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웃대 형누나들. 가끔씩 눈팅만하다 가입한지 얼마 되지 않은 늅늅이라고해.

내가 초등학교 4학년때부터 고등학교 2학년때까지 왕따를 당한적이 있어. 지금은 스무살이고 이런 이야기는 작년까지만 해도 생각도 하기 싫은 이야기지만 이미 지나가버린 추억이고 해서 한번 썰 풀어볼게. 좀 길어. 왕따 당하던 썰이라 볼만 할테지만 긴거 읽기 싫은 형은 뒤로가기 해도 좋아.


때는 초등학교 4학년이었어. 내가 어렸을때부터 책을 좀 많이 읽어서인가, 당시 또래 애들이랑 생각자체가 달랐어. 고정관념이란게 없었다고 해야하나?

그 때 당시 애들에겐 당연한걸 난 항상 왜 당연한지 생각부터 했지.
정확히 기억은 잘 안나는데, 의견대립하다가 왕따를 당한건 확실한거 같아. 어떤 대화를 나누다 그렇게 됐는지는 중학생때부터 잊어버렸어.

수업이 한시간 끝나고 쉬는시간에 화장실 다녀오고 물도 마시고 와서 자리에 앉을라는데 내 뒤에 있는 애가 내 의자를 살짝 빼려는거야. 당시 그런 장난이 유행이기도 해서 난 대충 눈치채서 그런 장난에 안걸렸지. 그런데 갑자기 그 애가 의자를 잡고 날 때리기 시작했어. 그리고 주변에 있던 애들이 와서 날 때렸지.

난 이유도 모르고 맞았고, 급기야 눈물을 터뜨리고 말았어. 근데 더 가관인건 담임이랑 날 때린놈이 나눈 이야기야. 이건 내가 80대가 되도 기억할거 같아.

선생님 왈 "**이 왜 울어?"
날 때린놈 왈 "모르겠어요. 그냥 넘어지더니 울던데요."
선생님 왈 "어휴, 미련한놈."

미련이란 단어는 당시 담임선생님이 자주 하시던 말이었어. 항상 애들을 혼낼때 미련하단말을 자주 하셔서 기분이 나쁘거나 그런건 없었는데, 그 때만큼은 진짜 선생님이 엄청 미웠어.


첫날 구타는 그렇게 끝났고, 하교를 했어.
옷을 갈아입는데 오른쪽 어깨가 아프더라고, 화장실 가서 거울로 보니까 멍이 들어있는거야. 엄마한테 들키기 싫어서 얼른 옷 갈아입었지.

그리고 다음날 학교에 가자마자 난 괴롭힘이란 괴롭힘은 다 당했어. 길가다가 다리걸어서 넘어뜨리고 책상 밑에 넣어놓은 교과서들을 다 꺼내서 교실 전체에 뿌려놓기도 하고, 쉬는시간에 화장실 가려고 일어나려하면 뒤에 있는 놈이 내 머리 누르고 다른놈들이 와서 내 어깨 눌러서 화장실도 못가게 하고 그랬지.

근데 지금 생각해보면 이정돈 아무것도 아니란건 알아.

이런 식의 괴롭힘은 별거 아니었지. 제일 무서운건 단체로 날 구타하는거야. 6명이었나 7명이었나 정확한 수는 기억나지 않는데, 10명은 안되는 애들이 쉬는시간마다 거의 때렸어. 다행히 쉬는시간이 제일 긴 점심시간엔 날 건드리지 않았지. 그땐 밥먹고 축구하러 나가야하니까...
구타가 한 한달쯤 됐을때 내 몸엔 멍이 많이 생겼지. 근데 이쯤 되면 부모님도 대강 눈치를 채야했어. 지금이야 그렇다치지만 당시 내 어머니는 전업주부셨거든.
내가 먼저 설겆이를 하시는 어머니께 가서 학교 가기 싫다고 했어. 그러자 당연한 질문인 왜? 라는 말이 나왔지. 그래서 난 애들이 날 괴롭히고 때린다고 하니까 어머니는 아무런 말씀 안하시다가 갑자기 "말도 안되는 소리 하지 말고 숙제나 해." 라고 했어. 그 때 방에서 엄청 울었어.
근데 그것도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당시 거짓말을 좀 많이 해서 그런말을 했다고 생각해.

