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꿈인가 싶더라고.

눈 뜨니 낯선 천장에 10평 남짓한 방.

왜 릴스보면 그런거 많이 나오잖아. 얼마 받고 뭐하기, 얼마 받고 몇달 살기.
아니 근데 이건 돈도 안주면서 벽면에 [탈의실] 하나 적힌 방에 덩그러니 있으니 돌아버리겠더라고.

별짓을 다 하다가 옷을 벗으니 문이 열리더라 얼마나 어이가 없던지.
그렇게 알게됐지. 방의 주제에 맞는 행동을 하면 탈출이 가능하단걸.

이 공간에 떨어진게 내가 처음이 아니란걸 알게된건 [급식실]이었어.
처음엔 그 사람이 자는 줄 알았다? 진짜 기뻣는데 좌절하기 까지 얼마 안걸렸지.

아직도 그때만 생각하면 참….
여튼 내가 적어둔 첫번째 방법으로 통과 할 수 있다면 좋겠네. 두번째가 싫다면 세번째방법을 해야하니깐.

난 두번째 방법을 시도했어.
그리고 공략을 적다보니 첫번째가 생각나더라.

그러니 첫번째 방법으로 넘어갔다면 꼭 알아둬.
방을 넘어가면 바로 지혈되지만 복구되진않아. 꼭 명심해야돼!

맞다 [상실]은 진짜 어이가 없었어. 말장난도 아니고 상실이라니.
힌트를 적어두면 ‘상실’ 할 수가 없잖아. 그래서 부득이 하게 못 적었어. 그래야 나와 같은 방법으로 라도 넘어 갈 수 있을테니.

아마 문이 조금이라도 늦게 열렸다면 난 진짜 목을 그어서라도 죽었을거야.

사실 공략을 이걸 적으면서도 무슨 의미가 있나 싶었어.
난 그렇게 이타적인 사람은 아니거든.

지금 이 방만해도 그래. 왜 아무것도 없는지. 설마 내가 처음 온건가 싶어 좌절했으니깐.

아마 이럴 때를 대비해 적어뒀겠지. 지금까지 내 도움을 받았다면 마지막으로 한번만 날 한번만 도와줘. 별거 아니야. 그냥 탈출한다면 우리부모님 한테 말좀 전해줘.
미안하고 사랑한다고. 우리집 주소는 경기도…………

아…. 슬슬 어지러워오네. 마지막으로 너의 탈출을 정말 기원해.

ps. 문이 열ㄹ 다고 바로 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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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끝으로 글은 끊겨있었다.

지금까지 적혀있던게 이 사람이 적은거라니. 아니였으면 난 진작에 죽었을거다.

벽면에 기대어 식어있는 고인을 반듯하게 눕혔다.
흰반팔을 벗어 얼굴에 덮고 잠시 기도하자 문이 열렸다.

[영안실]이라니 진짜 지독하다.
열린 문을 넘어 이젠 지겹게도 익숙한 방이 보인다.
저 방이 제발 마지막이길.

“후우…….”

크게 숨을 내뱉고 벗어둔 옷을 챙긴후 다음 방에 들어갔다.

대체 이 망할 방들은 누가 만든 걸까.
어느 미친 박사의 실험? 아님 엄청난 부자의 한낱 유희?

"하하...."

그래도 하난 알 수 있다.
이제 내 차례라는 걸.

드르르륵-

커터칼을 챙겨와서 다행인가.

흰 반팔을 바닥에 뉘어놓고 적어나갔다.

문이 열리면
내 시체를 빼내고
절대 들어가지 마세요.
이 방은….