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자리 끝나고 헤어지는데 저한테 고백했습니다.

모르는 애는 아니고, 유치원이랑 초등학교 조금, 중학교를 같이 다닌 애에요. 근데 그 친구가 진심 중학교 1학년때부터 욕도 엄청 하고 좀 노는 애들이었어요. 입학하고 4, 5월쯤부터 담배 피다가 걸려서 선도도 갔던 애...

저는 절대 안 어울리는 애였죠. 왜냐면 중학교동안 그 애를 살핀 결과, 걔는 진짜 잃을 것 없는 부류였거든요.. 어릴때부터 욕이며 장난으로 때리는거, 나쁜 습관등이 몸에 밴 애요.

아니나 다를까 오랜만에 봤는데, 온몸에 타투며 이레즈미며... 자신의 몸에다가 그림을 잔뜩 그려두곤 피어싱도 하고 중간에 담배도 피러 가고, 욕도 엄청 하고.

처음본 순간 그 애란걸 딱 알았지만 절대 아는척 하고 싶지 않은 비주얼이었어요... 그래서 기다렸다가 모임 끝나고 후딱 가려고 일어나는데 분명 오토바이에 타고 있던 애가 얼마 안 가 대로변에서 꺾어지는곳에 오토바이를 대두더니 저한테 오는겁니다...

내가 뭐 잘못했나? 동창 만나서 반가운건가? 했는데...

얘가 거나하게 취해서 그런지 너 누구누구 맞냐, 너 고등학교때 전학가서 얼마나 슬펐는데 오랜만이다, 그 외 이런저런 잡다한 얘기를 하더니 저한테 대뜸 중학교때부터 좋아했다고, 사귀자고 하더라고요.

근데 전 이미 그 친구의 중학생때부터 어마어마했던 여성편력을 알고있는 상태였고...

이리보나 저리보나 그런 남자는 집에 데려가면 엄마가 밥상 엎을 남자였기에, 조금 고민하는 척 하다가 좋게좋게 거절을 했어요.

괜히 시비붙기도 싫고, 원최 거절도 못하는데다 어릴적부터 모든 이에게 예의바르게 굴라는 소리를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은터라 밉게도 말 못하고 최대한 완곡히 거절했죠.

잘 생각은 안나는데 아마 나도 널 오랜만에 만나서 반가운데, 갑작스레 얘기하니 당황스럽다. 떨어져지낸지 꽤 오래돼서 너에 대해 기억이 다 나지도 않고, 무엇보다 우리가 중학교때 그렇게 절친한 사이는 아니었던 것 같다. 어색하기도 하고, 나는 만남을 신중하게 여기는 사람이라서 너에 대해 아직 잘 모르기 때문에 좀 조심스럽게 행동하게 된다. 너는 정말 좋은 사람이지만, 나는 아직은 연애할 생각이 그리 있지는 않다. 무엇보다 나는 나랑 잘 알고, 상대도 날 좋아하고 나도 상대를 좋아하는 상대랑 연애하고 싶다. 못 받아들여줘서 미안하고, 좋은 상대를 만나길 바란다.

뭐 대충 이런식으로 얘기했을거에요. 그런데 얘가 어릴적부터 빙빙 돌려말하는건 못 알아듣더니 그 때문인지...

자기한테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나봐요.

그리곤 어떻게 제 번호는 안건지, 친구랑 저는 준 기억이 없는데 어찌저찌 전화번호를 알아내선 요즘 매일 연락하거나 불러내고 있어요.

요즘은 좀 바쁘다고 핑계대면서, 쌓아놨다가 한꺼번에 디엠 읽는데...

인스타도 보면 백수로 부모님한테 용돈 받으면서 피드엔 늘 차키라던가 명품 사진으로 도배해놓고 약간 저질스러운 문구들을 써놓고...

이 친구가 이렇게 돈이 많은 친구가 아닌데, 전에 만났을때도 조금 과시하는 경향이 있었고.

그냥 전체적으로 불량스러운 애이고, 사귀기는 절대 싫고 그렇다고 괜히 밉보여서 엮이는 일 없이 좋게좋게 끝내고 싶은데...

역시 이런 사람이랑 좋게좋게 끝나는것은 불가능할까요 ㅠㅠ

모르겠고 왜 하필 나한테 저런 애가 반했을까 싶어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