그렇게 왕따를 당한지 3개월인가 됐을 무렵 난 이제 안맞게 됐어. 그런데 이미 난 반에서 고립되어있었지.

5학년이 되던 때. 날 때리던 놈들중 한명이 같은 반이었고, 4학년때 같은 반인 애들이 3명 더 같이 올라왔지.
날 괴롭혔던 놈이 애들한테 내가 4학년때 왕따였다고 말한거야. 그리고 난 바로 고립됐어.
4학년때에 비해선 아무것도 아니지만 정말 힘들었어. 그렇게 많이 맞은것은 아니지만 같이 놀 친구가 없었어. 그나마 2학년때 친구였던 놈마저 날 배신했지. 그렇게 1학기를 혼자서 쓸쓸히 보냈어.
2학기때 나한테 친구가 한명 생겼어. 나보다 키도 크고 힘도 쌔고 공부도 잘하는 놈이었어. 이런놈이 나랑 친구를 먹다니 난 정말 행복한 놈이다 라고 생각했어. 그놈이 힘도 좀 있다보니까 나랑 친구가 된 뒤로 때리거나 괴롭히는건 거의 없어졌다고 할수 있었지.
근데 얼마 안가 그놈에게 배신 당했어. 친구라고 믿었던놈이 어느날 갑자기 돌변해서 날 괴롭히고 때리기 시작했어. 정말 죽고 싶은 심정이었지. 구타랑 괴롭힘은 4학년때로 돌아간 느낌이었어.
난 또 다시 부모님께 말했어. 그랬지만 소용없었어. 그리고 담임선생님에게도 말했는데, 소용없었어. 그리고 한번은 자살하려고 아파트 옥상으로 올라갔어. 당시 우리 아파트 중 내가 살고 있던 동만 옥상문이 열려 있었는데, 거기에 올라가서 밑을 한번 내려다 봤는데, 무섭더라. 미련하게도 자살할 용기가 없었던 거야.

많이 포기했어. 학교에서 꽤나 상위권이었던 내 성적은 왕따를 당하기 시작하면서 점점 떨어져가고, 그나마 1,2,3학년때 있었던 친구들도 멀어져갔고, 다니던 합기도 도장도 그만두고, 공군사관학교에 가서 전투기를 몰고 싶어했던 어린시절 꿈은 그 애들이 비웃어서 포기했어. 완전 전따였지.

그렇게 6학년이 됐어. 내가 6학년이 되면서 새롭게 특공무술 도장을 다니기 시작했어. 그리고 입시학원을 다녔지. 당시 어머니께서 가게를 하나 차리셨는데, 가게 바로 위층이 학원이었어. 그리고 거기서 좀만 더 가면 특공무술 도장이 있었어.
운좋게도 그 학원엔 내가 다니던 학교 애들이 없었어. 그런데 너무 조용한 분위기에 친구를 만들기 힘들었어.
그래도 특공무술도장에선 달랐지. 같은 학교 애들이 꽤나 있었지만, 도장 다닌 형들은 알겠지만 분위기가 굉장히 가볍고 좋아. 거기서 친한 동생들도 만들고, 또 동갑내기 친구도 한명 만들었어. 같은 학교 애였지만 내가 왕따를 당한다는걸 모르는 놈이었어.
그 놈하곤 절대 사이가 벌어지지 않겠노라 다짐하면서 걔랑 같이 게임도 하고 놀러도 다니고 그랬어. 또 피시방 간다고 용돈도 마구 쓰기 시작했지. 그러다보니 돈이 부족한거야. 그래서 한번은 돈이 부족하다고 집에서 게임하자니까 한시간을 나한테 까줬지.
너무 고마웠어. 근데 다음날에도 그 다음날에도 계속 까준거야. 한번은 미안해서 내가 까준다고 했는데, 돈이 없었어. 그래서 아버지 지갑에서 돈도 꺼내쓰고, 안방에 있던 커다란 돼지 저금통에서 몰래 2천원씩 꺼내 쓰고 그랬어. 물론 지갑은 들켜서 한번하고 접었지. 주로 돈 조달은 돼지 저금통에서 했어.
그러다가 2달정도 지나서 돼지 저금통에서 돈을 꺼내 쓰는걸 들킨거야. 엄청 혼났지. 매도 엄청 맞고... 당시 할말은 엄청 많았어.
유일한 친구놈이랑 관계 지속할려고 돈 꺼내썼다고 말하고 싶었어. 근데 내가 말해도 믿지 않겠지 란 생각이 들어서 그냥 피시방 가고 싶어서 그랬다고 말했지.
그리고 어머니가 걔 집에 전화해서 뭐라뭐라 했나봐. 다음날 도장에서 걔한테 엄청 맞았어. 그 다음날에도 맞았고, 또 그 다음날에도 맞았지. 그리고 난 그 도장을 그만뒀어. 근데 그게 다가 아니야.
내 초등학교 시절중 제일 최악은 6학년때야.
특공무술 도장에서, 입시학원에서, 학교에서...

