 눈에 윤우의 홀어머니가 오열을 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윤우가 어떻게 발견되었는지는 물어보지 않고도 알수 있었다. 물론 저녁이면 자연스레 자신에 의에 밝혀질 일이었지만 말이다.
어차피 벌어진 일이라면 차라리 나에 의해서가 아니라 이렇게 미리 발견된 것이 윤우의 어머니께는 죄송하지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방안에는 뭐 하나 바뀌어 있는 것이 없었다.
어제도 그제도 들러서 보았던 풍경 그대로였다.
그런데도.......그런데도.........
잠시 또 멍해져있던 동회의 어깨를 방금전의 형사가 움켜잡았다.

"이미 어머님께서는 부검을 허락하셨습니다.
혹시나해서 정윤우씨의 신분확인을 위해서 기다렸습니다.
확인하시겠습니까?"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는 동회의 모습을 확인하고는 형사가 주머니에 찔러넣어던 오른손을 꺼내 검지와 중지 두 개의 손가락을 까딱했다.
그러자 저만치서 서있던 제복을 입은 두명의 남자가 흰색의 시트로 덮여져있는 들것을 들어 동회의 앞으로 왔다.
무릎을 굽혀 앉은 형사가 덮혀있던 시트를 약간 걷어내었다. 그러자 그 안에는 방금전까지도 웃음을 짓고 있었던 것 같은 표정의 윤우가 누워있었다.
동회는 무릎조차 굽히지 않았다.
슬쩍 고개를 숙여 누워있는 윤우의 표정을 확인하고는 이내 고개를 돌려버렸다.

"어떻습니까? 더 보시겠습니까?"

의외로 침착한 ...아니 냉정한 동회의 행동에 약간 놀랍다는 듯 형사가 동회를 올려다보며 말을 꺼냈다.

"아니오! 됐습니다!
윤우가 확실하군요."

옆에 서있던 제복입은 남자들에게 다시 데려가라는 손짓을 건낸후 형사가 끙하는 신음과 함께 몸을 일으켰다.

"검시결과 타살의 흔적을 찾지 못했고 단순한 자살로 보고 있습니다.
지금같아서는 질식이 그 원인이지만 .........
뭐... 자세한건 부검후에 알려드리겠습니다.
오늘은 이만 철수 하겠습니다."

말을 마친 형사는 잠시 무언가 대답을 기다리며 자리에 서있다가 동회가 아무런 대꾸를 하지 않자 살짝 입맛을 다시며 몸을 돌렸다.

"저...... 부검결과는 언제 알수 있죠?
성함과 연락처를 좀 알수 있을까요?
그리고 장례는 언제쯤 치를수 있는지도 알려주시죠.
윤우의 가족이라고는 어머니 뿐이어서 아무래도 제가 준비를 해야할 것 같거든요."

다시 몸을 돌린 형사가 지나가듯 피식 웃음을 지어보인다.

"굉장히 차분한 분이시군요.
부검이야 대략 2일정도면 끝나서 시체를 인양할수 있지만.. 결과와 장례는 한 일주일정도는 기다리셔야 할겁니다.
뭐 그것도 다른 특별한 사인이 있어서 2차 검사가 들어간다면 더 길어질수도 있지만 지금같아서는 일주일정도로 알고 계시면 될겁니다.
제가 도울게 있다면 연락주시죠."

김태수........ 흰색 메모지에 이름과 연락처를 큼직하게 써서 건내준 형사가 나가고 아직까지 울음만을 쏟아내고 있는 윤우의 어머니가 보였다.

'미친새끼!.......
넌 사람도 아니야 ......
정말로 자살이라면..
너 스스로 니 목숨에 손을 댄거라면 난 절대로 널 용서하지 않을거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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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딩동!.....딩동!.....'

정확하게 속으로 다섯 번의 숨을 세는 듯 일정한 간격으로 벨이 울린다.
느긋하게 벨을 누르던 동회는 그럴줄 알았다는 표정으로 자신이 베이지색 자켓의 안주머니에서 열쇠를 꺼내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선다.
동회는 집의 내부가 익숙한 듯 한손에 들고있던 큼직한 쇼핑백을 주방 식탁에 던지듯 내려놓고는 곧바로 거실로 향한다.

'0..1..1..4...4...3......'

쇼파에 앉아 전화기의 버튼을 누르던 동회가 무언가 생각난 듯 다시 수화기를 내려놓고는 다시 자켓의 주머니를 더듬거린다.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어 입에 문 동회는 그대로 눈을 감을뿐 불을 붙일 생각을 하지 않는다. 동회는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
그러나 친구인 윤우의 끈질긴 유혹에 처음으로 담배를 입에 댄 것이 2년전 대학 3학년때의 일이었다. 다른것보다 순할거라며 박하향의 담배 한 개비를 건낸 윤우의 손에서 입으로 옮겨진 담배의 끝에서는 알싸하면서도 자극적인 느낌이 혀끝으로 전해졌다.
약간 짜릿하게 느껴졌던 그 느낌에 동회는 그때부터 피우지도 않는 담배를 입에 물고 혀끝으로 그 맛만을 즐기는 것이 버릇이 되어 버렸다.
가끔 불을 붙여 연기를 들여마셔 보기도 했지만 그럴때마다 어릴적 tv에서 본 흡연환자의 스펀지처럼 여기저기 구멍이 뚫린 폐의 영상이 떠올라 곧 포기하곤 했다.


