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공포 연간 베스트 글 읽다가 문득 생각나서 작성합니다.
직접 겪었던 실화입니다.
2013년인가 2014년인가 기억이 애매하네요.
군대를 전역하자마자 재수 생활을 했고 부모님이 "4년치 교육비 냈으니 나머진 알아서 책임져라." 하셔서
재수해서 입학한 대학 등록금, 생활비 등등을 모두 해결할 때라 아주 궁핍해서
여자친구（앞으로 여친이라고 할게요）와 데이트 비용을 아끼려 대중교통으로 멀리 무료로 관람할 수 있는 곳에서 데이트하고
막차 끊기기 전이면 되돌아 오고 끊기게 되면 찜질방에서 자던 시절 이야기입니다.
지역이 기억이 안 나는데 오이도인가 제부도에 놀러 갔다가 막차가 서울까지 도달 못하고 중간 애매한 지점에 끊겼었을 때 일입니다.
버스에서 내려보니 그 때 당시만해도 24시 영업하는 식당도 많았고 다들 기본이 새벽 1~2시까지는 영업하던 때 였는데
12시 좀 지난 시간 이었는데 주변에 불 켜진 곳도 없고 깜깜했던 기억이 나요.
사진 찍고 노느라 저, 여친 둘 다 폰 배터리가 나가서 찜질방 검색도 안 되고 큰 일이다 하고 있는데
계단 좀 높은 곳에서 내려다 보니 저 멀리 세븐 일레븐 1개 빼고는 껌껌해서 어쩌지.... 하고 있었는데
좀 더 멀리에 빨간불이라 잘 안 보였지만 목욕탕 모양의 조명이 어둡게 켜져 있는 게 보이는 겁니다.
그래서 안도의 한 숨을 쉬면서 열심히 걸어가보니 2시 정도 였어요.
가까이 갔더니 다행히 따로 자야 하는 목욕탕이 아니고 작지만 찜질할 수 있는 찜질방이더라구요.
그래서 안에 계산하려고 갔는데 일단 자리에 주인 분이 안 계셔서 불렀어요.
"안녕하세요 사장님~~" 한 5번 정도 점점 소리를 크게 부르니까 어디선가 딱 봐도 조폭인 인상의 아저씨가 나오시더라구요.
"성인 2명 찜질방까지 이용할게요." 하니까 저랑 여친을 번갈아 보시더라구요.
그러고 현금을 2만원인가 냈는데 거스름 돈을 목욕탕 비만 계산하고 찜질 돈을 거슬러 주셔서
"찜질도 할 거에요." 하고 돈을 다시 돌려드리려는데 멈칫 하시더군요. 여기서 1차로 뭔가 쌔함을 느꼈어요.
그러시더니 다시 돈을 받아가시고 옷을 받고 안에서 30분 뒤 인가에 만나기로 하고 여친과 각자 탕으로 갔습니다.
동네도 인적이 드문 동네고 시간이 그래서 그런지 손님이 저밖에 없었어요.
옷을 갈아 입고 탕에서 씻으려는데 탕 문 앞에 "공사중" 팻말이 걸려 있더라구요?
그래서 '아니 이러고 아무말 안 하고 돈을 받는다고?' 이 생각이 들어서 따지려고 다시 옷을 입고 카운터에 갔는데
또 주인 분이 안 계시더라구요. 그래서 "저기요 사장님!!!" 하고 한 10번은 부른 것 같은데 안 오시니까
불현듯 불안함이 업습해서 여자친구가 걱정이 돼서 "여친아!!!" 하고 계속 크게 부르는데 고요한 거에요.
"저기요 혹시 아무도 안 계세요???" 하는데 고요한 거에요. 순간 불안함이 극대가 되는데 섣불리 여탕을 갈 수가 없어서
남탕쪽에 다시가서 "아무도 안 계세요???" 하고 소리 쳐도 사람이 없어서 찜질방으로 가서 또 소리 쳤어요 "여친아!!!"
아무도 없더라구요... 그래서 혹시나 하고 탕에도 사람이 없나 하고 남자 목욕탕으로 들어갔어요.
그런데 그 앞에 때 밀어주는 세신대하고 옆에 바닥엔 녹물 그리고 쇠 톱, 망치 등 공구들이 널부러져 있어서
그걸 보자마자 눈이 돌아서 "여친아!!!!!!!!" 엄청 크게 부르면서 신발 신은 채로 여탕에 들어갔는데
아무도 없었어요..... 머리가 하얗게 된다는 말이 이런 거구나 싶었어요.