특공무술 도장에서 친구 만들었을때 입시학원에선 난 왕따였어. 분명 다른 학교 애들인데도 내가 왕따란걸 아는지 한 2주일정도는 말을 걸지도 않았어. 유일하게 한명만 나에게 좋게 대해줬지. 주로 내가 말을 걸었지만, 대답해주는거에 감사함을 느꼈어. 좋은 놈이라고도 생각했어. 근데 역시 그것도 아니더라.
얼마 안가서 수업이 끝나면 쉬는시간 10분동안 두놈이 교실 뒤쪽으로 날 끌고가서 때리는데, 거기에 나에게 좋게 대해준 놈도 있었어. 배신감이란 배신감은 엄청 많이 받았지. 이유는 잘 몰라. 기억이 안나거든. 당시 남자가 5명 여자 3명인걸로 희미하게 생각이 나긴하는데, 내가 맞는걸 알면서도 그 누구도 나서지도 않고 자기들 할일 했어. 여자애들은 떠들며 웃더라. 근데 이건 이미 4학년때부터 있었던 일이라 익숙했어. 선생님이 들어오면 바로 구타 멈추고 날 일으켜 세운뒤 자리에 앉혔지.

학원이 끝나면 밑으로 내려가서 어머니 가게에 갔어. 서빙같은거 도와주다가 가게 문닫고 뼈다귀해장국 먹고 집에 갔지.
그 때 뼈다귀해장국 먹는게 제일 행복했던거 같아.

기억이 흐릿하지만 어느날엔 내가 한번 폭주해서 날 괴롭히던 놈 두놈이랑 싸웠어. 학원이 끝나고 내려가던중에 그놈들이 나한테 어깨동무 걸고 막 때리면서 갔지. 그러다 무슨 용기가 났는지 두놈중 제일 만만한 놈 얼굴을 주먹으로 사정없이 후려쳤어. 그러더니 그놈 코에서 피가 나더라. 그리고 덩치 큰놈은 발로도 차면서 싸웠는데 역시 2대1은 안되더라.
싸운 날 나는 집에서 학원으로 전화를 했지. 선생님 그만둘래요. **이랑 @@이가 쉬는시간마다 때려서 그만둘래요. 라고 하니까 선생님이 날 붙잡으려 하더라. 그렇게 오랫동안 통화를 했지. 근데 난 그때 사람을 믿지 않게 되버려서 선생님이 그놈들 혼내고 다시는 나 못건들게 한다고 하더라고. 예전 같으면 그런말도 믿을테지만, 그동안 선생이란 작자들에게 당한게 있었어.
맨날 해결해준다해놓고 해결도 제대로 안됐지. 날 괴롭히던놈 불러다가 혼내고 나면 그 놈은 반성하지도 않고 바로 날 때렸거든.
그래서 나는 그만둔다고 단호하게 말했어. 그 다음날 학원에서 준 교재를 돌려주러 갔는데, 문 앞에 그놈 두명이 서있더라. 나한테 잘못했다고 빌더라고, 무릎까지 꿇으면서. 난 그래서 가게로 들어가서 빗자루 들고 계속 후려쳤어. 그리고 쿨하게 학원으로 들어갔지. 교재 딱 돌려주고 돌아가려는데 끝까지 선생님이 날 잡고 그냥 계속 다니면 안되냐고 하더라. 안된다고하니까 그 두놈 불러다가 선생님이 엄청 때렸어.
내가 더 때려달라고 하니까 더 때려주더라고... 그리고 그만둔다고 하고 나왔어. 지금 생각해보면 그 선생님은 믿을만한 사림인거 같더라.

