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새로 마주하게 된 책방은 어딘가 남달랐다. 굴다리 같은 곳을 억지로 파고들어 창문 하나 없던 건물이 비록 낡긴 했지만 일조량 좋은 커다란 창문을 양 옆에 끼고 있었다. 바닥을 굴러다니는 콘크리트 조각과 벽돌들로 짐작컨대 원래 있던 것을 책방 주인이 가려둔 것이지 싶었다. 수많은 책장과 책들은 바닥에 널브러져있긴 했지만 다행히 그녀처럼 한 쪽에 쏠려 있어 진로에는 데엔 지장이 없었다.
책방 주인은 그녀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차렷하고 서 있었음에도 마치 중력을 거스르는 것 같은 자세였다. 그는 “초대장은 챙겨두었네. 시계탑 지하로 오시게나.”하고 말하더니 새파란 불꽃에 휩싸여 사라졌다. 이미 정남희와 아이들을 생각했을 때부터 어느 정도 육감으로 눈치는 챘었지만 역시 그는 사람이 아니었던 모양이었다.
고미나는 침을 꿀꺽 삼키고 천천히 일어났다. 그리고 그녀는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엘리베이터에서, 출렁다리에서, 어릴 때엔 이따금 타보곤 했던 제주행 비행기에서 느꼈던 감각이 발끝으로 전해져 ...... [ 크롤링이 감지되어 작품 일부만 보여 드립니다. 웹소설 작품은 검색 크롤링이 제한되어 있으며, 사이트에서 직접 작품을 감상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