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1-02 22:2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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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2일 폴란드 헌법재판소가
태아가 기형아일 때 낙태를 허용한 법률에 대해
위헌 판결을 내리면서
일주일 넘게 시위가 계속되는 와중에
시위대가 성당을 점거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폴란드 헌법재판소의 기형아 낙태 위헌 판결을 반대하는 시위대가
지난달 25일 포즈난에 있는 한 성당을 점거했다.
포즈난뿐만 아니라 슈체치네크, 카토비체, 루치, 바르샤바 등
폴란드 각 지역마다 성당에서 시위를 벌이다가
경찰에게 연행되는 사건이 다수 일어났다.
폴란드는 역사적으로 가톨릭 국가이지만
교리상 낙태를 강하게 반대하는
가톨릭 교회에 대한 반감이
잇따른 시위를 촉발시켰다.
이러한 사태가 발생한 원인은
지난달 22일 내려진 폴란드 헌법재판소의 판결 때문이다.
폴란드 헌법재판소는
기형인 태아를 낙태할 수 있도록 허용한 현행 법률이
정상인 태아와 기형인 태아의 기본권을 비교했을 때
기형인 태아의 생명권과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보아
재판관 13명 중 11명이 위헌이라고 판단했다.
폴란드 헌법재판소는 판결문에서
'장애를 가진 태아를 선별해 낙태하는 것은
나치의 우생학과 다를 바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번 위헌 판결에 따라 폴란드에서는
성폭행 또는 근친상간으로 임신한 경우,
임산부의 건강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경우에만
낙태가 가능하게 되었다.
폴란드가 처음부터 낙태를 강하게 규제한 건 아니었다.
공산주의 정권이 붕괴되기 전인 1989년까지는
폴란드에서도 낙태가 자유로웠지만
공산정권 붕괴 후 수립된 신정부에
가톨릭 교회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1993년 현행 낙태금지법이 제정되기에 이른 것이다.
폴란드에서는 10월 27일 하루에만
코로나19 확진자가 16,000명을 넘길 정도로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한 상황이라서
10명 이상이 모이는 것을 금지했지만
이번 위헌 판결에 분노한 시위대는
폴란드 곳곳에서 시위를 벌이는 중이다.
2019년 폴란드에서 시행된 합법적 낙태시술
약 1천 건 가운데 98%가 기형 태아인 경우였는데,
기형 태아의 낙태를 금지한다는 것은
낙태를 사실상 전면 금지한다는 의미와 마찬가지라는 것.
한편 폴란드 헌법재판소의 위헌 판결 소식을 접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폴란드 출신 교황이었던 성 요한 바오로 2세를 언급하며
"가장 연약하고 무방비 상태에 놓인 태아를
감싸주고 보살피는 사람이 많아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교황의 이번 발언은 위헌 판결을 지지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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