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이야기는 픽션이며 인물, 장소와 무관합니다.）

'이렇게 만나줄 거면서 왜 그랬어요?'

나는 한참을 스토커에게 시달렸다 최근 몇 달 간 소름끼치는 문자만해도 몇 통인지 셀 수가 없었다. 친구는 이 일로 예민해진 나에게 기분 전환 겸 미팅을 제한했다. 

"마. 니 요즘 고민있는거 같은데 외롭나. 그러면 남자좀 소개시켜줄까?"

​

뜻밖의 소리에 놀란 나는 남자친구가 생기면 이 상황이 좀 나아질거란 생각에 내심 기뻐하며 그 제안을 받아드렸다. 

"으, 응... 그래서 언제 볼껀데?" 

"한, 다음 주 반갱일 쯤에 좋나?" 

"어머, 진짜. 알겠어. 고맙다 기지배야~!" 

며칠 뒤 시내의 한 술집에 모인 사람들. 난 그곳에서 운명의 상대를 만났다. 식성부터 취미 취향 그 모든게 비슷한 남자였다. 물론 얼굴도 준수하게 생긴 호감형이였기에 처음에는 못 미더웠지만 차츰 그 사람이 꽤 마음에 들어갔다. 남자 또한 마찬가지였는지 미팅이 끝나고 집까지 바래다 주겠다고 나에게 말했다. 잠시후 집앞에 차를 세운 남자 그는 나에게 조금씩 다가오며 입을 열었다. 

"실례지만, 제 전화번호 알려드릴테니까 괜찮다면 연락 줄래요?" 

나는 상기된 분위기를 주체할 수 없어 곧바로 핸드폰을 꺼내 들며 번호를 누르기 시작하였다.

"삐- 삐- 삐- 삐- 삐..."

하지만 그의 번호를 입력하던 전화기가 조곤조곤 

토해내는 알림음에 나는 이내 굳어버리고 말았다. 

"이미 등록된 번호입니다." 

등록된 번호의 이름은 '스토커'였다.

​

"봐봐, 이렇게 만나줄 거면서 왜 그랬어요. 크흐흐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