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아파트는 밤이 되면 유독 어두웠다. 개발이 시작된지 얼마 안된 신도시. 아파트 주변은 올리다 만 철골만 뼈다귀처럼 앙상했고, 바닥에는 울퉁불퉁한 자갈이 밟히는 그런 곳이었다. 평소라면 밝은 색의 정장을 말숙하게 빼입었을 그도 그날따라 검은 점퍼만 목 끝까지 올렸다.
남자는 애써 익숙한 척하며 아파트 입구로 들어섰다. 마침 경비는 보이지 않았다. 흔한 벌레 소리 마저 없이 고요했다. 새벽 분위기 한 번 죽이는군, 하고 중얼거리며 울퉁거리는 바닥을 밟아갔다.
복도 구석에 CCTV만 붉은 점멸등을 비추고 있었다. 남자는 모자를 다시 한 번 눌러 쓰고는 몇 계단을 올라갔다. 열쇠 위치는 이미 알고 있었다. 남들이 지나가는데 대놓고 위치를 말하다니, 조심성 없는 여자야 라며 몇 마디 내뱉고는 능숙하게 창틀에서 열쇠를 꺼냈다. 수십번은 더 해본 듯한 솜씨였다.
남자는 약간의 욕짓거리 끝에 현관문을 열 수 있었다. 캄캄한 현관에는 신발 두 켤래만 나뒹굴었다. 신발을 바라보는 남자의 얼굴에 ...... [ 크롤링이 감지되어 작품 일부만 보여 드립니다. 웹소설 작품은 검색 크롤링이 제한되어 있으며, 사이트에서 직접 작품을 감상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