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항상 조현병 관련 글을 보며 지나치다가, 오늘은 용기 내서 글을 남깁니다.
일단 제가 글을 잘 못 쓰기때문에.. 조현병으로 인한 사건사고들을 병으로 인해 생긴거니 이해해주세요 이런 생각도 없고 그런 내용도 아니니 오해하지 말아주세요
저는 조현병 환우의 가족입니다.
조현병은 생각 보다 흔한 질병입니다 예전에는 젊은 치매라고 불렸었고 100명 중에 1명이 걸리며 보통 10~30대 사이로
걸리나 요즘에는 연령대가 높아져서 40~50대 이후에도 걸릴 수 있습니다.
조현병 자체가 유전되는 것은 아니고, 스트레스에 취약한 뇌의 특성이 유전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보통 전구기가 5년에서 길게는 10년 동안 진행되며 이때 인지 기능이 저하가 천천히 내려갑니다.
이때는 현실에 있었던 일과같이 얘기를 하기 때문에 가족, 지인도 알아차리기 많이 힘들어요
저희 가족도 그랬습니다.
급성기가 오기 전까지 병임을 몰랐고, 작년에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전문 병원을 알아보는 것도 생각보다 많이 힘들며 들어가도 자리가 다 차있어서 유명한 곳 이곳저곳 예약을 다 걸어놓고
가장 빠른 곳에 갔었습니다. 작년은 파업으로 인해 정말 힘들었었어요.
많은 분들이 이상행동을 패면 된다, 팩트를 알려주면 분에 못 이겨서 소리 지르거나 도망간다는데
조현병은 뇌에 생긴 병이기 때문에 인지 기능이 저하된 상태와 병으로 인한 증세들이 같이 있어서 인지를 못하는 겁니다.
인지를 시키는 것은 마치 팔 다리가 부러진 사람한테 전속력으로 달려라고 하는 것과 같은 일이라고 교수님께서 말씀하셨었던 게 생각나네요
조현병은 단순하게 마음의 문제가 아니라 뇌의 신경 기능이 손상된 병이고 인지저하, 망상 환청 같은 병의 증상도 같이 가기 때문에
환우도 주변 사람들에게도 힘든 병입니다.
약으로 인한 인지저하나 전기치료 등과 같은 인지저하도 있지만 어느 정도는 회복이 됩니다
가장 큰 문제는 병으로 인한 인지저하는 100% 회복이 되기가 어렵고 전구기,급성기 기간이 길수록 인지저하가 심합니다.
또한 재발이 많을수록 인지저하가 심해져요. 약을 먹고 치료는 해도 인지저하는 일정 이상 회복이 안됩니다.
병식이 생기기는 힘들고 약을 먹는다고, 치료한다고 갑자기 생기는 경우도 드물고 평생 약을 먹지만 병식이 생기지 않는 분들도 많다고 하십니다.
약 또한 환우한테 맞는 용량을 찾는 과정이 어렵고, 약물저항성,난치성으로 인해 치료가 힘든경우도 많습니다.
약 부작용이 상상 이상으로 심하기 때문에 보통 떨리거나 추체외로, 정좌불능, 급성 근긴장 이상으로 목이 비틀리거나 눈이 위로 올라가는 등 파킨슨 증상이 나타나거나,
침 흘림, 변비, 살찜, 눈 흐림, 졸림,집중력 저하 등등 많습니다. 약을 오래 먹어도 나타나는 증상들이 있어서 계속 조절을 해야 합니다. 간단해 보이는 증상들이지만 이 증상들이 생각보다 심하게 나타납니다
제 가족의 경우 초발 환우임에도 매일 약을 하루에 20알 정도 먹고 주사는 매달 한 번씩 맞고 있습니다. 목 기도가 좁아서 약은 전부 나눠서 먹고 있습니다.
살찌는 것도 제 가족의 경우 두 달 만에 25키로 정도 쪘으니 엄청 많이쪗죠 원래도 잘 안먹는 녀석인데 퇴원하고 나서 매주 4~5일씩 1년 동안 헬스장에 가서 운동, 식이는 하지만 빠지지는 않고
지금도 조금씩 더 찌더라고요. 눈도 1년 반 동안 거의 안 보여서 환우 본인이 가장 힘들어하고요.
