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딩때부터 지금까지 거의 9년간 멜론 쓰다가

애플뮤직으로 갈아타면서

멜론에서 들었던 노래들로

애플뮤직 첫 플리를 만들고 싶어졌어요

그래서 고딩때 가장 처음 들었던 노래부터 시간순대로 쭉 들으면서

제게 의미가 깊은 노래들을 추리는데요

고등학생때 겪었던 감정의 동요

가장 소중한 친구와의 하교길

성인이 되고 진로를 고민하며 겪은 내적인 갈등과 고뇌

야간 편의점 알바 출퇴근길

군 입대 전 만끽했던, 불안 섞인 자유

군대 냄새

가장 처음 관심을 가졌던 알앤비 음악

전역하고 둥지를 찾아 방황하던 시기

그 동안 많이 흘렸던 눈물

누군가와의 아린 추억

스스로의 무력함에 무너졌던 기억들

자신에 대한 불신과 혐오

그럼에도 딛고 일어나서 지금 여기까지

전부 생생하게 떠올라요

최근 공무원 시험 합격하고

기쁘다기보단 공허해서.. 허탈했어요

분명 기쁠 일인데 왜 공허하지? 싶어서요.

그 공허함의 원인을 이제야 알았네요

바라던 걸 이뤄내기까지
많이 울고 웃고 웅크리고 이겨내고 묵묵히 버텨내 준

과거의 나에게 건네는 작별이 없었기 때문이었어요

이제야 그들에게 제대로 된 작별을 고하게 되었군요

이 녀석들도 제가 언젠가 저를 괴롭혀온 그 모든 것들을 끝내 이겨줄 거라고 믿었기 때문에 버텨내준 것이었겠지요

모두가 저에게 건 기대를 거두어 갈 때에도 나 자신만큼은 저를 믿어주었어요.

누구도 나를 믿어주지 않아도 내가 나를 믿어 줄 거에요

어디로 흘러가는지 몰라 헤매던 때도 있었지만

어딘가로 흘러는 가겠죠

거기가 어디든 나는 계속 이길 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