그리고 이제 학교에서 있었던 일들이야.
내가 담임을 잘못 만났구나 하고 느낀게 6학년이 처음이었지.
교실에 전학생이 한명 왔어. 그리고 며칠이 지났는데 걔 지갑이 없어진거야. 다른애들은 걔 지갑찾을라고 남의 책상 다 뒤지고 있었지. 물론 내 책상도 예외는 아니었어. 아니, 그냥 내 책상을 먼저 뒤졌어.
나는 그놈들이 지갑을 찾든 말든 신경도 안쓰고 책 읽으면서 평화롭게 시간을 보내고 있었어. 근데 10분이 지나도 못찾는거야. 그래서 난 답답함을 느끼고 애들이 안 찾아볼만한곳을 찾아봤어. 쓰레기 버리는척 하면서 쓰레기통 가봤는데 아니더라. 쓰레기통을 누가 비웠는지 깨끗하더라고. 그래서 교실 오른쪽에 있는 수납공간쪽을 뒤져봤어. 그 수납공간에 박스가 하나 있었고 수건이 뚜껑역할을 했거든. 내가 그 수건을 몇개 들춰보니까 지갑이 나오더라고. 그래서 찾았다고 하니까 갑자기 담임이 내 손목 끌고 가서는 엎드려 뻗쳐 시키고 몽둥이로 내 엉덩이를 엄청 때리더라.
난 그 때 어이가 없었어. 그리고는 내가 훔쳤냐고 하는거야. 난 당연히 아니라고 했지. 그러더니 더 때리더라. 그리고 교실로 들어가서는 내 욕을 했어.
난 엄청 억울해서 울었지. 그리고 무단 조퇴를 했어.

그때부터인거 같더라. 개인주의가 되기 시작했어. 그리고 강호순이랑 김길태 알지? 솔직히 말하면 나 그 둘 옹호했어. 뭐 인터넷 그런곳에서 옹호한건 아니지만, 당시엔 저 둘도 어렸을때 안좋은 경험들이 많아서 사람 죽인게 아닐까 라는 내 멋대로 동질감 비스무리한걸 느꼈지. 사람들이 강호순이랑 김길태 욕할때면 내 기분이 나빠지더라.

다시 이야기로 돌아갈게. 초6이 거의 끝나갈때쯤 중학교를 고르는 시기가 왔어. 우리는 1지망 2지망 3지망 해서 중학교를 골라 갈수 있는데 대부분 다 1지망에 쓴 학교로 갈 수 있었어. 난 우리 동네에서 좀 멀리 떨어져있는 시골 중학교를 1지망에 쓰고 2지망 3지망도 똑같이 썼어. 이유는 간단했지. 다른 애들이 안 갈만한 학교로 고른거야. 왕따 당하기 싫어서. 그랬더니 담임이 날 불러내더라. 왜 그 학교로 가냐고.

