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나보다 나이도 많은데 아직도 어린아이구나?”
“너 그거 나한테 하는 소리야?”
한가득 묶여있는 책 꾸러미를 옮기다 말고 지호가 승연을 보며 말했다. 승연은 먼지가 쌓이고 색이 바랜 유아용 아기 인형을 흔들며 장난스레 웃어 보였다. 지호가 손에 들려있던 무거운 짐을 쿵 소리가 나도록 내려놓으며 내쉰 한숨소리에 승연이 되물었다.
“그 한숨은 나 들으라는 거고?”
지호는 기다렸다는 듯이 어깨를 으쓱거리고는 놓여있던 책더미를 발로 툭 쳤다. 얼마나 오랫동안 들춰지지 않았던 건지 작은 발길질에도 먼지가 풀풀 날렸다. 둘에게는 함께 살게 될 새 집에서 그마저도 낭만적이었을 것이다.
한동안 말없이 이삿짐만 정리하다 한 시간쯤 지났을까,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저물어 은은한 노을빛이 마루에 물들고, 창문틀의 그림자가 제법 길어지니, 승연이 잔잔했던 고요함 사이로 입을 열었다.
“이거 다 하고 맥주 한잔 어때?”
숨을 거칠게 몰아쉬며 짐을 옮기던 지 ...... [ 크롤링이 감지되어 작품 일부만 보여 드립니다. 웹소설 작품은 검색 크롤링이 제한되어 있으며, 사이트에서 직접 작품을 감상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