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 남서부 란미누. 파우스트 카이 파라켈수스, 혹은 케이가 두통과 현기증을 호소하며 눈을 떴다. 막대한 무언가를 강제로 쑤셔 넣은 듯 울려 퍼지는 두뇌의 통증이 위화감이라는 이름으로 척수를 타고 전신에 흘러 나갔다.
얼음 균열 모양 흉터가 난 팔뚝 위의 손은 더 이상 기괴하게 크지도 않아 보였지만 자신만이 느낄 수 있는 가면도 그대로였다. 목에는 마녀를 무찌른 아버지의 유품인 목걸이가 희미한 등불에 반짝였다. 가슴을 만져보니 한 때 타락천사가 잠시 혼을 의탁했던 에메랄드 석판이 쑥 튀어 나왔다. 극소수의 네필림들만이 쓸 수 있는 마법, ‘인벤토리’의 원리였다.
“아, 일어났다!”
방문 앞에 선 소년이 말했다. 케이는 아무도 모르게 다시금 석판을 가슴 속에 집어넣었고 황금빛으로 두근대는 자신의 새로운 심장을 느꼈다. 소년은 어느새 밖으로 나가 자신의 조부를 데려왔다. 볼살이 늘어진 노인이 쌍지팡이를 짚으며 카이가 누운 침대를 향해 다가왔다. 깊숙이 패인 주름으로 보아 얼추 100살은 넘은 것 ...... [ 크롤링이 감지되어 작품 일부만 보여 드립니다. 웹소설 작품은 검색 크롤링이 제한되어 있으며, 사이트에서 직접 작품을 감상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