그래서 내가 그냥 거기 가고 싶어서 썼다고 하니까, 다시 쓰래. 그래서 다시 썼어. 똑같이.
그랬더니 장난하지 말라고 막 혼내면서 부모님께 연락을 하더라. 그래서 집에 한번 난리가 났어. 왜 집앞에 있는 중학교 안가고 걸어서 30분 걸리는 학교를 고르냐고 막 혼내셨지.
그래도 난 가고 싶다고 했어. 그랬더니 아버지가 막 화내시면서 그럼 집에서 나가라고 하더라. 난 움찔해서 결국 집앞에 있는 학교로 갔어. 바보 같았지. 미련했지....


중학교 1학년은 굉장히 평화로운 왕따 시절이었어. 그냥 반에 무서운 놈이 한명 있었던거 빼고는 굉장히 평화로웠어. 딱 한명만 날 때렸거든. 근데 그놈은 얼마 안가 날 때리는걸 그만두었지. 그래도 왕따였어. 친구가 없었거든.
근데 중학교 시절이 더 비참한 이유는 밥을 항상 혼자 먹는다는거야.
초등학교때는 교실에서 먹어서 혼자 먹는게 아무렇지 않았어. 다들 책상 옮기면서 안먹었거든. 근데 중학교는 급식실에서 먹다보니까 무리를 지어서 먹더라. 난 항상 혼자였지. 그렇게 3년동안 혼자 먹었어.

제일 비참했던 중학교 시절은 2학년이었어.
초6때 날 괴롭히던놈이 같은 반이었어. 학기 초에 전학생이 한명 왔는데 그 전학생이랑 그놈이랑 금세 친구먹더니 내가 왕따라는걸 말하고 같이 괴롭혔어. 그래도 적당히 괴롭혀줘서 좋더라. 문제는 또 다른 놈인데, 그놈은 나랑 초면임에도 내가 왕따란걸 알자 하루에 100대정도씩은 꾸준히 때리는 놈이었어. 항상 치는곳이 정해져 있어. 주로 어깨였지. 그러다가 질리면 머리랑 허벅지를 치는데, 첨에 맞을땐 엄청 아팠는데, 많이 맞다보니 별로 안아프더라. 근데 머리는 아무리 맞아도 익숙하지가 않더라고...
진짜 그놈은 못 괴롭혀서 안달난 귀신이라도 붙었는지, 매일 매일 괴롭혔어. 갑자기 와서 가위바위보를 하는거야 내가 지면 한 어깨 10대 정도 맞았어. 내가 이기면 똑같이 10대 맞았지. 비겨도 맞았고...
화장실 갈라고 일어나면 나한테 달려들면서 발로 배를 걷어찼어. 아파하면서 일어나면 허벅지를 계속 발로 찼지. 난 맞으면서 화장실 갔고, 맞으면서 볼일 봤어. 어느날은 걔가 혼자 밥먹으려는 날 데리고 다른반에 있는 지 친구들이랑 밥먹더라. 날 소개해주는데 자기 샌드백이니까 때리고 싶으면 때리라고 하더라. 그 때부터 그놈들한테 불려가면서 엄청 맞았어. 내가 내발로 간게 아니라 그놈들이 날 자기네 반으로 끌고가서 엄청 때렸어. 또다시 전따가 된거지.

중2때 동생한테 많이 미안했어. 항상 학교에서 당하던걸 집에 와서 동생한테 풀었거든. 진짜 많이 미안했지. 나보다 두살 어린 여동생이었는데, 내 신경에 조금만 거슬리면 바로 구타였어. 그것도 그냥 손으로 때린것도 아니었지. 발로 허리 차고 리모콘으로 머리 툭툭 치고... 부모님께 많이 혼나면서도 동생을 계속 때렸어.
한번은 동생이 허리를 크게 다쳐서 물리치료를 받았지. 한 2년정도 받았어. 그 뒤로 난 동생을 때리는걸 포기했어.
지금이야 동생이랑 사이는 좋아졌지만, 가끔 동생이 시큰둥하게 할 때가 있어. 그럼 난 아무 말도 못해. 동생한테 한게 있었으니까... 정말 쓰레기 같은 놈이었지. 아마 평생이 지나도 동생한테 용서 받을순 없을거야.

