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슈 상단은 이제 용병들과 기사단의 호위를 받으며 위풍당당하게 비렌체로 향하고 있었다.
어제의 갑작스러운 우천이 믿기지가 않을 정도로 깨끗한 하늘이 펼쳐져 있어 모두의 마음을 가볍게 만들어주었다. 리자드 맨에게 습격을 당할 때만해도 비렌체가 멀게만 느껴졌지만 이제는 정말 코앞이라 할 정도로 가까워졌다.
물론 갈리온은 나귀가 이끄는 짐마차의 위에서 나쁘지 않은 기분으로 휘파람을 불며 여유를 만끽했다. 사실 아무 일도 하지 않아도 상단에 한 달 동안 붙어있는 것은 매우 고역이었다.
차라리 장사꾼들 도박판에라도 끼어들고 싶었지만, 도박꾼들은 속이기 불가능한 시력을 가진 그를 끼워주지 않을 것이 분명했다.
그나마 재미있던 것은 항구도시 트라가에 머물렀을 때였다. 비렌체와는 또 다른 활기가 가득했고, 특산물을 이용한 맛있는 요리들이 많았다. 또 아무래도 무역선들이 자주 들락날락거리는 통에 이국적인 물품들도 활발하게 거래되었다. 갈리온이 지금 읽고 있는 책도 트라가에 있을 때 샀던 물 건너온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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