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괄식 세줄 요약●
1. 고딩때 수능 실패하고 재수학원들어감
2. 재수학원 꼴찌반 들갔는데 반 친구들이 참 재밌쪄
3. 재수성적 스카이 이런건 아님. 근데 많이 올랐음.
4. 이번 고딩들, 재수생들 킹시국땜에 힘들었을 그 심정이 이해됨. 편하게 쉬고 화이팅하길 바람. 네줄이네 ㅅㅂ

음슴체쓰려다가 그냥 편하게 되는대로 씀

2009년 말 당시 수능끝나고 재수 싫어서 그냥 군대나 갈까 하고 죽어도 안하려다가

결국 결심하고 10개월동안 재수종합반 학원에서 썩었음
전년도 수능성적때문에 꼴찌반들어감

아침에 학원 출석하고 수업 다듣고 11시까지 야자하고（물론 의무임） 주말에도 나오지만 일요일은 선택. 근데 횟수채우면 조퇴쿠폰 줬음.

일요일 횟수 다 채우고 머리 조금 아파도 나감. 가서 엎드려 자더라도. 조퇴쿠폰 받아서 10개월동안 두번 썼을거임 한번은 친구들이랑 오랜만에 술마시러, 한번은 그냥 쉬러

아 짧게 끝낼라그랬는데 꼴찌반 진짜 재밌음. 50명중 20명은 공부 열심히 하고 20명은 그냥 저냥, 나머지 10명은 대놓고 공부 안 함.

공부하는 20명도 좀 다름. 10명은 자기 실력 인정하고 선생님 말 잘 들으면서 공부방식 싹 뜯어고쳐서 하는 애들, 10명은 강의시간에 강의 안듣고 비타에듀, 종로 등등 사설 모의고사 달달달 품. 문제풀이에 한맺힌 모의고사 지박령 느낌. 이놈들은 걸리면 담임강사한테 교과서보고 기초부터 하라고 오지게 털렸음
（좀 순화 했는데 재수학원 강사 말을 좀 심하게 하긴 함. 그 당시에 안 그래도 자신감털린 애들보고 지방에 돈주면 가는 대학이나 가라고 함. 지방대 출신분들 죄송.. 2010년 당시에 "인서울"하면 성공의 지표였고 지방에 있으면 일단 무시부터 했음. 재수학원 내에서는 거의 경멸 수준으로 얘기함. 옛날부터 인서울타령해가지고 이름이 잘 안 알려져서 그렇지 좋은 지방대나 국립대 많음）

공부안하는 20명은 또 다양함. 강의시간에 폰하다가 뺏기는 애들, 만화책 보는 애들, 꿈나라 여행가는 애들（상습임）, 끝나고 피방 노래방 술집가는 애들, 몰래 연애하는 애들, 빈 강의실에서 어른놀이하던 애들...아 그 나이면 어른 맞지...
퓨전도 있음 폰하다가 뺏기고 이제 만화책 가져와서 보다가 그거도 뺏기고 할거없어서 안 나오고 피방가다가 부모한테 걸려서 소리소문없이 사라지는...
암튼 세상에 사람은 많고 참 다양하다 싶었다. 학교때 그놈이 그놈인 애들만 보다가 전국에서 노량진으로 상경한 애들이 오니 참 다양하더라.

나머지 10명은 뭐냐고? 프리퀀시. 빈도 차이임.
sometimes, often, usually, always.
가끔 빠지고, 종종 빠지고, 주로 안옴. 그리고 그냥 안옴. 처음 며칠 나오다가 실종됨. 부모님이 실종신고는 했나모름. 피시방에서 잡혔을수도

그렇게 수능끝났고 저렇게 됨. 서울 내 모 대학에 예비로 문닫고 들어감.
담임강사는 그때부터 천사가 됐음. "OO아 수고했다 그때는 미안했다 고생많았다"하는데 진짜 눈물남.

근데 보는 사람 관점에 따라 다를 수도 있는데 엄청 높은 성적은 아님. 꼴찌반 내 평균 수준 치고는 상승 폭이 컸음. 꼴찌반에서 나랑 다른 한 명이 저렇게 나와서 딱 두명만 인서울하겠다고 담임이 껄껄껄 웃으면서 자랑스럽게 발표했던거 기억남. 그 때 재수학원 강사들이 10개월 내내 말했는데 재수해서 유지라도 하면 다행이지 보통 떨어지는게 대부분이라고 함. 공부가 어려운게 아니고 자꾸 유혹에 흔들려서.（그러고 등급올리기 쉬우니까 제발좀 샘이 말하는대로 따라오라고도 하셨지...） 이유는 모르겠는데 무서운 말 같기도하고 좀 그럼. 그래서 열심히 했음. 그 기준에 빗대면 많이 오르긴함. 생2는 왜 떨어졌냐 ㅅㅂ


작년 코로나때문에 제대로 공부 못한 고딩이랑 재수생도 있을텐데 재수한 입장에서 안타깝더라. 그 심정을 아니까. 솔직히 원활한 환경에서 공부만해도 스트레스받음. 근데 코로나 터져가지고 더 잘 안된 사람들 많았을거임. 위로를 하고 싶은데 무슨 말을 해도 위로가 안 될 걸 알아서 하기 힘드네.

힘든 상황에서 수험준비하느라 고생하셨고, 쉴 때 푹 쉬시고, 혹시 다시 공부할 계획이라면 할수있으니 자신감 잃지 말길바람. 원래 잘하는 분들은 내가 공부를 못했기 때문에 모름. 하지만 중위권 분들은 의지있고 기존 공부법 고집만 안 부리면 대부분 오름. 그래도 안 오르면 전 모르겠져요.

다들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요약은 두괄식으로 해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