쓰자면 참 긴데 제 가족도 인지저하가 있어서 아이 같은 모습도 보이지만 열심히 센터도 다니고 운동도 하고 웃대나 다른 사이트 글도 보고 책도 읽고 게임도 하고 웃고 대화도 하고 그냥 그렇게 열심히 살고 있어요
입원도 힘들게 안 하고 그냥 동생이 스스로 갔어요 저보고 울지 말라면서요. 여러 사람들이 있다는 걸 말씀드리고 싶었어요
다시 한번 조현병으로 인한 사고들을 병으로 인한 거니 감싸달라 이해해달라는 절대 아닙니다 그런 사고들은 마땅한 처벌을 받았으면 좋겠어요.
저는 그냥 병에 걸렸어도 열심히 살아가시는 환우분들, 환우 가족들 정말 많고 재발 안 하려고 본인들이 더 노력하면서도 숨는 경우를 많이 봐서 글을 써 봤습니다.
단순 약, 입원치료만이 아니라 주변 사람 가족이 병 특성에 대해 잘 알고 인정해 주고 따듯하게 말해주면 더 좋아질 수 있는 병이에요.
병에 걸린 것은 안타깝고 마음 아프지만 저희 가족은 모두 동생의 병을 인정해 주고 항상 따듯한 말 하고 같이 운동하고 하다 보니 예전 모습으로 많이 돌아왔어요.
부모님 전화번호, 집에 오는 길에 보이는 간판 외우는데도 5~6달이 걸릴 정도로 인지 저하가 심했지만 점점 회복하고 있어요.（발병 전에는 대학나오고 일하고 평범하게 지냈었습니다）
두서가 없는데 작년에 웃대에서 조현병 걸린 환자들 가스실에 넣고 다 죽여야 한다는 글과 추천을 보고 너무 충격받아서 몇 달 동안 울면서 힘들어했던 게 생각이 나네요.
가끔 가다가 전혀 상관없는 게시글에 조현병 환자냐, 우스갯소리로 조현병 환자랑 비슷하게 글 쓰면서 웃는 것들도 보기 힘들었는데 사실 이 사이트뿐만이 아니라
어딜 가든 그렇잖아요. 이제는 웬만하면 안 보려 하기도 하고 그런 댓글 봐도 모르니까 저렇게 말할 수 있지 하며 지나가요.너무 그런 댓글들을 많이봐서 이제는 그러려니 하기도 하구요.
다만 동생이 볼까 봐, 다른 환우분들이 보시고 힘들어하실까 봐 그게 무서워요
환우 카페 가보면 글 보시고 힘들어하시는 환우 가족분들도 생각보다 많으셨어요 저도 글쓰기까지 용기가 필요했어요
주변에서 이병을 알면 더 빨리 병원에 갈 수 있고 예후도 좋은 병인데 유튜브나 방송에서는 자극적인 내용과 함께 약 먹고 치료하면 괜찮습니다 하고 간단하게 나오니 그게 조금 아쉽기도 하고요
예를들어 클로자핀이 최후의 약이라서 최대한 안먹는게 좋다, 전기치료는 사람을 바보로 만든다 라거나 아직도 잘못 알려진 내용이 환우,가족들이 그렇게 알고있어서 치료가 더 늦어지기도 하고 먹기 싫어서 안먹는다라고 하는
오해도 좀 풀수있으면 좋겠어요
일반 조현병 환우분들은 여러분이 보시는 글도 같이 보고 일상생활하면서 사시는 분들도 많아요 숨으면 숨을수록 안 좋은 병이어서 이렇게 치료받고 사회생활하시는 분들도 계신다는 걸 한 분이라도 알아주셨으면
해서 글을 남겨요. 웃대에서도 환우분,가족분들이 글 남긴거 봤는데 다들 힘내셨으면 좋겠습니다.
짧게 쓰려 했는데 잘 안되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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땃땃땃쥐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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