머리가 하얘지면서 황급히 여탕을 열었어요... 아무도 없는 거에요...
그래서 계속 "여친아!!!" 부르는데 갑자기 여자 탈의실 한 구석에서 여친이 튀어 나오면서 내 손을 잡고 미친듯이 뛰기 시작하는 거에요
여친은 신발도 안 신고 그냥 뛰었어요.... 정신없이 뛰어서 유일하게 열려있던 세븐 일레븐에 도착하니까
그제야 여친이를 보는데 땀, 눈물, 콧물로 범벅이 된 채로 덜덜덜 떨면서 껴안고 울고 있었어요
편의점 알바생 : "저...... 혹시 무슨 일 있어요?"
나 : "경찰에 신고 좀 해주시고 혹시 여기 앞문 좀 잠글 수 있나요?"
내 말을 들은 편의점 알바생이 여친 얼굴과 떨리는 손, 몸을 보더니 심상치 않음을 감지했는지 바로 잠궈주시더라구요.
그리고 바로 편의점 창고로 갔고 경찰이 올 때까지 거기에서 저는 여친이 진정시키려고 안고 두드려 주고 있었어요.
경찰 분들이 오셨고 좀 진정이 된 여친이 해준 이야기는 이러했어요.
여탕쪽으로 갔는데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 순간 좀 무섭더래요. 그래서 탕에라도 사람이 있나 탕에 바로 문을 열었는데 아무도 없더래요.
그래서 다시 나가려는데 그 순간, 카운터에 아저씨가 여자 탈의실로 들어오는 게 보이더래요.
그리고 누가봐도 자기를 찾는 모습이어서 너무 놀라서 입을 틀어막고 재빨리 몸을 숨겼대요. 그리고 탕안에 거울 통해서
밖을 주시하고 있는데 화장실 쪽으로 가는게 보여서 그 다음엔 탕에 올 것 같아서 빨리 나와서 탈의실 사각지대로 갔대요.
화장실에서 나온 아저씨가 아니나 다를까 여탕쪽으로 가려는 기척을 느끼고 소름이 돋으면서 눈물이 왈칵 나고 심장이 뛰면서 몸이 덜덜 떨리더래요.
여자 목욕탕을 들어가려는 그 때 제가 주인 아저씨를 부르는 소리가 들려서 소리를 지를까 고민하고 있는데
아저씨가 여탕 입구 쪽에서 안 나가고 가만히 귀를 기울이고 있더래요. 그래서 소리 지르거나 하면 큰 일 날 것 같아서 숨 죽이고 있는데
눈 앞에 청소도구함이 보이더래요. 제가 점점 큰 소리로 이름 부르는 소리에 맞춰서 청소도구함에 들어갔대요.
진짜 소리나면 죽는다는 생각으로 입을 틀어막고 눈물흘리면서 돌처럼 굳어 있었대요
그 사이에 아저씨가 여자 목욕탕에 들어갔다가 나오더니 제 목소리가 찜질방 쪽에서 나니까 아저씨 발소리가 찜질방 쪽으로 가는 게 들려서
도망쳐야겠다는 생각에 청소함을 천천히 열고 있는데 제가 막 부르면서 여탕에 들어오더래요 그래서 제 손을 낚아 채고 신발도 안 신은 채로
편의점으로 뛴 거 였어요. 일단 경찰서에 가자고 하셔서 가서 신상정보랑 상황 말씀드렸고 찜질방 위치도 말씀드렸어요.
그런데 문제는 여자친구가 아무 피해도 입지 않았고 목욕탕이라 CCTV도 없기 때문에 체포하고 조사를 하려면 신고를 해야 한다는 거에요.
그냥 그 말에 진정했던 여친은 다시 울기 시작했고 그냥 집에 가고 싶다고 했어요.
결국 경찰차 타고 서울까지 갔고 그 날 밤 모텔에서 덜덜 떠는 여친을 계속 안고 달래주면서 잤어요.
그 이후로 인적 드문 동네는 무조건 피해서 다녀요.
지금 그 여친이랑 결혼했는데 그 일 있고 혹시나 떠올릴까 봐 한 번도 이야기 꺼낸 적 없어요.
가끔 밤에 악몽 꾸거나 인적 좀 드문 곳 가면 떨 때 손 꽉 잡아주고 안아주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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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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