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주의）

부산은 운전할 때 특히 길이 험했다.

네비도 안 달고 나온 그 날 일진이 사나운지

2차선에 끼어든 차가 라이트도 안 켜고 들어오더라

"에이씨.. 운전을 뭐 저따구로 하냐.. 부산길을 처음인데 험하네"

나는 사상 공장단지에 찾아갈 일이 있어서 초행길을 가는중이었지만

시간은 밤 9시를 넘어서 걱정되기 시작했다.

이슥한 시간, 그래도 환하게 돌아가는 공장들을 너머 직선길로 차를 몰았다.

길을 헤매기 싫어 마침 쉬고있는 작업자에게 물었다.

나: " 저기 죄송한데 , ㅇㅇ 공장으로 가려면 어떻게 가야합니까?"

작업자: " 밤이 늦었는데 거기 가서 뭐하시려구요? 직진하시다가 ㄷ자 길로 빠지면 나옵니다."

" 근데 거기 작업하는 사람 지금 없을텐데?"

난 만날 사람이 있었기 때문에 밤이 늦은건 상관치 않았다.

나: " 아 예, 감사합니다. "

그리고 차를 쭉 몰다보니 어느새 ㄷ 자 길이 보였다. 어떻게 공장가는 길목이 이것 뿐인가?

신기하게 생긴 길이었다.

차를 길목에 주차해놓고 안으로 들어갔지만, 당연히 거기엔 빛도 작업자도 없었다.

" 만나자고 해놓고 사람이 말이야... 아 연락이라도 하고 올걸, 당연히 계실줄 알았네."

나는 곧장 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

�� �� �� 띠리링~♪

" 아이고, 내 정신좀 봐 오늘 오셨어요? 아 오늘 일찍 마감해서 거기 사람이 없을텐데.. 죄송합니다"

나는 짜증이 났지만 어쩌겠나, 내 실수인걸.. " 아이구 사장님 괜찮습니다, 다음에 뵈면 되죠 뭐.. 하하 .. 네~ 들어가십쇼~"

하고 전화를 끊는 순간이었다.

누가 내 등을 톡 톡 두드렸다.

뒤돌아본 그 자리엔 파마를 한 아줌마가 서 계셨다.

아줌마: " 총각이 여긴 무슨 일이시래? 여기 뭐 한데?"

나: " 아 혹시 여기 사장님 아세요? 약속은 했는데 막상 오니 영업이 끝났네요 하하.."

아줌마: " 아 여기 천지신명이 노하면 그럴수도 있지"

이게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지? 나는 본능적으로 이상한 아줌마임을 느꼈다.

그나저나 나는 저 아줌마가 걸어오는걸 봤던가? 공장 길목은 하나 뿐이었는데?

아줌마는 내가 " 예, 예.." 하고 상황을 끝내려하자 갑자기 휙 돌아서더니 공장 밖으로 터벅터벅 걸어가셨다.

이상한 여자네.. 이 시간에 왜 저런 차림으로 혼자 돌아다니는거야? 안위험한가?

뭔가 찜찜한 나는 차로 빠른걸음으로 걸어가 시동을 걸었다.

부르르릉.. 오늘은 일진이 참 더럽다.

공장 입구 ㄷ 자 길 밑에는 더러운 물이 흐르고있었다.

나는 차를 돌려 그 ㄷ자길로 향했다.

어서 그냥 집에서가서 아무생각없이 푹 쉬고싶었다.

" 왜 저 아줌마는 난간에 가만히 서서 똥물을 보고 있는거야?"

아줌마는 난간을 붙잡고 하천을 보고 있었다.

거기 계시면 밤늦게 위험하다고 말하려고 했지만 본능적으로 그러지 않았다.

꺼림칙하지않은가?

나는 차 라이트를 켜고 ㄷ자 길로 들어섰다.

"후우... 이상한 일이 되게 많네.."

아줌마는 차가 옆으로 지나갈 동안에도 고개 한번 돌리지 않고 흐르는 물을 보고있었다.

마침내 ㄷ 자 길의 끝에 다다라서 문득 지금도 그러고 있나 궁금했다.

백미러로 그 여자를 봤다.

"뭐야악....!"

그 여자는 웃으면서 마치 내가 자신을 보는것을 아는듯 나를 뻔히 쳐다보고 있었다.

그러면서 밤 늦은 시간에 신발도 신지 않고 ㄷ자길로 내 차로 천천히 걸어오고 있었다.

"뭐야...씨발..!!. 미친..."

나는 가속페달을 밟지 않을 수 없었다.

그 상황 자체가 귀신이든 사람이든 난 너무 무서웠기 때문이다.

나는 그 여자가 아직도 사이비에 빠진 미친여자인지 아니면 귀신인지 분간하지 못한다.

그 여자는 대체 누구였을까?

- End -


（ 지인이 실제 겪으신 일을 각색해서 적어봤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