중3때는 다행히 그리 심각한 왕따는 아니었어. 1학년때처럼 평화로웠어. 두세놈이 날 때린다는걸 제외하면 평화로웠지.
그리고 고등학교를 정하는 시기가 왔어. 난 초등학교때 이루지 못한걸 여기서 이루고자 했어. 옆 지역에 있는 공고를 썼지. 옆 지역 학교는 다른 애들도 많이 쓰다보니 다행히 담임이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어.
근데 내가 사실 공고를 쓰기 전에 인문계 고등학교로 탐방을 갔어. 학교측에서 주최한거라 담임도 알고 있었지. 그런데 내가 공고를 쓰니까 첨에 표정이 의아해 하시더라.
하긴, 아무리 성적이 떨어졌다해도 인문계는 충분히 갈 성적이었는데, 실업계를 쓰니까 의아해하시겠지.
근데 난 그 사실을 집에 알릴줄은 몰랐어. 그래서 또 난리가 났지. 난 또 사실을 숨긴채 그냥 내가 가고 싶어서 고른거라고만 말했어. 이번엔 아버지는 딱 한마디만 하셨어. 잘해봐라 라고.

아... 정말 행복하더라. 같은 학교 애들 7명이 같은 학교로 갔지만, 전부 과가 달라서 문제 없을거라 생각했지. 근데 아니더라.
고등학교 1학년때 첫 운동회였어. 그 당시엔 나한테 친구들이 많았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난 아마 이때를 위해 그동안 왕따 당했던 거구나 생각했어. 근데 다른 과에 있는 같은 중학교 출신애가 날 보더니 갑자기 내가 있던 무리로 와서 나에 대해 한마디 하더라. "얘 중학교때 왕따였는데, 출세했네?"

하아.... 정말 허무했어. 그리고 친구라고 믿었던 놈들은 내가 왕따였다는 사실을 알고는 접근도 안하더라. 그 뒤로 날 **동 왕따 라고 부르면서 괴롭히고 떄렸어. 처음으로 돈도 뜯기고 교과서도 많이 잃어버렸어. 고등학교때 교통카드를 썼는데 한 5개 정도 잃어버리고 내 휴대폰을 뺏어다가 자기들꺼마냥 써댔지. ㅋㅋㅋㅋㅋㅋㅋ 다시 왕따 시작이었어.

그렇게 왕따를 당하며 고등학교 3학년이 됐어.
우리학교만 그런지 모르겠지만 과가 6개 있고 과당 반이 2개씩 있었어. 그래서 싫어도 다들 아는 사이였지. 그래서 한번 시작된 왕따도 사라지지 않았어.3학년 학기초도 마찬가지였어.
난 어느날 결심을 했어. 자퇴소동을 벌였지.
집에 가서 학교 그만두겠다고 했어. 당연히 난리 났지. 어머니가 말했어.

"왜 멀쩡히 잘 다니는 학교를 그만두냐."

이 말을 들으니까 갑자기 울컥하더라. 울음을 참으면서 말했어.

"왕따 당하는게 너무 괴로워서 그만둘래요." 라고.

그랬더니 아버지가

"3학년때 그만 두면 어떡하냐." 고 하시더라.

울컥했어. 내가 왕따 당했다는게 중요한게 아니라 3학년때 그만두는게 아까워서 그러는구나 하고 생각했지. "그래 3학년에 그만두면 아깝겠지 그동안 왕따 당하면서 살았는데 고작 1년 버티는게 힘들어서 그만두냐? 차라리 1년 더 왕따를 더 당하고 졸업하지" 라고 말했어.
아버지는 나에게 엄청 화를 냈어. 그게 무슨 부모에게 할말이냐고. 또 울컥했지.

"내가 그동안 학교에서 왕따 당한다고 말했을때 엄마랑 아버지는 나에게 뭘 해줬어요? 헛소리 말라면서 내말 무시하고... 내가 온몸에 멍이 들고 자살 결심도 하루에 수백번씩 할 동안 엄마랑 아버지는 뭘했냐고요... 내 말 들어준적이나 있었어요? 눈치라도 챘어요? 내가 흉기들고 살인 충동 일어날때까지 뭘했냐고요?!" 라고 말했어.