"일어나..........."

갑자기 왼쪽 관자놀이의 혈관이 개구리처럼 팔딱거리며 뛴다.
곧 동회는 깨질듯한 편두통의 고통에 살짝 실눈을 떠보지만 눈앞이 온통 뿌옇게 거미줄을 쳤다.

"윤동회! 야.....
일어나라구. 넌 남의 집에서 아침부터 뭐하냐?
어쭈? 담배까지 물고 잤네?
으..... 드러! 침흘린거봐!"

곤히 자는 자신을 깨운데 대한 복수라도 하듯 동회는 깔끔한 윤우에게 보라는 듯 옆의 쿠션을 들어 쓱 침을 닦았다.
그런 동회의 모습에 윤우는 어이없다는 듯 양손을 들어보인다.
방금 집에 들어온 듯 까만 운동복의 상하의를 훌렁 벗어 세탁기에 넣고있는 윤우를 동회가 뚫어져라 바라봤다.

"징그런 놈! 여기가 네 집이냐?
아침부터...
왜왔어? 와서 나없음 전화라도 하던지."

역시 윤우는 모르고 있다 .
동회는 아무 대꾸없이 일어나 식탁으로 향했다.
큰 쇼핑백에서 주섬주섬 여러 가지를 꺼낸 동회가 아침상을 차리기 시작했다.
반찬이 놓이고 국이 놓이고 그 중간에 작은 모카케익 하나가 놓이자 평범했던 식탁이 갑자기 생일상으로 변해간다.

"미친놈! 지 생일도 못챙겨 먹는 놈이....
전화는 뭐하러해? 꺼놨을게 분명한데.. 어머님이 어제 나한테 전화하셨더라.
넌 그 몇백가지 새의 고향이며 울음소리 하다못해 똥 색깔까지 줄줄이 꿰고 다니는 놈이 그래 자기 생일도 못외우냐?
.........속상하게"

잊었던 생일이 기억났는지 윤우가 멋쩍게 웃으며 슬그머니 의자를 끌어다가 앉는다.

"아! 오늘이 내 생일이었구나..."

다커버린 24살 남자 두명이 어디 아기자기하게 노래를 부르며 생일 파티를 하겠는가?
그냥 촛불만 잠깐 켰다 불어끈 윤우가 젓가락을 들어 케익의 한 모퉁이를 서걱 베어낸다.
한조각 가득 케익을 들어 입으로 옮기던 중 떨어진 조각을 손으로 들어 다시 입에 넣어 우물거리며 윤우가 함박 웃음을 지어보였다.

"마.....이...따!"

그런 윤우의 모습을 보던 동회의 굳어졌던 표정이 풀리며 조그마한 미소가 퍼져나왔다.
아이처럼 입주변에 크림을 온통 묻힌 윤우의 입가를 닦아주던 동회가 그제야 평상시처럼 차분한 목소리로 말을한다.

"요즘 뭐하고 다니는 거야?
뭐하는데 이렇게 바쁜척하는 거냐?
회사도 때려치우고..... 언제까지 이럴거야?"

여전히 젓가락으로 케익을 잘라대던 윤우가 이번에는 조그마한 조각을 입속으로 넣으며 동회를 쳐다본다.

"너도 알잖아? 내가 대학교 처음 들어오면서부터 한가지 꼭 해보고 싶은게 있었다는거..""

약간 짜증이 난다는 듯 앞으로 기대있던 몸을 한껏 의자의 등받이로 제낀 동회가 오른손을 들어 내려온 앞머리를 정리한다.

"그러니까 그게 뭐냔 말이야?
얘기를 안하니까 내가 어떻게 알아? 5년이나 매달렸는데도 아직 하나도 이뤄진게 없는거잖아. 너 걱정하는 어머님 생각은 안하냐?
오늘은 어디를 다녀온거야?"

이미 동회의 잔소리에는 이골이 난 듯 윤우는 짜증섞인 표정의 동회의 얼굴을 바라보면서도 연신 웃음을 지어낸다.

"어제 철원다녀오는 길이야. 내가 배웅을 하고 왔지.."

"배웅.....?"

"다시 만날거야. 몇주만 있으면..
걱정하지마! 그렇잖아도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니까!
이번에 성공하면 꼭 너에게 그걸 선물할거야.
조금만 기다려라! 윤동회! 너의 행복은 내손안에 있다!"

알 수 없는 소리를 내뱉는 윤우를 어이없이 바라보던 동회가 포기했다는 듯 고개를 숙이고
젓가락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