그리고 엄청 울었지. 그랬더니 부모님이 나한테 엄청 미안하다고 했어. 아버지는 울면서 미안하다고 하셨어. 그래도 소용없더라. 나한텐 정말 아버지가 우는게 가식적으로 느껴졌어. 혼자서 맘속으로 저건 거짓울음이다. 라고 생각했어.

"내가 **（동생이름）이 왜 때렸는줄 알아요? 내가 항상 학교에서 당하던거 누구한테라도 안풀면 내가 미쳐버릴거 같았거든요. 그래서 때렸어요. 아버지 나한테 친구가 없어요. 왠줄 알아요? 친구라고 생각했던 놈들이 나중에 다 저 때리고 왕따 시켰어요. 그래서 사람 못믿겠어요. 내가 항상 하는 생각이 뭔줄 알아요? 어떻게 하면 이놈을 죽이지? 어떻게 하면 저놈을 죽이지? 어떻게 해야 이놈들이 날 안 괴롭힐까? 어떻게 죽여야 이놈들이 날 무서워 할까? 어떻게 해야 내가 죽을수 있을까? 이생각만 했어요. 하루에도 수백번씩 자살 생각하고 결심하고 좌절하면서 사는게 얼마나 힘든지 알아요? 1초마다 생각나는데 자살이에요. 근데요. 나도 참 미련한게 왜 안죽었을까요?"

라고 말했어. 지금 생각하면 오글거리긴 한데, 그때는 이미 나도 울고 있는 상태였고 아버지도 엄청 우시더라. 난 그동안 쌓아놨던 말들을 많이 했어. 내 정신상태는 말이 아니었지. 정신병원에 입원해도 될 정도였거든. 정말 미칠거 같더라. 그동안 하고 싶은 말들을 하니까 정신줄을 놓을거 같았어. 근데 말을 안했으면 난 폐인이 될거 같았거든.
그렇게 한달동안 등교거부하고 다시 학교에 나갔을때 나에 대한 구타와 괴롭힘이 싹 사라졌어. 그래도 난 혼자였지.
그리고 학교를 다니면서 심리치료도 받았어. 약도 먹었고... 근데 이게 도움이 안되더라.

그렇게 졸업을 했어. 난 졸업사진은 찍지 않았어. 앨범도 안받았지. 마치 귀신이 3년 동안 학교 다닌것처럼 내가 그 학교를 다녔다는 기록은 생활기록부 말곤 없어.
그리고 졸업한뒤 왕따 당하는게 무서워서 대학교도 취업도 하지 않고 2달간 방구석 폐인으로 지냈어. 계속 게임만하면서 지내던 나날이었지.

그러던 어느날 내가 하고 싶은걸 찾았어. 중학교때 잠시 관심을 가졌던 성우라는 꿈이야. 그래서 난 바로 연기학원을 찾아냈고 지금 연기를 배우고 있어.

난 정말 행복해. 8년동안 왕따 당하면서 자살 생각만 셀수 없을만큼 많이 했는데, 연기를 배우기 시작한 이후로 세상 사는 맛을 느꼈고, 성격에 변화가 생겼어. 소심하던 내가 이제 사람들에게 막 말도 걸고, 웃지도 않던 내가 크게 웃고, 떠들지도 않던 내가 사람들하고 막 떠들었지. 내가 그동안 힘든 학창 시절을 보내면서도 자살을 못했던 이유가 아마 이 날이 기다리고 있어서가 아닌가 하고 생각하고 있어.

이건 정말 내가 하고 싶은거야 형들. 절대 난 이 꿈을 버리지 않을거야. 성우가 되서 형들이 보는 TV에서 내 목소리가 나올때까지 난 노력할거야.



이런 말 하긴 뭐하지만 나 응원해줘 형들.

그리고 내 기다란 썰 다 읽어주신 형들에게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